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스타뉴스 조현우 기자]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故한인택 군의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 다뤘다.

28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된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故한인택 군 피살 사건에 대해 다뤘다. 2005년 9월 6일 밤 11시 42분 경, 아들의 귀가가 늦어지자 버스를 탔는지 안 탔는지 통화를 했었다는 가족들. 그날따라 유난히 늦는 아들이 걱정돼 전화를 했지만 곧 온다는 말에 서둘러 저녁을 차렸다는 엄마.

그런데 새벽 1시가 넘어도 오지 않는 아들에게 다시 전화를 하자 낯선 남자가 전화를 받았던 것이다. 故한인택 어머니는 "아저씨가 전활 받았어요. 누군진 모르겠지만 아이가 다쳤으니까 어디로 오라고. 응급실인가 도착했는데, 우리 아이가 사망했다고. 그 다음부턴 제가 기억이 없어요"라고 말한다.

당시 인택 군이 쓰러져 있던 곳은 인적이 드문 언덕길. 어두웠고 밤에는 인근 주민들도 지나가길 꺼리던 곳이었다 한다. 인근상가 주민은 "저녁에 이렇게 넘어 다니는 사람이 없어요. 남자가 가기에도 좀 그래요. 묘한 느낌이라고 할까. 옆에는 또 그 도로, 옆에는 또 산이잖아요. 그 길이 상당히 좀 음침하고 사람이 안 다니는 길이에요"라고 말했다.

"특히나 그 고개를 넘어간단 발상 자체를 전 안 하거든요. 끌고 가거나 뭔가 이러지 않는 이상 거길 갈 이유가 있나?"라고 또 다른 인근상가의 주민은 말했다. 왜 그날 인택 군은 그곳을 지나다 참변을 당했던 걸까. 외삼촌은 조카가 다녔던 길을 되짚어가며 조사를 했었다고도 전했다.

그날은 새로운 학원을 등록한 날, 인택 군은 친구들을 만나 놀았다 한다. 마지막까지 남은 한 친구와 PC방에서 게임을 하고 나온 것이 11시 30분. 그런데 20분을 기다려도 마을버스가 오지 않자 인택 군은 경기도행 버스가 출발하는 곳까지 걸어가겠다며 친구와 헤어졌다. 故한인택 군의 친구인 최동기 군은 "그날따라 얘가 택시비도 없다고 그러고. 그냥 걸어가겠다고 하더라고요"라고 인터뷰에서 얘기했다.

이어 인택 군은 누군가에게 쫓겨 힘겹게 이 언덕길을 뛰어 올랐다고 한다. 그날 주유소의 아르바이트생은 낯이 익은 한 학생이 누군가에게 쫓겨 황급히 뛰어갔고 두 명의 남자가 "거기 서라"고 소리를 지르며 따라오고 있던 걸 목격했다고. 그리고 잠시 후, 쫓아갔던 남자 두 명이 다시 돌아가 도로 쪽으로 달려나갔는데 학생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한다.

이후 아르바이트생 윤 씨는 경찰에게 그 학생이 사망했다는 걸 알게 되고, 경찰은 어떻게 그 남자들이 정 군과 김 군이란 걸 알고 윤 씨에게 확인을 하게 도와준 걸까? 당시 사건담당 형사는 "학교에 사이가 안 좋은 애들이 있다고 하더라고요. 112 신고 녹취파일에서 들었던 이름과 굉장히 흡사하기도 했고"라고 이유를 설명한다.

정 군은 인택 군의 친구들이 지목했던 이기도 했다. 친구 최동기 군은 "욕을 했다는 이유로 때렸던 것 같아요"라고 이전에 있었던 일화를 언급했다. 용의자로 지목된 두 학생은 "김 **이 저한테 한인택을 패 주자고 제안하자, 저도 마침 한인택에 안 좋은 감정이 있었는데 잘됐다 생각하고 쫓아갔다", "한인택을 만나면 혼내주기 위해 칼을 갖고 다녔다"고 진술했다.

사건 진술과 수사 기록에 따르면, 김 군과 정 군은 그날 밤, 우연히 인택 군을 만나면 복수하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이어 인택 군을 마주쳐 칼을 보여주며 위협했다. 그러자 인택 군이 도망갔고, 그런 인택 군을 쫓아간 것이라 한다. "제가 당시 겁만 줄려고 칼을 배앞에 들이댔는데 저에게 달려들자 저도 피하면서 배를 찌른 것"이라 김 군과 정 군은 말한다.

