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안 도와준다. 법이 없다더라. 그럼 난 어떻게 해야 하나. 그 여자한테 칼 맞아서 죽으라는 말이냐"

최근 유튜브 '실화 On' 채널에는 "주인에게 나가라는 세입자? #실화탐사대"라는 제목의 영상이 게재됐습니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사연자 김순애(가명) 씨의 집 거실 한 켠에는 CCTV 모니터가 설치돼 있었는데요.

순애 씨는 "우리 집에 이상한 여자가 산다"며 "칼 들고 올까 봐, 유리문 부수고 들어올까 봐 하루 종일 CCTV에서 눈을 못 떼는데 너무 많이 봐서 어지럽고 멀미 난다"고 호소했습니다.

CCTV가 비추는 곳은 바로 문제의 1층 집이었죠. 집주인인 순애 씨는 2층에서 살고 있었는데요.

그의 일상을 뒤흔든 공포는 1층 세입자가 보낸 메시지 한 통에서 시작됐습니다. 이 집에서 당장 나가라는 연락을 받은 것.

세입자가 집주인 행세를 한다는 황당한 이야기였는데요. 1층 세입자는 지난해 3월, 어린 아들과 함께 집을 보러 왔습니다.

순애 씨는 "집을 얻으러 왔을 때 아이가 '엄마, 여기 너무 좋아. 여기 화장실도 안에 있어'하면서 좋아했다"고 회상했는데요.

이후 계약하려던 순간,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세입자 모자가 순애 씨 앞에 무릎을 꿇고 "단돈 10만 원만 있다. 죄송하다"며 싹싹 빌었다는 겁니다.

혼자서 힘들게 아이들을 키우고 살았던 순애 씨는 모자를 내치지 못했는데요. 보증금도 받지 않고 이들에게 집을 내줬죠. 매달 25만 원의 월세만 받기로 했지만 10개월 동안 절반도 받지 못한 상태.

이상한 일은 모자가 이사 온 두 달 뒤부터 일어났습니다. 갑자기 낯선 이들이 방문하기 시작한 건데요.

며칠째 모자가 보이지 않는다는 것. 이상한 낌새를 느낀 순애 씨가 119에게 신고를 했고, 강제로 문을 열고 들어간 방에는 이들 모자가 있었는데요.

생사를 확인한 이후부터 황당한 일이 벌어졌죠. 세입자가 순애 씨에게 "이 집에서 나가라, 당신 집 아니지 않나. 이 집 내 집이다"라는 소리를 했다는 건데요.

메시지 테러는 물론, 당장 나가지 않으면 칼부림 난다는 무시무시한 협박까지 이어졌습니다. 결국 화가 난 순애 씨가 세입자를 찾아갔고, 몸싸움까지 일어났는데요.

순애 씨는 취재진에게 "아무도 안 도와준다. 법이 없다더라. 그럼 난 어떻게 해야 하나. 그 여자한테 칼 맞아서 죽으라는 말이냐"라고 토로했습니다.

정신과 전문의는 "이분(세입자) 사례를 보면 아주 드라마틱 한 양상"이라며 "조현병보다는 양극성 정동장애로 보인다"라고 판단했는데요.

이어 "양극성 정동장애의 경우, 우울증 시기에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무기력해'라고 생각하다가 어느 정도 바닥을 치고 나면 반등이 일어난다. 우울한 기분을 너무 많이 끌어올리다 보니까 조증 상태로 간다"며 "이때는 에너지가 너무 넘쳐서 옆에 사람과 부딪히게 된다. 사건, 사고들도 많이 생기다가 다시 우울증이 찾아온다"고 설명했습니다. 

전문의는 "집이 가져다주는 의미는 상당히 크다고 생각된다"며 "그곳에 집착하는 것 같다. 이전에 (집과 관련된) 고통을 경험했던 것들이 있지 않았을까 짐작해본다"라고 덧붙였는데요.

알고 보니 이들 모자가 살던 집은 재개발로 폐허가 됐던 상황. 해당 재개발 지역 거주 세입자는 "태반은 형편없이 빈 몸으로 쫓겨난다든지. 돈을 받고 나간 분들은 손에 꼽을 정도다"라며 전했는데요. 

'나도 집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은, '이 집이 내 집이었으면 좋겠다'는 욕망으로 변했고, 결국 '이 집은 내 것'이라는 망상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큰데요.

누구보다 고통받아온 건 바로 집주인입니다. 더 늦어지면 두 사람 모두 위험해질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요. 다행이 이번 문제는 지역 주민센터에서 도움을 주기로 했죠.

누구보다 선한 마음으로 세입자에게 품을 내줬던 순애 씨는 "참 힘들었을 텐데 미안하고, 나가기 전까지 잘 지내고 응원할게요"라는 손편지로 마음을 전했습니다. 

<사진·영상출처=실화탐사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