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마타하리, 원정화 간첩 사건의 진실은?

지난 21일 방송된 SBS-TV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2008년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원정화 간첩 사건을 다뤘습니다. 

원정화 간첩 사건은 한 탈북민 여성이 자신의 신분을 북파공작원이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된 사건. 

이로 인해 당시 연인 관계였던 8살 연하 황 중위가 국군기무사령부 조사실에 끌려갔는데요. 

원정화는 그가 자신이 간첩인 걸 알았으나 정체를 숨겨줬고 임무 수행까지 도왔다고 증언했습니다.

또 원정화는 스스로를 가리켜 15세에 간첩으로 선발돼 살인 훈련을 받았다고 설명했는데요. 한국인 사업가 납치 및 북송 작전에 참여했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이에 황 중위는 결백을 주장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는데요. 결국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3년 6월형을 선고, 군을 떠나게 됐습니다.

이로부터 12년 후. 황 씨는 억울함을 밝히기 위해 '그것이 알고싶다' 제작진을 찾았는데요. 

그는 "본인도 그렇고 특히 저를 생각해서라도 진실을 말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습니다. 

북한 관련 전문가들은 원정화 사건에 대해 "거짓에 가깝다"는 입장. 한 전문가는 원정화가 주장한 내용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는데요. 

그는 "금성 정치대학은 성인들이 가는 곳일 뿐더러 야간반도 없다"며 "공작 활동을 하면 자기가 책임을 져야 하는데 일부러 임신하라고 했다는 것도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원정화가 훈련했다는 805 훈련소는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다만 815 훈련소는 있다"고 덧붙였는데요.

간첩 출신인 다른 전문가 또한 "(그의 주장은) 영화에서나 나오는 이야기다"며 "공작금을 벌어서 쓰라고 했다는데 돈이 없으면 공작을 안 시킨다"고 꼬집었습니다. 

이 가운데 당시 수사기관으로부터 원정화 상부로 지목된 의붓아버지가 음성 파일을 공개했는데요. 

원정화는 해당 음성 파일에서 "솔직히 말하면 김현희처럼 살게 해주겠다고 했다"면서 "그래서 국가안전보위부라고 거짓말했다"고 말했습니다. 

의붓아버지는 더불어 "고등학교도 안 나오고 온갖 사고를 친 애가 무슨 북파 간첩이냐"며 "북에서 하도 사고를 치고 수감 생활을 반복해 가족들이 탈북을 하도록 도운 것"이라고 황당해했는데요. 

현재 원정화는 출소 후 여러 매체에서 간첩 출신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황 중위는 재심을 준비 중인데요. 

'그것이 알고싶다' 측은 "지금이라도 간첩이라는 무거운 이름을 내려놓고 거짓 속에 숨은 진짜 얼굴을 찾길 바란다"고 당부했습니다.  

<사진출처=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