이러한 자백은 두 사람의 공통된 자백이었다. 그러나 변호사를 선임하고 둘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곧 범행을 부인한다. 결국 두 사람이 무죄판결을 받는 걸 보며 억장이 무너졌다는 외삼촌. 인택 군의 외삼촌은 "검사가 됐든 경찰이 됐든 친구들 선이 아닌 그 외부의 범인이다라는 건 전 희박하다고 봐요"라고 말한다.

다른 이들의 생각은 어떨까. 제작진은 김 군과 정 군이 복수를 하려고 쫓아갔다는 얘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물었다. 정군의 고등학교 동창 한승훈은 정군에 대해 "그런 애가 사람을 죽였다곤 생각 못했다"고 말했고, 최동기 군 또한 "김 군은 제가 보기에 착해 보였다"고 얘기했다.

학교폭력의 가해자와 피해자 간의 살인 사건처럼 묘사한 언론보도에 화난 친구들은 항의 전화도 했었다 한다. "때리고 그런 건 잘못됐는데 얘가 항상 그런 것처럼 되어 있으니까"라고 최동기 군은 말한다. 故한인택의 선배는 "막 폭력 휘두르고 그런 친구는 아니었다"고 말한다. 동급생 간의 복수극 역시 경찰이 개입된 허위자백이라는 말이 돌았다.

이어 '그알'측은 당시 자백을 받았던 수사팀을 찾아갔다. 당시 사건담당 형사와 수사팀은 "무죄 사유가, 저흰 나중에 알았어요. 이게 뭐 가혹행위, 눈에 보이는 거짓말을 하니까 아무래도 그걸 좀 다그친다고 해야 하나. 근데 90년대도 아니고 2000년대 들어와선 있을 수도 없는 일이고", "고문을 했겠어요? 사실 경찰서가 다 오픈되어 있는데"라고 얘기했다.

당시 사건담당 형사는 "어떻게 형사들이 시나리오를 써주냐고요. 웃기잖아요. 범인을 만들수가 없어요"라고 말했고 한 형사는 "주관적인 감정을 개입시키는게 아니고요. 그 친구가 범인이라 생각합니다"라고 얘기했다. 당시 경찰이 김 군이 범인이란 확신을 가진 결정적인 계기는 112 신고 음성이었다. 112 신고를 하는데 특정인물을 지칭할 이유가 뭐가 있냐며, 모든 형사들이 이름 특정이 되고나니 욕심을 냈다 한다.

이는 어머니도 들었다고 한다. 인택 군의 어머니는 "김민웅(가명)이라는 이름을 또렷히 들었어요. 일본의 어느 기관에도 유명하다고 해서 알아봤어요. 그런데 신고 음성을 주지 않았어요. 저희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런데 무엇을 갖고 제가 알아보러 다니고"라고 호소했다. 15년이 지난 지금은 가능하지 않을까.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아들의 마지막 음성을 청구하는 어머니. 과연 검찰은 어머니의 간절한 요청에 응답할까. 마침내 2주 후 어머니에 검찰이 마지막 음성을 공개했다. 이어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시청자들에게 마지막 음성을 공개했다. 누구보다 자세히 이 음성을 들었던 사람이 있다.

그는 바로 사건 당시 신고음성 분석업체 대표 장명재 씨다. 장명재 씨는 당시 음성을 들었을 때 굉장히 충격이 컸었다 한다. 밤을 새워 작업하는 만큼 섬뜩한 느낌이 들어 쉽지 않았던 작업. 장명재 씨에 사람 이름을 부른단 느낌이 있었냐고 묻자, "이게 사람 이름인진 제가 판단하기는 그랬고요. 그래서 저는 '좀 부정확한 말이다'라고 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들의 귀에는 어떻게 들릴까? 아나운서들에겐 혹시 다르게 들리지 않을까. 소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녹음실에서 음성을 들려주기로 했다. 112 신고음성이라며, 들리는 대로 어떤 말을 하는지 적어주면 된다고 전했다. 신고자에 대한 정보나 상황 설명없이 들려준 후 무엇이 들렸는지 물었다.

