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연합뉴스) 전지혜 기자 = 한 여성이 제주의 여자 고등학교에 몰래 들어가 사물함에 토끼 사체를 넣어놓고 사라진 사건을 두고 왜 이런 일을 저질렀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30일 제주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6일 제주시의 A 여고 교실 내 한 사물함에서 부패한 토끼 사체가 발견됐다. 당시 학생이 토끼 사체를 처음으로 발견해 교사에게 알렸다.

경찰은 학교 내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주말인 지난 25일 오후 7시께 신원을 알 수 없는 한 여성이 토끼 사체가 들어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비닐봉지를 들고 학교 정문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확인했다.

경찰은 이 여성이 토끼 사체를 사물함에 두고 사라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여성은 버스를 타고 이동했으며, 경찰은 CCTV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이 여성을 찾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 여성이 성인이라면 건조물 침입 혐의 등을 적용할 예정이며, 학생이면 학교나 교육 당국의 방침에 따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아직 용의자가 특정되지 않은 데다가 사건이 학생들이 등교하지 않는 주말에 발생해 목격자조차 없어서 왜 이런 범행을 저질렀는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날 학교나 교실 내부로 들어가는 문은 잠겨 있지 않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학교에는 일부 교직원이 있었지만, 목격자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외부인 등의 출입을 엄격히 관리해야 하는 시국인데다가 외부인 출입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하는 학교에서 벌어진 일인 만큼 관리에도 허점이 드러났다.

제주도교육청 2021 교육 안전 종합계획에 따르면 학생 보호와 학교 안전을 위해 등·하교 시간 외에는 출입문을 전부 폐쇄하는 것이 원칙이다.

외부인 출입 시 출입대장을 작성하고 신분증을 제출하는 등 학교 측에 신원 확인을 받아야 한다.

교육청 관계자는 "해당 학교를 방문해 현장 점검을 벌였으며, 일단은 경찰 수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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