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서미숙 기자 =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어닝서프라이즈(깜짝 실적)'를 기록했던 3분기보다는 감소했지만 전년보다는 양호한 실적을 기록했다.

4분기 들어 반도체 가격 하락과 스마트폰 판매 부진으로 전분기보다 이익이 줄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비대면(언택트)과 '집콕' 수요 증가로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2019년 수준을 훌쩍 뛰어넘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연결 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영업이익이 35조9천500억원으로 전년 대비 29.46% 증가했다고 8일 밝혔다.

매출은 총 236조2천600억원으로 전년 대비 소폭(2.54%) 증가했다.

지난해 전반적인 판매 실적은 2019년과 비슷했으나 상대적으로 수익성은 전년 대비 크게 개선된 것이다.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예년에 비해 시작은 부진했지만 3분기 들어 펜트업(pent up·억눌린) 수요가 폭발하고 비대면·집콕 수요가 급증하면서 주력인 반도체와 스마트폰은 물론 가전 시장도 선전한 결과다.

4분기만 보면 영업이익 9조원, 매출 61조원으로 2019년 동기 대비 각각 25.7%, 1.87% 늘었다.

다만 전반적으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던 직전 분기(작년 3분기)에 비해선 실적이 둔화했다.

4분기 들어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고 원달러 환율 급락, 스마트폰 판매 감소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는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반도체는 4조3천억원대, 소비자가전(CE) 부문은 8천억∼9천억원대, 모바일(IM) 부문은 2조3천억∼2조4천억원대에 이른 것으로 추산했다.

반도체의 경우 지난해 전반적인 시황은 양호했으나 4분기 들어 서버용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과 원달러 환율 급락으로 3분기보다 영업이익이 1조원 이상 줄어드는 것이다.

주로 국내 생산이 많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은 해외 공장 생산 비중이 높은 가전·휴대폰 등 세트(완성품)부문에 비해 환율에 큰 영향을 받는다.

3분기에 신형 갤럭시 시리즈로 4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올렸던 모바일(IM) 부문도 지난해 10월 말 출시한 애플의 신형 아이폰12 흥행과 유럽의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락다운(이동제한령) 등의 영향으로 4분기에는 영업이익이 1조6천억원 이상 감소한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지난해 가전은 전반적으로 '비스포크' 시리즈를 중심으로 선전했고, TV도 연간으로 2019년(4천407만대)보다 늘어난 4천900만대 이상(옴디아 집계 기준)을 팔아치우며 실적 개선에 효자 노릇을 했다.

다만 4분기는 블랙프라이데이 등 연말 할인판매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3분기보다 수익성은 떨어졌다.

이에 비해 디스플레이(DP)는 지난해 하반기 스마트폰과 TV 등 OLED와 LCD 패널 단가가 급등하면서 1조5천억원 내외의 높은 영업이익을 거둔 것으로 예측됐다.

전문가들은 올해 삼성전자는 D램 가격 상승에 따른 반도체 슈퍼사이클(장기호황)이 도래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작년 실적을 뛰어넘는 호실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

올 한해 영업이익은 50조원 이상으로 2017∼2018년 반도체 슈퍼 호황기(53조7천억∼58조9천억원)에 버금가는 실적을 올릴 것으로 증권가는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의 성장세에 대한 기대가 크다.

KTB 투자증권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파운드리 부문에서 14조∼15조원의 역대 최대 매출을 달성한 데 이어 올해는 20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엑시노스 시리즈 등 삼성전자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이미지센서 등 시스템 반도체 부문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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