이인권 아나운서는 "소리로는 이게 뭐 '아, 으윽' 이런 소리가 들리는데 앞부분에 너무 아파, 라고 얘기하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김선재 아나운서는 "그냥 저는 신음소리 정도 들리는 것 같아요. 뭐라 말하려고 하는데 말을 못하는 느낌?"하고 말했다. 이어 이 사건에 대해 간략히 설명 후, 이름이 들리는지를 물었다. 그러자 두 아나운서는 다시 음성을 듣고 여러 이름들을 댔다.

속기를 전문으로 하는 이들은 어떨까. 속기사와 속기 전문 학생들에게 음성을 들려주었다. 이들 역시 아나운서들과 마찬가지의 방식으로 음성을 들려주었다. 같은 소리를 들었나 싶었을 정도로 각기 다른 답을 내놓는 속기사들. 이름에 대해 물어도 역시 제각각이었다. 앞에서 각기 다른 이름을 말했던 이들이, 김 군의 이름을 알려주자 음성에서 그 이름을 들었다고 22명 중 16명이 손을 들었다.

김선재 아나운서 또한 "정확한 이름을 듣고 들으니까 두 번이나 들리는 것 같다"고 말했고 이인권 아나운서도 "한 번이 정확히 들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정보가 있고 없고의 차이가 크다"고 얘기했다. 한 녹취분석 전문가는 "우리가 감정을 할 때는 이 두가지 소리를 다 똑같이 녹음을 해요. 그래서 이 녹음을 통해 실제 사건 시료와 얼마나 유사성이 있는지를 봅니다"라고 말하며 분석 작업을 해보았다.

김 군의 이름의 소리 주파수와 김 군의 이름으로 들렸던 부분의 주파수는 다른 형태를 보였다. 이철형 전문가는 "이 부분은 특정한 사람의 이름을 발화했다기보단, 고통에 의한 신음소리를 낸 것이다라고 보는 것이 합리적이라 봅니다"라고 말한다. 오히려 말을 하는 건 그 뒷부분이라 한다.

이철형 전문가는 이를 듣고 추정되는 다양한 단어를 녹음해 비교하는 시뮬레이션을 해본 결과, 가장 유사한 말은 바로 '제가 흉기에 찔렸는데요'였다 한다. 전문가는 자신 또한 절대성을 담보한다 말할 수는 없지만 "이런 과정의 시뮬레이션을 거쳐 유사성을 확인해보면 어느 쪽에 더 유사성이 있는지가 판독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라고 말한다.

이어 김민웅(가명) 군을 찾아가 본 제작진. 제작진은 "다름 아니라 2005년 있었던 사건에 대해 좀 듣고 싶어서 찾아왔다"고 말했고, 이에 김 군은 순순히 제작진을 따라 나섰다. 김 군에게 제작진은 "사실 제가 궁금한 건 그날 현장에 계셨던 거예요?"라고 물었다. "한인택 군을 그날 밤에 만나신 적이 없어요?"라고 제작진이 묻자 김 군은 "없어요. 사실 그게 문제인 거죠"라고 답했다.

김상중은 "김 군과 정 군의 자백에 의하면, 사건 때 두 사람은 현장 근처에서 우연히 만나 걷다가 도로 건너편에서 인택 군을 발견해 다가가 칼로 위협했고, 횡단보도를 건너서 언덕길로 도망가는 바람에 쫓아가 실랑이를 벌이다 칼로 찔렀다고 했습니다. 그걸 주유소 아르바이트생인 윤 씨의 목격담과도 일치했고, 이에 경찰들도 확신했던 것입니다. 그런데 현장점검 이후 두 사람이 범행을 부인했단 사실도 말씀 드렸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이들이 범행을 부인한 건 그때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라고 말한다.

"김 군과 정 군이 첫 경찰조사를 받은 건 9월 7일과 8일. 그때 두 사람은 인택 군을 만난 적이 없으며 칼도 없었다고 진술했습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4-5일 후, 두 사람은 갑자기 자백을 합니다. 김 군의 이야기를 좀 더 들어봐야겠습니다"라고 김상중은 얘기한다. 경찰이 김 군을 의심했던 또 하나의 이유는 김 군이 게임을 했다는 얘기 때문이었다 한다.

김민웅(가명) 군은 "그게 기억이 안 났어요. 제가 기억한 건 게임하고, 만화책 빌려오고 그랬던 게 다인데 갑자기 11시에 뭐했냐고 물어보니까"라고 말했다. 사장님은 과연 김 군을 기억할까. 책 대여점 사장은 "얼굴은 전혀 기억이 안 나는데, 아마 책을 빌려갔을 수 있어요. 그 친구 이름으로 빌려가고, 많이 그랬으니까"라고 말했다.

