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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 모델로 활동하던 문정아(42) 씨는 태국에서 찍었던 광고가 미국의 가장 큰 스포츠 이벤트인 미식축구 슈퍼볼 하프타임 때 나오는 짜릿한 순간을 맛보기도 했다. 한국을 비롯해서 홍콩, 대만, 싱가포르, 태국 등에서 활발하게 광고 모델로 활약하던 그는 3년 전 지인과 광고대행사를 만들고 제작자로 변신했다. 최근 그가 PD로 제작에 참여한 커블체어 광고는 누구나 기억하고 구매할 만큼 대박을 쳤다. 커블체어 직장인 편 광고에서는 직접 모델로 출연하기도 했다. 모델에서부터 PD까지 멀티 플레이어로 활약하고 있는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서울 청담동 ‘오늘커뮤니케이션즈’을 찾아갔다.

문정아씨

출처본인 제공

- 광고 모델로 해외에서 주로 활동했다고.

“광고 모델로 데뷔한 이후로 한국보다 해외에서 주로 활동했어요. 외국에서 저를 모델로 많이 찾아주다 보니 아예 한국에서 짐을 싸 들고 홍콩에서 1년 반, 태국에서 3년을 머물기도 했습니다.”


- 해외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가 있었나.

“한국에서 모델을 하며 광고 오디션을 보러 다녔는데 수도 없이 떨어졌어요. 한국에서는 여동생 같은 친근한 이미지의 얼굴을 선호했는데, 제가 조금 강한 인상이다 보니 광고주들이 선호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해외의 문을 두드리기 시작했죠. 처음 갔던 곳이 홍콩이었어요. 친구의 소개를 받아 홍콩에 갔는데 3일 만에 소니 핸드폰 모델로 발탁이 됐어요. 한류 열풍 때문에 아시아에서 한국인에 대한 이미지가 좋았던 데다가, 선이 굵은 제 이미지를 좋아해 줬어요. 태국은 우연히 놀러 갔다가 현지 모델 에이전시 페이스북을 보고 저를 소개하는 메시지를 보냈는데, 바로 연락이 왔어요. 여러 광고에 모델로 캐스팅이 돼서 이를 계기로 태국에 3년을 머물며 현지에서 모델 활동을 했습니다.”

광고모델로 활동하던 문정아씨의 모습. 왼쪽은 가수 지드래곤과 함께 촬영한 광고, 가운데는 미국 슈퍼볼 광고에 등장한 모습이다

출처본인 제공

태국에서 화장품 모델로 활동했다

출처본인 제공

- 해외에서 모델 활동은 만족스러웠는지.

“홍콩, 싱가포르, 중국, 대만, 말레이시아, 태국 등에서 100편 정도 광고를 찍었어요. 여러 작품을 하며 다양한 사람을 만나는 것이 즐거웠어요. 작업 환경도 무척 좋았습니다. 한국에서는 스텝들이 메인 모델만 챙겨주는 분위기인데 반해, 외국은 단역으로 오는 분들에게도 굉장히 친절하고 기분 좋게 만들어줬어요. 결과물도 만족스러웠습니다. 큰 광고에 자주 출연하다 보니 주요 광장이나 지하철 역사가 제 얼굴로 도배된 적도 있었어요. 특별한 기억도 있어요. 태국에서 글로벌 회사 악스(AXE)의 광고를 찍은 적이 있어요. 루퍼스 샌더스 감독이 만든 전쟁을 하지 말고 사랑하자는 내용의 1분짜리 공익성 광고였는데, 미국 슈퍼볼 하프타임에 광고로 나갔어요. 한국인이 슈퍼볼 광고에 나간 건 처음인 것 같아서 지금도 자랑스러운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 3년 전에 광고 제작 PD로 변신했다. 이유가 무엇이었나.

“카메라 앞에만 서 보니 어느 순간 카메라 뒤에서 일을 하고 싶어졌어요. 연출을 배워보고 싶었는데 마땅히 기회를 찾지 못했었죠. 그러다 외교부 광고에 모델로 섭외돼서 찍게 됐는데, 그 광고 제작사 대표가 연출을 배우면서 같이 일하자고 제안하셨어요. 이후로 프로덕션에서 일하며 연출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광고 제작자 PD로 변신한 문정아씨. 최근 대박 난 '커블체어' 광고를 제작했다. 직장인 편에는 직접 모델로 출연하기도 했다.


- 제작자로 일해보니 모델과는 어떤 면이 다른가.

