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음상준 기자,김태환 기자,이형진 기자 = 개신교 국제선교단체 인터콥(InterCP)이 운영하는 훈련원 BTJ열방센터의 집단감염이 일파만파 확산하는 모습이다. 지난 2~3월 신천지예수회(이하 신천지), 지난 8월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 이어 세 번째로 종교시설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한 상황이다. BTJ열방센터는 앞선 두 사례보다 계절적인 요건이 나쁘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경북 상주시에 위치한 BTJ열방센터 역학조사 대상자 중 1300여명은 아직도 진단검사를 받지 않았다. 특히 방역에 비협조적인 상황이 계속 발생해 신천지 사태보다 더 심각하다는 우려도 나온다.

◇확진자 713명, 그중 2차전파 이상 484명…미검사자 1300여명 달해

15일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이하 방대본)에 따르면 BTJ열방센터 집단감염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감염자는 14일 기준 713명에 달했다. 문제는 아직도 검사를 받지 않은 인원이 1300여명에 이른다는 점이다.

BTJ열방센터를 통해 코로나19에 노출된 미검사자는 지난 12일 1865명에서 이틀 뒤에는 1300여명으로 줄었지만, 여전히 대규모다. 진단검사를 받지 않은 비율이 전체 검사 대상자 3000여명 중 1300여명으로 전체 43% 수준이다.

인터콥은 지난해 11월 말부터 12월 중순까지 1박 2일 일정으로 각종 수련회 등을 진행했다. 또 대형 강당에 신도들이 다닥다닥 붙어서 행사를 치르고, 수십명이 한방에 모여 잠을 잤다는 게 방역당국 설명이다.

BTJ열방센터 총 확진자 713명 중 해당 장소를 방문해 감염된 인원은 229명이다. 이후 확진자를 통해 2차 전파 이상으로 분류된 인원은 484명이다. 개신교 종교단체 특성상 BTJ열방센터가 위치한 상주시 외에 다른 시·도로 빠르게 추가 전파가 이뤄지고 있다.

박영준 방대본 역학조사팀장은 14일 브리핑에서 "BTJ열방센터 방문자는 3000여명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양성률은 약 13%이며, 다른 종교시설에서 대규모 감염이 일어났을 때와 유사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코로나19 노출자 규모는 신천지가 9000~1만명 중 5213명 확진 , 사랑제일교회는 2000~3000여명 중 1173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TBJ열방센터는 14일 기준 코로나19 노출자만 3000여명이다. 역학조사를 통해 미검사자 양성률, N차감염을 고려하면 신천지 다음으로 큰 종교시설 집단감염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감소세도 주춤했다. 국내 신규 확진자 추이는 0시 기준 지난 1월 1일부터 14일까지(2주간) '1027→820→657→1020→714→838→869→674→641→664→451→537→562→524명'으로 나타났다. 1주간 일평균 지역발생 확진자는 545.3명으로 전날 593.3명에 비해 48명 감소했다. 지난해 12월 26일 1016.9명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우하향을 보이고 있다.

BTJ열방센터 방문자 상당수가 휴대전화를 꺼놓거나 방문 사실을 부인하는 등 역학조사에 비협조적 태도를 보이고 있는 점도 문제다.

상황이 심각하게 돌아가자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지난 12일 BTJ열방센터를 상대로 진료비 26억원에 대한 구상금을 청구하겠다고 발표했다. 지방자치단체 행정명령을 어기고 역학조사 거부, 방역을 방해하는 행위를 했다는 이유에서다. 건보공단은 지난해 9월 25일에도 사랑제일교회와 담임목사 전광훈 목사를 상대로 5억6000만원 규모 구상금을 청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권준욱 방대본 제2본부장은 "BTJ열방센터 방문자는 국민들이 평범한 일상생활을 회복하기 위해 희생을 치르는 상황임을 유념해달라"며 "(국민들의 희생과 방역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조속히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진주시 기도원 누적 확진자 80명…세 번 고비마다 종교시설 영향

BTJ열방센터 외에 다른 종교시설을 통한 코로나19 확산세도 계속되고 있다. 방대본에 따르면 14일 0시 기준으로 경남 진주시 기도원 관련 접촉자 7명이 추가로 발생했다. 누적 확진자는 총 80명으로 늘었다.

전체 확진자 80명 중 76명은 기도원을 직접 방문했다. 나머지 4명은 방문자 가족 2명, 지인 1명, 기타 1명으로 분류됐다. 기도원 관련 확진자가 발생한 지역은 경남 62명, 부산 10명, 울산 2명, 경기 2명이다. 인천과 전남, 대전, 충남은 각각 1명이다.

구미시 종교시설2 관련 확진자도 지난 6일 이후 7명이 추가로 나왔다. 누적 확진자는 총 127명으로 집계됐다. 권준욱 제2본부장은 "종교시설을 중심으로 지역사회로 코로나19가 계속 확산되고 있다"며 "해당 종교시설을 방문하거나 방문자를 접촉한 사람은 즉시 검사를 받아달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2~3월 1차 유행, 8월 수도권 2차 유행에 이어 이번 3차 유행에도 어김없이 종교시설 관련 확진자가 많다는 점에서 강력한 방역대책이 나와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지난 1차 유행 때는 신천지 신도를 중심으로 확진자가 쏟아졌다. 이후 8월에는 광화문 도심집회와 사랑제일교회 관련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유행 규모를 키웠다. 이번 3차 유행은 1~2차와 달리 지역사회 내 잠복 감염이 더 많은 게 사실이지만, 코로나19 감소세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개신교 등 종교계 자체적으로 비대면 예배를 확대하는 등 3차 유행 억제에 협조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실제 대다수 종교시설 집단감염이 밀폐된 공간에서 다수의 사람이 모여 예배를 보거나 음식을 나눠 먹은 뒤 코로나19가 퍼졌다.

방대본이 지난해 12월 19일 발표한 행정안전부 안전신문고의 신고 내용을 보면 성탄절 감사예배를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설교·찬양 연습을 하거나 1박2일 행사를 준비한 사례가 있었다. 또 매주 저녁 교인이 모여 성경 공부와 식사를 한 사례, 10~100명 정도 소모임을 통해 밀접하게 모이고 간식과 대화를 나눈 사례, 교회 관계자가 교인 가정을 직접 방문해 예배를 한 경우도 신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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