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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기생충> 새롭게 추가된 비하인드 & 트리비아

1. 일본 영화인들이 부러워했다는 이 장면

가사 도우미인 충숙을 제외한 나머지 가족들이 박사장 집을 빠져나오는 장면.

-가족들이 비를 맞으며 큰 터널을 빠져나오는 장면은 부암동 자하문 터널에서 촬영되었다.

-송강호는 해외 영화제에서 일본 영화인들을 만나 <기생충>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는데, 대부분 공통된 질문 내용이 바로 이 자하문 터널 장면이었다고 한다. 어떻게 이런 적절한 장소를 발견하고, 이런 스케일의 비와 빗물까지 동원해 촬영할 수 있는지 묻는 것이었다.

-일본은 우리나라처럼 이 쉬운 장면을 쉽게 찍을 수 없는 구조라고 한다. 한정된 예산에 각종 규제가 막혀 있어서 원하는 장소를 찾아도 촬영 허가를 내주지 않고, 빗물 뿌리는 것 역시 제한되어 있어 <기생충>과 같은 영상미를 만들 수 없다며 부러워했다고 한다.

-이곳이 이선균 집 근처여서 이선균이 산책을 나가다 촬영 소식을 듣고 놀러 왔다. 자기 집(?)에 빠져나온 범인들을 마주한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2. 봉준호 감독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했던 이 장면

겨우 빠져나온 기택과 두 아이들이 앞으로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기우(최우식)가 "민혁(박서준)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라고 중얼거리자 기정(박소담)이 소리 지르며 오빠를 나무란다.

-이 장면은 후암동 남산 바로 아래 동네에서 촬영했다.

-봉준호 감독이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장면 중 하나. 당시 비에 젖은 기택네 가족 모습이 비굴해 보이면서도 어딘가 모르게 외로운 짐승처럼 느껴졌다며 이때 보여준 배우들의 모습이 참 좋았다고 회상했다.

-박소담은 극 중 상황이었지만 이와 중에도 민혁을 찾고 있는 오빠의 모습이 너무나 한심해 보여 진심 어린 짜증을 냈다고 말했다. 그만큼 최우식이 답답한 모습을 잘 표현했기 때문이다. 


3. 왜 기택은 충숙의 은메달을 먼저 챙겼는가?

동네에 도착한 기택네 가족. 그러나 그들이 마주한 것은 호우로 인해 침수된 동네의 현실이고 이로 인해 그들의 반지하 집은 완벽하게 침수되었다.

-이 장면은 여러 지역을 나눠가며 촬영했다. 물이 폭포처럼 떨어지는 동네는 동대문구 창신동 계단으로 이 모습이 커튼을 연상시킨다고 해서 일명 '커튼신'으로 불리었다.

-동네 입구는 마포구 아현동에서 촬영되었고, 완벽하게 침수된 동네의 모습은 세트장이었다.

-일명 X물로 불린 이 물은 황토로 만들어진 물이었다. 너무 X물 같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이때 기택이 집안의 필요한 물품을 챙기고 나가려 하는데, 안방에서 충숙의 은메달을 챙기는 장면이 나온다. 왜 기택은 가족사진이 아닌 은메달을 먼저 챙겼는지 묻는 이들이 많았는데 제작진의 답변은 

그 와중에 은메달이라도 챙겨야 나중에 팔아서라도 돈을 받을 수 있으니까. 기택 가정에게 은메달이 유일한 희망이다."


4. 너무 슬픈 문광의 최후 장면 원래 대사

지하에 갇히게 된 문광 부부. 결국 문광이 아까 계단에서 추락한 충격으로 뇌진탕으로 남편 앞에서 최후를 맞이하게 된다. 아무것도 하지 못한 남편 근세(박명훈)는 그저 울며 이를 바라보고 있다.

-영화 속에서는 문광이 "충숙 언니가 좋은 사람인데 나를 계단에 밀어서…" 라고 말하며 죽었는데, 원래 촬영분에는 문광이 여러 개의 애드리브 대사를 말하는 장면이 있었다. 이중 가장 안타까운 애드리브 대사는 "여보 냉장고 밑에 5만원 있는데, 그거 자기가 써…" 라는 대사였다. 마지막까지 남편을 챙기려는 아내의 모습이 부각된 장면으로, 만약 등장했다면 영화에서 가장 가슴 아프게 느껴질 장면이 되었을 것이다. 