경찰은 김 군의 친구에게도 그날 일에 대한 알리바이 진술을 받았다. 그럼에도 계속 의심을 하며 범행을 자백하라며 협박했다 한다. "막 발로 의자 차고, 그러면서 부모님 얘기를 하는 거죠. 그럼 너희 아버지도 구속시키겠다고. 너라고 하면 끝난다고, 금방 끝날거라고. 올림픽 한 4번-5번 정도 보면 끝나있을 거라고"라고 김 군은 얘기했다.

허위 사실을 자백했다는 김 군의 주장은 과연 진실일까. 범죄심리분석 전문가 김미영 씨는 "성인들도 아주 고문이나 신체적 학대를 가하지 않더라도 허위자백을 할 수 있단 부분이 실제 사례들에서도 많이 발견된다"고 말하며 "내가 죄를 안 저질렀기 때문에 밝혀지겠지, 하는 생각 때문에 오히려 쉽게 수긍하는 경우도 많다"고 덧붙였다.

그 후 부모님을 만난 후에야 용기를 얻어 범행을 부인했다는 김 군. 김 군은 "진실은 승리한다, 진실이 이길 거다, 우리나라 안 그럴거야, 그런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부모님들이 너무 고생을 해서 이제 그만하는 게 어떻겠냐고 그러니까, 그냥 모른 척 하고 살자 했죠"라고 김 군은 그때의 기억을 잊고 사는 중이라 한다.

그러나 아직 잊지 못한 것이 있는데, 정 군에 대한 미움이다. 김 군은 당시 정 군이 자신을 범인으로 지목했다며, 아직도 왜 그가 자신을 범인으로 지목했는지 모르겠다며 황당해했다. 이어 제작진이 정 군을 찾아갔다. 말을 잇기도 전에 문이 닫힌다. "2005년도에 일이 있었잖아요. 그것과 관련되어 묻고 싶은 게 있다"는 제작진에 "무슨 일이 있던 게 아니라 전 아예 연루가 안되어 있는데"라며 문을 닫아버리는 정 군.

김 군의 친구는 당시 경찰조사를 받고 돌아온 정 군의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말한다. 한승훈 씨는 "그 정도 경찰서에 있다 나왔는데 약간 몰골이 좋지 않았고 입술이 좀 터져 있어 보였고 피가 맺혔었던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차 안에서 형사 한 명이 정 군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렸다는 것이다.

당시 사건담당 형사는 이 사실을 인정했다. 엎드려뻗쳐 시키기 등의 행위도 있었다 한다. 그런데 이상한 건 왜 김 군과 정 군, 이 두 사람이 함께 용의자로 몰렸는가 하는 점이다. 경찰이 이 두 사람을 지목한 건, 새로운 목격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건 당일엔 아무것도 못봤다고 했던 철수(가명) 군이 바로 새로운 목격자였다. 하지만 다른 친구들은 의아하단 반응이다.

제작진이 철수(가명) 군을 찾았다. 그러나 "여긴 안 오시는 게 좋을 것 같대요. 생각하기도 싫대요"라는 가족들의 말을 들었다. 가족들이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무얼까 철수(가명) 아버지는 "그때 본 것도 없대요. 같이 있었던 친구들이 있었냐? 그랬더니 없었때요"라고 말한다. 그런데 왜 철수 군은 그날 김 군과 정 군을 봤다고 진술한 걸까.

이에 대해 묻자 철수(가명) 아버지는 "가니까 귀싸대기를 때리고 그랬대요"라며 참고인 신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감금하다시피 조사를 받았단 것이다. "그날 내가 경찰서 갔는데 안 보여줘. 걔가 무슨 죄인이에요?"라고 철수 군의 아버지는 말한다. 지금도 아직 거기에서 못 벗어나고 있다는 철수 군.

그런데 그날 인택 군은, 왜 하필 어두운 골목길로 도망을 간 걸까. 친구 최동기 군은 "거기 완전 새까맸어요. 생각을 했다면 걔가 거기로 뛰어들어갔을까요? 반대쪽에 불 많이 켜 있는 곳들도 많은데?"라고 말한다. 권일용 교수는 "지금 누군가 칼을 들고 쫓아온다면, 대부분 피해자들이 사실 도움 요청을 잘 못하는 경우가 더 많습니다. 일단은 이 상황을 벗어나고자 한 것이지 어두운 곳이고 아니고 이런 것이 고려의 대상은 아니었다"고 말한다.

