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50명 최다 확진자 발생에 송파구 번화가 주말에도 적막

- "차라리 3단계하자" 목소리…"격상해도 잡힐지" 비판론도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950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12일 저녁, 서울 송파구 잠실새내 먹자골목. 주말 저녁이면 차와 사람으로 뒤엉켰던 거리는 이제 옛말이었다.

길에는 마스크를 쓰고 다니는 커플들과 쌩쌩 달리는 배달 오토바이 뿐이었다. 한창 저녁을 먹을 시간인데도 절반 이상이 찬 음식점은 거의 없었다.

골목으로 안쪽으로 들어가면 손님이 한 명도 없는 곳이 허다했다.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으로 3주 동안 임시휴업을 한다며 문을 닫은 술집도 있었다.

소상공인들은 역대 최대 규모 확진자 수 만큼 매출 역시 '역대 최악'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 나오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 가능성에 대해선 끝 모를 확진세를 잡을 수 있다면 감수하겠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먹자골목 안쪽에서 50석 규모 막창집을 운영하는 사장 A씨는 손님 1명 없는 가게를 둘러보며 "오늘 하루 종일 손님이 1팀 왔다"고 말했다. 오후 9시 영업 종료 시각을 2시간도 남기지 않은 시각이었다. A씨는 "요즘 공치는 날이 많다"며 "하루에 한팀도 안 오는 날도 많다"고 전했다.

그는 "집에서 아무것도 안 하고 걱정만 하는 것보단 차라리 나와서 걱정하는 게 낫다"면서도, 손님 수와 관계없이 나가는 고정비용만 생각하면 한숨이 난다고 말했다.

손님 수가 줄면서 A씨는 테이블에 올릴 반찬 역시 준비량을 확 줄였다. 그런데도 버리는 양이 더 많다고 했다. 막창을 초벌 하는 연탄불도 언제 손님이 올지 몰라 하루 종일 켜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A씨는 "이게 언제까지 갈지 모르니 차라리 다 같이 문 닫고 2주 동안 쉬는 것도 괜찮겠다"면서 "3단계가 돼도 지금 2.5단계랑 크게 달라지는 것도 없는데 큰 소용이 있을까 싶다"고 말했다.

잠실새내에서 김치찌개로 유명한 백반집도 손님 하나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사장과 직원은 식당 한쪽에 자리를 잡고 앉아 김을 구우며 "손님이 없어서 일이 없으니 이거라도 찾아서 굽고 있는 거다"고 말했다.

사장 주씨는 "원래 우리는 24시간 영업을 했다"며 "코로나 전에는 근처에 나이트 카바레가 있으니 새벽에 술먹으러 오는 사람도 있고, 근처 공사판 인부들이 아침을 먹으러 오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9시면 다 문을 닫으니 새벽은 물론이고 아침에도 사람이 줄어 점심 때까지 개시도 못 하는 날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주씨는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그는 3단계 격상이 되면 7평 규모의 식당에 최대 3명 정도만 입장이 가능하다며 "그러면 영업을 하지 말란 소리"라고 말했다. 일반음식점의 경우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에선 현 2.5단계 조치에 8㎡당 1명 인원 제한만 추가된다.

그는 "코로나만 잡을 수 있다면 2달이라도 문을 닫을 수 있다"면서도 "무증상 감염도 있고 여관방마다 음식들 가서 먹는다는데 가게들 문 닫는다고 코로나 잡힌다는 보장이 있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먹자골목 안쪽 새마을시장 역시 상인들의 호객행위마저 멈춰 썰렁했다. 과일가게 사장 B씨는 "주말 저녁에는 그나마 장을 보러 나오는데 사람이 없어 아주 조용하다. 아주 큰 문제"라고 말했다.

B씨는 "지난 주랑만 비교해도 손님이 반으로 줄었다"며 "그래도 지난주에는 10시까지도 사람이 있었는데 아직 8시도 안 됐는데 텅 비었다"고 말했다.

B씨는 가게 앞에 상자째로 쌓인 과일들을 보며 "과일은 오래 못 팔면 상하는데 처분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7000원 하는 딸기를 5000원에 팔며 가격을 낮추고 있지만, 별 효과가 없다고 말했다.

확진자가 역대 최대 규모로 늘었다는 소식을 들은 그는 "어머 어쩌냐"면서 "3단계 격상이 되면 손님이 아예 없을 텐데"라며 한숨만 거듭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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