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전 설계 제안 당시 적은 교통량 이유로 반영 안해

파주시 "문산∼도라산 구간 공사 맞춰 진입로 신설 등 요구 방침"

(파주=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통일 시대의 관문'이자 경기 서북부지역의 첫 고속도로인 서울∼문산 고속도로가 7일 0시 개통했지만, 구간 내 경기 파주 시민이나 파주를 찾는 관광객은 금촌나들목(IC) 등을 통해 임진각에 갈 수 없다.

파주 지역에 4개의 고속도로 나들목이 있지만 진입로가 서울 방향으로만 만들어졌을 뿐 임진각이 있는 문산 방향으로는 개설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8일 파주시 등에 따르면 서울∼문산 고속도로는 고양시 덕양구 강매동에서 파주시 문산읍 내포리까지 35.2㎞를 연결하는 왕복 2∼6차로 도로다.

이 가운데 파주시 구간은 조리읍 능안리부터 고속도로 북쪽 끝인 문산읍 내포 나들목까지 총 13.4㎞다. 이 구간에는 금촌·월롱·산단·내포 등 나들목 4곳이 있다.

4개 나들목에서 서울 방향으로는 차량이 진입할 수 있지만, 문산 내포 방향으로는 진입로가 조성돼 있지 않아 차량이 들어갈 수 없다.

이로 인해 파주 시민들이 서울∼문산고속도로를 이용해 문산 임진각을 가려면 가장 가까운 고양시 북고양(설문) IC로 진입해야 한다. 아니면 노후한 국도 1호선 통일로나 자유로를 이용해야 한다.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10분이면 도착할 수 있지만, 자유로와 통일로로 돌아가면 30여분이 걸리게 된다.

서울∼문산 고속도로 건설에 참여한 GS건설은 2003년 4월 국토교통부에 설계 제안을 했다.

설계 당시 파주지역은 교통영향평가 등에서 교통량이 많지 않아 문산 방향 진입로를 만들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GS건설사 등은 2015년 국토부의 사업 승인을 받고 고속도로를 착공했다.

고속도로 건설 과정에서 남북 관계가 호전되기도 했고, 파주지역 2기 신도시 조성 등으로 현재 파주지역의 인구는 증가 추세다.

또 파주 북부지역인 적성과 파평, 문산지역에는 산업단지가 곳곳에 들어섰다.

상황이 급변하는 속에서도 파주 지역 국회의원과 시청 관계자들은 국토부 등에 진입로 신설 요구 등 적극적인 '구애'를 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반해 고양시 갑 지역 국회의원인 정의당 심상정 의원은 2014년 국사봉 구간(1㎞) 노선에 터널을 뚫어 녹지 훼손을 최소화하자며 산을 깎는 방식에 반대하는 등 '원점 재검토'까지 요구하고 나섰었다.

당시 고양시와 심 의원은 주민의 주요 휴식처인 국사봉의 녹지 훼손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휴게소를 다른 곳으로 이전하고 산을 깎는 대신 터널을 뚫도록 요구해 관철했다.

GS건설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고속도로 건설 중 파주시에서 정식으로 파주 구간의 나들목 접속 문제 제기 등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최종환 파주시장은 "앞으로 고속도로 교통량을 확인한 뒤 문산∼도라산 고속도로 공사가 진행되는 시기에 맞춰 진입로 신설 등을 국토부 등에 요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정 파주시 을 국회의원도 "신설된 고속도로의 교통량을 면밀히 분석한 뒤 신설 진입로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고속도로는 2015년 11월 착공 이후 총투자비 2조1천190억원을 들여 5년 만에 개통됐다.

당초 2017년 개통을 목표로 했으나 노선 갈등으로 착공이 미뤄지는 등 사업 과정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고속도로 개통으로 상습 정체를 겪던 자유로·통일로의 차량 흐름이 개선되고 경기 서북부에서 서울과 경기 남부로의 접근성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ns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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