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류석우 기자 =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특경가법)상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사람은 유죄가 확정된 시점부터 취업제한도 시작되는 것이라는 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이에 따르면 지난 1월 징역 2년6개월이 확정되고 복역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도 '옥중경영'을 할 수 없게 된다.

23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부장판사 김국현)는 최근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이 법무부의 취업불승인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행정소송에서 박 회장 측의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결했다.

특경가법상 배임·횡령 혐의를 받는 박 회장은 앞서 지난 2018년 대법원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이 확정됐다. 이후 2019년 3월 대표이사에 재선임됐다.

이에 법무부는 지난해 1월 취업을 제한한다는 내용과 함께 취업승인신청서를 제출하면 승인여부를 검토하겠다는 통지를 보냈다.

박 회장 측은 지난해 2월 대표이사 취업 승인을 신청했지만, 법무부는 대상자의 연령·성행·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의 동기·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그 밖의 공공의 이익을 고려해 취업을 불승인한다고 통지했다. 이후 박 회장 측은 행정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사건을 검토한 법원은 취업제한이 유죄판결을 받은 때부터 시작해야 제한의 취지를 살리고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실형 또는 집행유예 유죄판결을 받은 사람이 되면 그 즉시 취업제한도 개시되는 것"이라며 "실형 또는 집행유예의 기간이 경과한 후에 취업제한이 비로소 시작되는 것으로 보면 취업제한으로 달성하려는 제도의 취지나 입법목적을 실현하는 적절한 수단이 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취업제한을 통해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성에 비춰 특정경제범죄 행위자에게 범죄행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기업체에 취업을 제한하는 것은 공·사익의 균형에 어긋난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실질적인 취업제한의 기간은 Δ실형의 경우 '실형기간+5년' Δ집행유예의 경우 '집행유예기간+2년' Δ선고유예의 경우 '2년' 이라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아울러 "박찬구 회장 측 주장만으로는 취업을 승인할 사정이 있다고 보기 부족하다"며 "취업신청을 승인하지 않은 법무부가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도 지적했다.

이 판결에 따르면 이재용 부회장은 '옥중경영'이 불가능해진다. 특경가법에 따르면 5억원 이상의 횡령·배임 등의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는 경우 징역형의 집행이 종료된 날로부터 5년 동안 취업이 제한되는데, 이번 판결은 징역형의 집행기간도 취업제한 기간에 포함된다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앞서 법무부 경제사범전담팀은 지난 15일 이 부회장이 취업제한 대상자라는 사실을 이 부회장 측에 통지했다. 이 부회장 측이 취업승인을 신청하게되면 법무부 특정경제사범관리위원회가 심의를 진행하게 된다. 이후 법무부 장관의 승인을 받으면 취업이 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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