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게임 콘솔인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의 차세대 모델이 국내 예약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매진되면서 국내 게임 시장에 콘솔의 '황금기'가 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왔다.

2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최근 발간한 '차세대 콘솔 등장에 따른 게임산업의 변화와 전망' 리포트에서 이렇게 분석했다.

리포트에 따르면 콘솔 게임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327억달러(38조2천억원) 규모로, 모바일 게임 다음으로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모바일 게임이 35.8%, 콘솔 게임이 27.5%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우리나라는 1990년대부터 고사양 PC와 초고속 인터넷이 빠르게 보급된 영향으로 모바일 게임 다음으로 PC 게임이 여전히 큰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콘솔 게임 시장 성장세가 최근 가파르다. 국내 콘솔 게임 매출액은 2017년 3천734억원에서 2018년 5천285억원 규모로 1년 만에 40% 넘는 성장률을 보였다.

리포트는 "2017년 닌텐도 스위치가 발매되면서 콘솔 성장률을 견인했다"며 "콘솔 시장 황금기라 불렀던 PS2 때 이후로 가장 활성화되는 분위기"라고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콘진원은 콘솔 시장 황금기가 관측되는 첫 번째 요인으로 우선 올해 전 세계를 강타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가 장기화하는 점을 꼽았다.

리포트는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실내 여가활동이 권장되는 사회적 분위기가 형성됐다"면서 "게임은 가상 공간에서 사회적 활동과 상호 작용이 가능한 매체로 주목받고 있다"고 짚었다.

게임 이용 연령대가 높아지고 유료 게임에 대한 인식이 바뀐 점도 콘솔 시장의 부흥을 이끌 요인으로 꼽혔다.

과거에는 콘솔 게임이 '수십만원이 넘는 비싼 오락기'로 인식됐으나, 요새는 "스마트폰도 100만∼200만원 하는데 콘솔은 30만∼50만원을 내면 몇 년 동안 초고사양 게임을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이용자가 많다.

리포트는 "온라인·모바일 게임을 통해 유료 게임·아이템에 익숙해진 이용자도 늘어났다"며 "콘솔 게임사들도 온라인 구독형 서비스를 통해 비용 장벽의 체감을 낮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닌텐도 스위치와 게임 '동물의 숲'이 다양한 연령대의 신규 콘솔 이용자를 많이 만들었고, PS4 등 8세대 콘솔이 황혼기에 접어들면서 기기 사양을 최대한 활용한 고품질 게임이 많이 출시되고 있는 점도 콘솔 부흥 요인으로 분석됐다.

과거 전무했던 게임 타이틀 한글화가 많아진 점, 닌텐도 e숍이나 소니 PSN 스토어 등 일본 게임사들의 온라인 스토어 관리 품질이 향상된 점도 호재로 꼽혔다.

리포트는 과거 국내 콘솔 시장의 경우 게임 불법 복제가 만연한 것이 큰 문제였는데, 현재는 게임 이용자들의 인식 개선 등으로 불법 복제가 줄어들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리포트는 "콘솔 게임 시장이 다시 한번 성장하면 국내 대형 게임사들도 콘솔 게임 제작 활로가 개척되고, 모바일에 집중된 국내 시장이 다양성을 모색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기대했다.

9세대 콘솔인 소니 PS5와 MS 엑스박스 시리즈 X·S는 각각 다음 달 12일과 10일 출시된다.

PS5는 지난달 18일, 엑스박스는 지난달 22일 예약 판매를 했는데 두 기종 모두 예약 판매를 시작하자마자 준비된 물량이 매진됐다.

hyo@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