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사건팀 = 카페와 헬스장 등 다중이용시설의 방역 조치가 일부 완화된 18일 오랜만에 일상의 일부를 되찾은 시민들은 들뜬 표정이었다.

이날 오전 10시께 서울 시내 주요 카페 내부는 대체로 한산했지만 업무를 보거나 커피를 마시려고 일찍부터 찾은 손님들이 드문드문 앉아 있었다.

서울 신촌역 인근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만난 프리랜서 문모(33)씨는 "평소 일할 때 카페를 자주 이용했는데 그간 좌석을 이용할 수 없어 답답했다"며 "간만에 카페에 나올 생각을 하니 설레서 밤에 잠도 안 자고 개장 시간에 맞춰 왔다"며 웃었다.

그동안 포장·배달만 가능했던 카페에서는 이날부터 식당과 마찬가지로 오후 9시까지 매장에서 취식이 허용됐다.

카페 점주들은 이런 조치에 "이제라도 그나마 다행"이라며 매출 증가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강남구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 점주 A씨는 "테이크아웃만 가능할 때는 손님들이 저가 매장으로 몰려 매출이 저조했다"며 "이제 매장 내 취식이 가능하니 매출이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종로구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 점주 이모(59)씨는 "방역 조치를 이 정도 풀어준 것만으로도 고맙다"고 했다.

이날 수도권의 헬스장과 노래방에 적용됐던 집합 금지 조치도 이용 인원을 시설 면적 8㎡(약 2.4평)당 1명으로 제한하는 조건 아래 해제됐다.

트레이너 정모(27)씨는 "두 달간 무급휴직이었는데 드디어 영업을 재개해 다행"이라며 "그간 청소와 소독만 하며 재개장을 준비해왔다"고 했다.

다만 노래방 점주들은 운영 시간과 인원 제한으로 인해 영업에 어려움이 많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혜화역 인근에서 노래방을 운영하는 손태수(39)씨는 "오후 8시부터 영업이 시작인데 시작하자마자 문을 닫아야 한다"며 "큰 방을 줘도 두 명밖에 못 들어가는 상황이라 현실적으로 영업이 안 된다"고 말했다.

코인노래방을 운영하는 남택정(58)씨는 "코인노래방은 "방마다 1명으로 인원을 제한해서 2명 이상 오는 팀은 들어왔다 거의 다 나간다"며 "두 명 이상 허용해주든지 영업시간 연장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헬스장 업주들 사이에서는 샤워실 이용금지 지침을 두고 불만이 나왔다.

대치동의 한 헬스장에서 혼자 개인 운동을 하던 헬스장 대표 B씨는 "원래 출근 전 시간대에 보통 20여 명이 운동하는데 오늘은 2∼3명 왔다"며 "샤워 불가능 방침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했다.

여전히 집합 금지 대상에서 벗어나지 못한 업종의 점주들은 항의 차원에서 문을 여는 '오픈 시위'를 하기도 했다.

감성주점, 콜라텍 등 유흥주점이 밀집한 이태원 업주들은 손님이 없는 매장 내에서 불과 음악을 켜고 집합금지 조치에 대한 항의 의사를 전했다. '하라는 대로 다 했다. 더는 못 참겠다.'는 현수막도 붙어있었다.

포차를 운영하는 이원섭(33)씨는 "2월부터 지금까지 2개월만 빼놓고 전부 장사를 못했다"며 "유흥주점은 월세도 높게 책정되고, 재산세도 더 내야 하는데 감세 조치도 없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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