범인을 짐작케 할 단서는 두 가지. 112신고와 현장에서 발견된 흉기다. 현장을 봤을 때 범인은 면식범이 아닐 확률이 높다. 이에 대해 권일용 교수는 면식범이었다면 범행이 끝까지 현장에서 마무리됐었어야 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당시 김 군 말고 다른 범행이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한다. 정 군의 친구인 한승훈 씨도 "진범이 있다더라, 이런 얘기가 많았다"고 말한다.

당시에 CCTV가 있던 집이 없었느냐고 제작진이 묻자 인근상가 주민들은 거의 없었던 때라고 얘기했다. 김 군이 범인이 아님을 증명하기 위해 김 군보다 더 적극적으로 범인을 찾아 나섰던 김 군의 가족들. 현수막 값만 몇 천만원이 들어갔었다 한다. 결국 윤 씨 외에 다른 목격자를 찾지 못한 탓에 유일하게 남은 단서는 칼밖에 없었다 한다. 당시 경찰은 김 군에게 노점에서 칼을 샀다는 진술을 받아냈다.

도검류 판매점 관계자에 범행에 사용된 칼에 대해 묻자 "낚시할 때 주로 쓰는 칼"이란 말을 들었다. 전국적으로 많이 팔았을 거라는 칼. 사건이 발생했을 당시 이 인근에서 그런 칼을 갖고 다녔을만한 이는 없었던 걸까. 제보자는 "옛날에 사고 치던 형들이 있어요. 원조교제 사기쳐서 하던 형들. 그것도 아주 유명했어요. 광진구 안에서는"하고 당시 10대 범죄자 청소년들을 언급한다.

철수 군 또한 골목길에서 불량해보이는 두 남자와 시비가 붙을 뻔 했다고 말했고, 주유소 목격자 윤 씨가 봤다던 두 명과 매우 겉모습이 비슷했다. 그러나 당시 경찰이 동네에 칼 들고 다니는 아이들을 수사했다는 말은 못 들어봤다고 제보자는 말했다. 판결문을 살펴본 법조인들은 "경찰과 검찰이 진술만으로 범인을 판단한 것이 아쉽다"는 의견을 얘기했다. 변호사 도진기는 "적어도 검찰 단계에서 자백 정도는 확인을 하고 진행했어야 하지 않나 싶은데요"라고 말했다.

김 군이 무죄를 받으면서 인택 군을 죽인 범인은 사라졌고, 그 누구도 인택 군의 죽음에 책임을 지지 않고 있다. 당시 현장에서 발견된 칼에서는 지문 감식은 했지만, DNA 감식은 하지 않았었다. 그때의 기술력으로는 DNA 검출을 잘 하지 않았을 때라고 전문가는 말한다. 지금 만약 다시 범행 도구의 DNA 검출을 해본다면 범인을 찾을 수 있다는 전문가.

임시근 교수는 "잡은 부분에서 DNA 분석이 가능하다"며 "지금 기술 자체는 무척 좋아져서 희망이 있는 상황"이라 말했다. 재수사가 진행되지 않는다면 가족들은 뭘 할 수 있을까. 도진기 변호사는 "수사기관의 잘못을 입증한다는게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라고 말했고 박태범 변호사 또한 "당시 경찰이 잘못한 걸 입증한다는 게 불가능한 일이나 다름없다"고 다른 방법을 고민해봐야 한다 전했다.

15년간 김 군이 범인이라 믿었던만큼 취재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인택 군의 어머니. 한참만에 마음을 추스른 어머니가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며 "김민웅(가명)이 범인이 아니라 해도 내 아이는 어찌 됐건 살해를 당했잖아요. 그날 그 장소에서 그렇게 한 아이의 생명을 뺏어간 사람은, 반드시 자기 머릿속에 자기 눈에 남아 있을 거라 생각해요. 인택이 엄마는 끝까지 생각하고 있고 끝까지 찾고 있다고 전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SBS 시사교양 프로그램 '그것이 알고싶다'는 매주 토요일 오후 11시 10분 방송된다.

조현우 기자 : reporter@topstarnews.co.kr / 취재 및 보도 Reporter@TopSta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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