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부터 회원들로 활기…"그동안 운동 못해 힘들었다"

GX 업종 "헬스장, 필라테스와 차이 없어…형평성 어긋"

"새벽부터 헬스장 앞에 서 있던 회원들이 고생 많았다고 격려해 주셔서 순간 눈물이 날 정도로 뭉클했어요."

부산에서 실내체육시설 영업이 한달여 만에 제한적으로 재개되면서 오전부터 헬스장과 필라테스 센터에 모처럼 만에 활기가 넘쳤다.

제한적 영업이 시작된 11일 오전 10시께 부산 부산진구 가야동 우리동네헬스장.

평일 오전 시간대부터 헬스장을 찾은 회원들이 러닝머신을 타거나 기구를 이용해 땀을 빼고 있었다.

매트 위에서 땀을 흘리고 있던 박모씨(20대)는 "대학교 야구팀에서 나와서 개인적으로 운동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헬스장이 문을 닫아서 한달 가까이 운동을 쉬었다"며 "그동안 몸이 근질근질했었는데 오랜만에 땀을 빼고 운동을 할 수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음악 소리와 함께 퍼스널트레이닝(PT) 지도 중인 헬스장 강사의 목소리까지 울리면서 센터가 활력을 되찾은 모습이었다.

PT 강사인 여모씨(30대)는 "퇴근을 안 하고 헬스장에서 자고가도 될 정도로 신나게 운동하면서 지도하고 있다"고 웃었다.

관장인 최상인씨(30대)도 이날 새벽부터 일찌감치 매장에 나와 운동기구 소독과 거리두기를 점검하고 시설 점검을 하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헬스장 문을 닫은 한달 동안 매일같이 나와 기구 점검과 청소를 한 최씨였지만 이날은 시설 방역까지 마쳤다.

최씨는 "오전 5시30분에 헬스장 오픈을 하려고 나왔는데 문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회원이 두명이나 계셨다"며 "다들 고생 많았다고 격려를 해주셔서 순간 눈물이 날 정도로 뭉클하고 고마웠다"고 웃었다.

그는 "어제도 아내랑 헬스장에 나와서 4시간 동안 청소를 했다"며 "정말 다행이고 감사하다는 마음이 제일 컸지만 한편으로는 수도권 관장들이 생각나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이어 "러닝머신은 기구가 붙어 있기 때문에 아크릴판을 설치하거나 한칸 떨어져서 이용을 하도록 조치할 생각이다"며 "방역지침을 잘 지키고 모범사례를 만들어서 수도권도 하루빨리 정상화하는 게 가장 큰 바람이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해 거리두기 2단계일 때도 오후 9시까지만 영업을 허가해줬었는데 실제로 오후 6~9시 사이에 회원들이 몰렸다"며 "매장 운영시간에 제한을 두는 거 보다 완전히 오픈을 해서 회원 분산을 유도하는 게 방역에 더 효과적이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0시께 부산진구 가야동의 모티브 필라테스 학원.

필라테스 수업을 듣고 학원을 나서던 한 수강생이 "오랜만에 수업 들으니까 너무 좋아요, 몸에 활기가 도는 것 같아요" 라고 힘찬 목소리로 외쳤다.

원장 강수지씨(30대)는 "학원 문을 열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었고 수강생분들의 예약이 물밀 듯 몰리고 있다"며 "수강생들도 다시 운동을 할 수 있게 돼서 기쁘다는 말을 많이 하신다"고 웃었다.

강씨는 "수입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시설 운영비를 감당해야 하는 것이 제일 힘들었다"며 "직원 월급과 임대료는 수강료로 감당해왔는데 한순간에 수입이 끊기니 너무 힘들었다"고 말하며 영업을 재개한 데 대해 안도했다.

그럼에도 방역당국에 대해 아쉬운 점을 토로했다. 그는 "필라테스는 대부분 소규모고 예약제로 운영된다"며 "충분히 거리두기 수칙을 준수하면서 학원을 운영할 수 있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강씨는 "실내체육시설은 시설마다 인원이나 환경이 각각 다르다"며 "같은 필라테스도 학원 마다 수업 인원이 다르듯이 업종별로 상황을 충분히 고려한 방역수칙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반면 영업 재개 대상에 오르지 못한 GX류(에어로빅, 킥복싱, 테보, 줌바) 업주들은 이번 부산시의 방역조치에 큰 불만을 표출했다.

북구 화명동에서 에어로빅 교습소를 운영하는 최모씨(40)는 "5년 동안 사업을 하면서 이번 만큼 힘든 시기가 없다"며 "고등학교 입시생들도 아예 레슨도 못받고 있다. 헬스장과 필라테스와 크게 다를 것이 없는데 도저히 이해가 안된다"고 눈물을 훔쳤다.

부산진구 개금동에서 킥복싱과 주짓수 센터 관장 A씨는 이날 오전부터 영업을 재개했다. 하지만 집합금지 대상인 킥복싱 교육은 진행하지 못하고 주짓수 교육만 실시할 예정이다.

그는 "영업 재개 소식이 그리 반갑지는 않다"며 "주짓수와 킥복싱 교육 비중이 절반씩이라 반만 운영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부산=뉴스1) 박세진 기자,노경민 기자,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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