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박기범 기자,김근욱 기자 = 6일 서울 등 수도권에 폭설이 내리면서 지옥 같은 퇴근길로 불편을 겪은 시민들의 분노가 하루가 지났지만 풀리지 않고 있다. 대설 특보가 예보됐는데도 도로정비가 진행되지 않으면서 도로 위 혼란은 가중됐고 현장에는 교통을 통제할 경찰까지 보이지 않아서다.

차들의 거북이 행렬이 이어지면서 광화문에서 한남동까지 2시간30분이나 걸렸다는 등 지옥 같은 경험담이 이날까지 쏟아지고 있다. 경기도에서 출퇴근하는 시민들은 차량을 회사에 둔 채 버스와 지하철을 급하게 이용하면서 대중교통 내 불편함도 더해졌다.

7일 <뉴스1>과 통화에서 이민호씨는 전날 퇴근길을 교통지옥이라고 설명했다. 광화문 인근에서 근무하는 그는 한남동으로 이동하는데 2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설명했다. 도로 곳곳은 눈이 가득했고 길도 미끄러웠다고 말했다.

이씨는 “일기예보에서 분명히 퇴근길 눈이 온다고 했다. 서울, 경기 등 대부분 지역에 밤부터 대설특보가 내려질 거라는 얘기도 들었는데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기상청은 일찌감치 전날 오후 7시를 기해 서울 전역에 대설주의보 발효를 예고했다. 대설주의보는 24시간 동안 눈이 5㎝ 이상 쌓일 것으로 예측될 때 내려진다. 여기에 이어 오후 9시 발효가 예보된 한파특보가 내려져 도로가 빙판길이 될 우려가 높았지만 행정기관의 대비가 미흡했다고 이씨는 지적했다.

삼성동에서 왕십리로 퇴근하던 전상원씨는 군자역 사거리에서 차가 좌우로 흔들리고 뒷바퀴가 헛도는 장면을 목격했다. 그 역시 빙판길로 인해 평소 30분이던 퇴근길이 2시간 가까이 늘었다.

경기도 동탄에서 잠실로 출퇴근하는 이대로씨는 차량을 회사에 두고 퇴근했다. 운전을 시도하려 했으나 도로 곳곳이 얼어있는 것을 보고 수서역으로 이동해 SRT를 타고 동탄으로 향했다. 이씨는 "눈이 펑펑 내리는데 도로 정비하는 사람이 없어서 부득이 차를 회사에 두고 수서역으로 이동해 기차를 타고 동탄으로 퇴근했다"며 서울시의 안일한 행정을 질타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만도 터져 나왔다. 광역버스를 타고 용인으로 퇴근하는 원모씨는(30대) "서울역에서 버스를 타고 명동성당 지나서 톨게이트를 들어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버스가 멈춰섰다"면서 "원래 막히는 장소라 가만히 기다렸는데 30분 동안 한 자리에 서 있었다"말했다.

이어 원씨는 "한 손님이 운전기사랑 대화하더니 도로 한복판 1차선에서 갑자기 내려 도로를 가로질러 떠났다"면서 "버스가 1시간 30분 동안 2m 정도 움직였는데, 그 동안 손님 여럿이 도로 한복판에서 내려 지하철로 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원씨는 당국의 제설 작업과 시민 안내에 아쉬움을 표했다 "물론 공무원분들이 밤새 고생한 걸 알고 있지만, 예보가 있었으면 미리 눈을 치웠을 수도 있지 않냐. 도로에 눈이 발목까지 쌓여있었다"면서 "적어도 지금 버스에 탑승하면 못 움직인다는 안내 정도는 해줬어야 한다"고 말했다.

퇴근길 혼란이 이어지는데도 교통경찰이 보이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한 시민은 “차량이 헛돌고, 교통이 혼잡할 때 교통경찰이 정리를 해야하는데, 어제는 보이지 않았다”며 “서울시도, 경찰도 손을 놓고 있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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