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째 아이스크림만 먹는 여자의 사연이 소개됐습니다.
지난 22일 유튜브 'SBS STORY' 채널에는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 레전드 영상이 올라왔는데요. 이번에 공개된 영상은 지난 2015년에 방송된 것으로, 사연의 주인공은 김민주(당시 42세)씨였습니다.
그는 옷으로 온몸을 꽁꽁 싸맨 채 매일 집 근처 마트를 찾았는데요. 아이스크림을 사기 위해서였죠.
집으로 돌아온 민주 씨는 "몸이 항상 추우니까 따뜻하게 입지 않으면 감기에 쉽게 걸린다"라고 말했는데요. 땀범벅이 된 제작진과 달리 그는 옷을 일곱 벌이나 껴입고 있었습니다. 실내 난방 온도는 40도, 여기에 전기난로까지 켜져 있었는데요.
제작진은 "이렇게 추위를 타는데 아이스크림은 왜 산 거냐"라고 물었습니다. 이에 민주 씨는 "제 밥이다"라고 답했는데요. 실제로 그의 냉장고 안에는 다양한 아이스크림으로 꽉 차있었습니다.
하지만 민주 씨는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조차 쉽지 않았는데요. 크게 심호흡을 한 그는 아이스크림을 한입 베어 물었습니다. 이내 고통스러워하더니 팔팔 끓인 물을 들이켰는데요.
민주 씨는 "아이스크림 먹고 나면 시원스럽게 목에서 내려가지 않는다"며 "그래서 소화되게 뜨거운 물을 먹는 거다"라고 말했습니다. 이 작은 것 하나 먹는데도 1시간이 걸린다는데요. 어머니는 이런 딸의 모습을 볼 때마다 속이 타들어갔죠.
민주 씨는 "일반적인 음식을 전혀 섭취하지 못한다. 먹기는 해야겠고.. (그래서 아이스크림만 먹는다)"라고 털어놨습니다. 집안 곳곳에는 먹는 것이 고통이었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는데요.
민주 씨는 한때 영양부족으로 몸무게가 28kg까지 빠지기도 했습니다. 아이스크림을 먹고 그나마 살이 붙은 거라는데요. 그럼에도 심각한 저체중으로 가족들 역시 힘든 시간을 보내야 했죠.
민주 씨는 "나한테만 얽매여있고, 엄마의 시간이 전혀 없다"며 죄송한 마음을 드러냈는데요. 그는 "(12년 전) 저녁에 삼겹살 사다가 김치찌개를 해서 맛있게 먹었다"며 "잘못됐는지 완전 급체를 했다. 죽을 만큼 고통스러웠다"고 회상했습니다. 그 뒤로는 정상적인 음식 섭취가 안됐다는데요.
민주 씨의 건강 상태를 살펴본 의사는 "내시경 검사상에서는 위에 염증, 식도에 손상 정도가 보인다"라고 전했습니다. 식사를 하지 못하는 것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데요.
의사는 "심리적으로 어려운 점이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서 자기는 위 기능이 약하고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 먹는 것에 극도로 예민하게 되고 불안하게 돼서 거부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습니다.
민주 씨는 "(체했을 당시) 아버지가 간경화 때문에 아프셨고, 저는 맏딸이었기 때문에 어느 정도 책임감도 있었다"라고 털어놨는데요. 12년 전 체했던 기억이 자신의 힘든 상황과 겹쳐 음식을 거부하게 된 겁니다.
의사는 "갑작스럽게 큰 변화를 기대하기 보다 (음식을) 뱉어내는 한이 있더라고 씹어보고 (그래야 한다)"고 말했는데요. 이에 민주 씨는 "마음 편안하게 먹고 음식을 먹어보려 한다"며 각오를 전했죠.
이번 영상을 접한 네티즌들은 "꼭 건강하시길..", "트라우마가 방치된 듯.. 힘내세요!", "꼭 회복하세요", "너무 안쓰럽다.." 등의 반응을 보였습니다.
<사진·영상출처=유튜브 'SBS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