5. 송강호가 왜 천재인지를 보여준 이 장면

기택이 짐을 챙기고 나가려다 잠시 침수된 집안 풍경을 보며 빠져나가는 장면.

-봉준호 감독과 제작진이 가장 감탄한 장면으로 왜 송강호가 대배우인지를 느꼈다는 한컷이었다. 정신없고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송강호는 울컥하는 감정이 담긴 눈빛 연기를 보여준 것이다. 그 모습에는 가정을 끝까지 지키지 못한 가장의 애환이 안쓰럽게 담겨 있었다.

-이후 침수된 기택의 동네를 하늘에서 촬영한 장면이 나온다. 물을 빼내고 배를 타고 나가는 듯한 사람들의 모습이 나오는데, 눈치 빠른 관객이라면 물가를 헤엄치며 방황하는 개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놀랍게도 이 장면은 개를 목줄에 묶고 간 개 주인을 CG로 지워서 마치 개 혼자 스스로 헤엄치는 것처럼 묘사한 장면이었다. 


6. 해외에서 '기생충'을 정말 무서운 영화로 정의한 소름 돋는 이유

서구의 여러 평론가들로부터 <기생충>은 신자유자본주의가 만연한 현대사회에 커다란 일침을 던진 영화로 평가하며 현대 사회의 경제, 사회 시스템을 꼬집는 다양한 구조가 많아 너무나 소름 돋는 작품으로 언급되었다.

이중 해외 유명 온라인 비평가 브로이 드샤넬(Broey Deschanel)의 'Why Parasite should terrify us?'(왜 우리는 <기생충>을 보고 두려워해야 하는가?)라는 영상 리뷰는 <기생충>이 서구의 시각에서 어떤 영화로 인식되었고, 왜 그들에게 신선한 충격으로 다가왔는지를 진보적 경제적 관점에서 해석한다. 

그녀는 신자본주의에 대한 비판적 시각으로 이 영화를 새롭게 정의하며 <기생충>이 이 시대에 얼마나 중요한 작품인지를 정의했다. 이 해석은 300만 조회수를 기록하며 전 세계적으로 많은 화제와 논쟁을 불러왔다. 

그녀가 정리한 <기생충>이 두려운 영화로 느껴지는 이유 일부를 아래와 같이 요약했다.

-봉준호의 역작 <기생충>은 현대사회의 계급 갈등 확장을 조심스럽게 관찰한 작품이다. 그는 이 작품을 통해 구술적, 시각적 스토리텔링 능력을 보여준다. 부드러운 전환, 모순적인 대화, 그리고 도덕적으로 애매한 등장인물들 이 모든 것이 합쳐져 2020년 가장 매력적인 영화를 탄생시켰다.

-<기생충>이라는 제목은 처음 박씨 가족의 선량하고 관대함에 가난한 이들이 거머리처럼 붙은 모습을 그리는 듯했으나, 봉준호는 앞서 나온 여러 가족 간의 유기적 관계(기택 가족과 문광 가족의 대립과 그다음 침수된 집을 마주한 순간)를 통해 박씨 가족 또한 자신들의 안락함을 위해 하층민들의 노동을 안주 삼고 그들의 피를 빨아먹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다. 영화는 여기서 무서우면서도 중요한 의문을 제시한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누가 기생충인가?

애플의 창업주이자 CEO 였던 故 스티브 잡스

-학자 짐 맥귀간은 쿨한 자본주의에 대한 정의에 대해 "신 자본주의는 탄력적인 대중적 정당화로 이념이나, 정치적 선전을 뛰어넘어 사람들의 일상적 생각에 만연하게 되었다"라고 기술했다. 그는 애플을 예로 들며 "애플은 서양 문화 전반에 그들의 화려한 제품을 깊이 박아내어서 사람들로 하여금 외주회사 폭스콘의 인력 착취 문제를 못 보게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영화의 2막은 이러한 쿨한 자본주의의 이면을 잘 표현하고 있다. 문광의 전 남편이 4년간 지하벙커에 숨으며 매일 밤 박사장이 계단을 오를 때 전구 스위치를 치면서 제정신을 유지한다. 박사장은 그 사실을 모른채 모션센서 전등이 현대 기술의 경이로움이라 믿고 있다. 이 장면은 맥귀간의 설명을 잘 표현하고 있으며 박사장은 이 호화로운 집에서 자기가 누리는 사치가 그 아래 누군가 힘겹게 노동한 것의 산물이란 것을 보지 못한다. 이는 타인의 고통과 노동에 대한 무자각이 무관심으로 연결됨을 의미한다.

