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예나 김서영 기자 =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빠르게 늘어나면서 방역 현장 곳곳에서 '경고음'이 울리고 있다.

특히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 조정의 핵심 지표 중 하나인 최근 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가 이미 600명대로 올라선 상태여서 정부의 방역대응 수위가 높아질지 주목된다.

정부는 애초 신속한 백신 접종을 통해 신규 확진자 발생을 최대한 억제한다는 계획이었지만 상황은 오히려 악화하는 분위기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백신 수급도 더 불안해지고 있다.

고령층 접종 효과 논란에 이은 혈전 부작용 문제로 접종이 일시 중단됐다가 재개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은 가운데 미국 보건당국이 '접종후 희귀 혈전증' 발생을 이유로 존슨앤드존슨(J&J)사의 얀센 백신에 대한 접종 중단을 권고해 백신 확보에도 차질이 빚어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우리 정부가 계약한 얀센 백신은 총 600만명분이다.

이 때문에 상반기내 국민 1천200만명에게 1차 접종을 시행해 오는 11월까지 '집단면역'을 형성하겠다는 정부의 목표 달성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으로 흐르고 있다.

1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731명이다.

신규 확진자는 전날(542명)보다 189명 늘어나면서 지난 8일(700명) 이후 엿새 만에 다시 700명대로 올라섰다. 확진자 수만 놓고 보면 올해 1월 7일(869명) 이후 약 3개월, 정확히는 97일 만에 최다 기록이다.

최근 1주일 상황만 놓고 보면 거리두기 단계 상향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다.

이달 8일부터 이날까지 최근 1주일간 발생한 신규 확진자는 일별로 700명→671명→677명→614명→587명→542명→731명을 기록해 일평균 646명꼴로 발생한 가운데 지역발생 확진자는 625.1명에 달했다. 이는 현행 거리두기 기준상 2.5단계(전국 400∼500명 이상) 기준의 상단선을 넘은 것이다.

이처럼 확산세가 갈수록 거세지면서 정부는 방역대책 강화를 다시 고심하고 있다.

권덕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에서 "방역조치 강화 노력은 적어도 1주일 후에 그 결과가 나타날 텐데 확진자 수는 이미 700명을 넘어서고 있다"면서 "(다중이용시설) 운영시간 제한 강화는 물론 거리두기 단계 상향까지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앞서 지난 9일 거리두기 3주 재연장 방침을 발표하면서 상황이 악화할 경우 3주 이내라도 언제든지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고 밤 10시까지인 영업시간을 9시로 1시간 당길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구체적인 재검토 기준으로 '지역발생 확진자 600∼700명대'까지 제시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당시 브리핑에서 "만약 600명대, 700명대 정도로 확진자가 계속 올라가는 모양새가 나오면 오후 9시까지로 운영 시간을 제한하거나 수도권 2.5단계 격상 등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당장 거리두기를 강화하기는 쉽지 않다.

고강도 거리두기와 전국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조치가 몇 달째 이어지면서 사회적 피로감이 높은 상황이기 때문이다.

권 1차장은 "거리두기 단계 상향은 1년 이상의 고통과 피해가 누적된 상황에서 더더욱 선택하기 곤란한 최후의 수단"이라며 "우리에게 남은 선택지는 강화된 방역 조치를 철저히 이행하는 것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일단 이번 주 확진자 발생 추이를 좀 더 지켜보면서 대응책을 논의키로 했다.

윤태호 중수본 방역총괄반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추세를 조금 더 지켜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라면서 "금주 상황을 조금 더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거리두기 조정이나 영업시간 제한 등과 관련한 방역 강화 부분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감염병 전문가들은 확산세를 꺾을 적기를 놓친 만큼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지난주가 '골든 타임'이었는데 그 시기를 놓쳐서 당분간 확산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특별한 조치 없이 확산이 이뤄진다면 확진자 수가 2천명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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