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이강인(20)과 소속팀 스페인 프로축구 발렌시아의 사이가 점점 멀어지는 모양새다.

스페인 마르카는 14일(현지시간) "이강인은 지난해 여름 발렌시아의 재계약 제의를 거절했다. 구단 측이 협상을 이어가려 하지만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이강인은 유스 시절부터 함께 해온 구단에 고마움을 가지고 있지만, 재계약을 우선순위로 두지는 않는다"며 "'2021년판 페란 토레스'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강인과 함께 발렌시아 유스팀에서 성장한 토레스(21)는 지난 시즌 1군에서 주전으로 자리매김하는 듯했으나, 재계약 문제를 놓고 구단과 합의에 이르지 못한 채 지난해 8월 맨체스터 시티(잉글랜드)로 이적했다.

내년 6월 30일이면 계약이 만료되는 이강인도 토레스처럼 다른 팀으로 떠나버릴 수 있다는 뜻이다. 이강인의 이적설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2011년 10살의 나이에 발렌시아 산하 유스팀에 입단한 이강인은 2018년 구단과 재계약을 맺었고 같은 해 1군에 데뷔했다.

당시 바이아웃 금액으로 8천만유로(약 1천67억원)를 내걸 만큼, 발렌시아는 이강인을 '구단의 미래'로 여겼다.

그러나 이강인에게는 많은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다.

2018-2019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라리가)에서 교체로 3경기를 뛴 그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17경기(선발 3회)에 나섰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하비에르 그라시아 감독이 새로 부임하면서 입지가 달라지길 기대했으나, 라리가 12경기(선발 7회)와 코파 델 레이(국왕컵) 1경기에 선발로 나선 게 전부다.

선발 출전 횟수도 적을뿐더러 세 시즌 동안 풀타임을 소화한 경기는 한 손에 꼽을 정도다.

마르카는 "이강인은 이번 겨울 몇 차례 이적 제안을 받았지만 움직이지는 않았다. 그는 더 좋은 계약 조건을 원하는 게 아니라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팀을 찾고 싶은 것"이라며 "발렌시아는 올해 여름 이적시장에서 이적료를 받고 그를 다른 팀에 보내거나, 혹은 계약이 끝난 뒤 이적료 없이 놓아주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이강인에 대해서는 "아직 1군에 정착하지 못했고, 지난 시즌 감독의 경질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등 여러 상황 속에 최고의 기량을 보이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는 어려운 조건에서도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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