-박씨가족과 다른 가난한 가족들 간의 관계에서도 이 대목은 뚜렷하게 나타난다. 기택이 연교를 마트에서 집으로 데려다줄 때 친구와 통화로 어젯밤 호우가 전화위복이 되었다고 말한다. 그녀는 수천 명의 시민이 수재민이 되었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여기에 박씨 가족이 가난한 가족의 냄새를 자연스럽게 혐오하는 장면 또한 그렇게 그려진다.

-봉준호는 해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박사장이 말하는 '선을 지키는 것'은 어느 누구도 그들이 그려놓은 선을 넘어 그들의 정교한 세계에 들어오는 것을 원치 않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은 냄새나는 사람들과 지하철, 바깥세상에 관심이 없다. 그들은 그저 모두 선 바깥으로 밀어내 버리고 본인들만 안전한 선 안에 있고자 한다"라고 했다. 이는 전자에서 이야기한 애플의 소비자들이 폭스콘의 인력 착취를 본인들과는 다른 세상에 있다고 해서 숙고할 필요 없다고 하는 것과 같다. 

-박씨 가족은 겉으로는 친절하고 선의적으로 보이지만, 그들은 지독한 가난에 대해서 '모르는 것'을 선택했다. 왜냐하면 그들은 가난한 자의 희생으로 누리는 삶의 안락함에 안주했기 때문이다.

-가난한 인물들은 극 중 박사장 가족을 향해 깊은 존경과 찬탄의 감정을 갖고 있다. 이들은 종종 박씨 가족의 어디가 좋은지에 대해 토론한다. 문광의 남편은 자의적으로 머리를 스위치에 찧으며 본인만의 방식으로 존경을 표하기도 한다. 이는 문화 패권이라는 시선에서 지배자 계급에게 유리한 개념으로 지배적 세계관 밖으로 벗어난 사람들에게 지배적인 문화야말로 갈망되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 준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지배자 계급은 부자다. 영화에서 그들은 자신이 동경하는 상류층 가족에 맞게 자신들의 외형에 변화를 주고 삶의 질까지 상류층의 틀에 맞춰 변형하려고 한다. 그들이 이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그들의 공경은 그들처럼 되고 싶다는 갈망을 반영한다. 감독은 관객들로 하여금 이 영화가 해피엔딩인 것처럼 보여준다. 

-기우가 결국 이 집을 사는 것처럼 보여주지만 이후 영화는 이것이 기우의 희망사항이 담긴 편지임을 확인할 수 있다. 이것은 현대 자본주의가 사람들에게 거는 주문 즉 조금만 열심히 일하면 누구나 부자가 될 수 있다는 말과는 직통으로 반대되는 이야기다. 현실에서는 부자들은 문화 패권이라는 개념을 통해 사회적 유동성의 환상을 창조하면서 대중의 동의를 꾀어내 부자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을 심어준다. 

-<기생충>은 부자와 빈자의 관계가 크게는 반대 개념으로 기생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가난한 사람이 계속 가난한 이유는 자본 기업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동에 정당하게 보상하는 것을 꺼리기 때문이다. 기우 가족이 차지한 일자리는 부유함에 가까이 접근하도록 해주지만 결과적으로 그들의 임금은 그들이 처한 빈곤을 벗어날 만큼 충분치 않다. 

-마지막 기택과 기우의 운명이 말해주듯이 우리는 양보와 용서가 부재한 자본주의적 질서가 깔린 암담한 현실을 마주하게 된다. 이 잔인한 시스템은 손쉽게 복구된다. 자본주의의 가장 큰 속임수는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사람들을 설득한다는 점이다. 이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의 냉엄한 현실이며 <기생충>을 보고 두려워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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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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