“무엇보다 아이디어를 내는 것이 제일 힘들었어요. 프로덕션에서 1년 정도 배우며 일할 때는, 매일 새로운 아이디어를 떠올려서 컨펌을 받아야 했습니다. 모델을 할 때는 제작자가 짜 준 콘티를 보고 그대로 감정을 실어 연기만 하면 되니까 1차원적인 것만 생각하면 됐어요. 그런데 연출은 달랐죠. 광고에 들어가는 모델, 음악, 화면, 콘티, 디자인 등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구성해야 했어요. 기획을 하고 제작을 하게 되면 끊임없이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내야 해요. 힘들긴 하지만 이걸 즐길 수 있다면 매력적인 직업 같아요.”


- 최근 제작한 '커블체어' 광고가 대박을 쳤다.

“그 광고를 제작할 때는 커블체어를 아는 사람이 거의 없어서, 1차적인 목표가 커블체어를 알려서 사람들 머릿속에 각인시키는 것이었어요. 우리 회사 대표가 ‘S오일’ 광고 후크 송을 만드신 분인데, 커블체어 후크송도 즉흥적으로 만들어서 사람들이 흥얼거릴 수 있게 만들었죠. 1차 광고에서 사람들에게 알리는 데 성공했고, 2차 광고는 타깃 별로 9개 편을 만들었어요. 광고 효과를 놓고 보면 대박을 쳤습니다.”   

취미는 스쿠버다이빙과 서핑. 평소에는 반려견 '코어'와 함께 산책을 즐긴다.

- 현재 제작자로서 어떤 광고들을 만들고 있는지.

“제작하는 광고들 중에는 기업의 제품 광고들이 가장 많아요. 관공서 광고를 만들기도 합니다. 한국관광공사 광고를 제작할 때는 백령도나 강원도 등 경치 좋은 곳을 돌아다녔죠. 최근 만들고 있는 광고는 예전에 제가 모델로 출연한 적이 있었던 제품이라서 특별히 애착을 느끼기도 해요.”


- 모델과 PD 중 어느 직업이 더 마음에 드나.

“모델은 겉으로 보기에는 화려하지만, 나를 찾아줄 때를 기다리며 혼자 있는 시간이 많아요. 언제 나를 찾아줄까 매일매일 불안감을 느끼기도 하죠. 오디션에 자꾸 떨어지고 백수로 지내는 시간이 길어지면 정신적으로 힘들기도 해요. 지금은 매일 새로운 아이디어를 찾아서 고민하지만, 그만큼 매 순간마다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성취감도 크고요. 우리가 만들어 낸 크리에이티브가 좋은 성과를 내면 뿌듯합니다.”

배우로도 활동한 문정아씨. 왼쪽은 김옥빈 주연의 영화 악녀(2017)에 출연한 모습이다

출처유튜브 캡쳐

- 영화에도 출연했었다고.

“단역으로 연기도 해 본 적이 있어요. 영화 ‘악녀’에서는 주인공 김옥빈에게 연극 무대에서 꽃다발을 전해주는 역할을 했었죠. 그런데 광고에서만 주로 출연해와서 대사를 치면서 감정을 넣는 것이 무척 어렵더라고요. 연기는 제게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어서 더 이상 도전하지 않았습니다.”


- 취미가 무엇인가.

“스쿠버다이빙과 서핑을 좋아해요. 물에서 활동하는 걸 좋아해서 라이프 가드 자격증을 따고 구조요원으로 일해볼 계획도 짜고 있었어요. 유기견에 관심이 많아서 작년에는 웰시코기 유기견을 임시로 보호하다가 아예 정식으로 입양했어요. 이름은 ‘코어’라고 지어줬어요. 지금은 제 삶과 취미가 모두 코어에게 맞춰졌습니다. 누군가에 의해 버려졌던 아픔도 가지고 있는 아이라서 조금이나마 행복하게 해주고 싶어요. 매일 데리고 다니며 산책도 하루에 네 번씩 시켜주고 있어요.”

문정아씨

- 꿈이 있다면.

“모델을 할 때 정신적으로도 힘들었지만, 사람 관계에서도 힘들었어요. 모델이라는 겉모습만 보고 다가오는 사람들 중에는 진정성을 가진 사람이 거의 없었어요. 자존감도 낮아지고 정신적으로도 건강하지 못했는데, 스스로 극복해보려고 심리학과 철학 책을 찾아서 많이 읽었어요. 그러면서 차츰 치유할 수 있었는데, 심리학을 더 공부해보고 싶어졌어요. 특히 미술심리치료에 대해 전문적으로 배우고 싶어서 교육 과정을 등록했어요. 훗날 마음이 아픈 사람을 도와주면서 사는 것이 꿈입니다.”


글·사진 jobsN 오종찬

잡스엔

jobarajob@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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