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진 연세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조두순으로부터 성폭력 피해를 입은 나영이 가족을 위해 모금 활동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신 교수는 23일 조선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동 성범죄자가 피해자와 같은 동네에 산다는 건 정신적 학대"라며 "나라가 그런 상황을 막아줄 수 없다면 시민들의 뜻이라도 모을 것"이라고 입장을 전했는데요. 

그는 해당 인터뷰를 통해 나영이 가족이 처한 현 상황을 자세하게 설명했습니다. 

신 교수에 따르면 나영이 가족은 매달 기초생활수급 급여를 받을 정도로 경제적 곤란을 겪고 있는 상황. 조두순을 피해 이사를 간다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하는데요.  

이 가운데 조두순은 오는 12월 출소하면 경기도 안산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의사를 밝혔습니다. 피해자 가족으로서는 당혹감과 두려움을 느낄 수밖에 없죠.

신 교수는 나영이의 초기 심리 치료를 맡았던 소아정신과 전문의인데요. 

그는 "끔찍한 일을 겪은 나영이는 한동안 심각한 우울증 증세를 보였다"며 "말수도 적고 음식 또한 먹지 않으려 했다"고 떠올렸습니다. 

이어 "배변주머니 제거 수술 성공과 심리 치료가 이어지면서 나영이 마인드가 점차 긍정적인 상태로 바뀌었지만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덧붙였는데요. 

신 교수는 성범죄 피해자를 위해서라도 '보호수용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조두순 같은 흉악 범죄자는 징역 기간을 마친 후에도 정신병원 등에 강제로 수용해야 한다는 것. 

그렇지만 보호수용제도는 인권 침해, 이중 처벌이라는 비판 속에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  

그는 "국가가 이런 잔혹 범죄의 피해자들을 끝까지 보호해주지 못하는 실정에 통탄했다"며 모금 운동 계획을 알렸는데요. 

모금은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 홈페이지에서 오늘(23일)부터 이뤄질 예정입니다. 

한편 신의진 교수는 새누리당 비례대표로 19대 국회의원을 지낸 인물입니다. 

20대 총선 공천 과정에서 '나영이 주치의'를 강조했다가 뭇매를 맞았는데요. '아이심리백과'를 비롯해 다수 육아 지침서를 출간했습니다.  

<사진출처=뉴스1, 한국폭력학대예방협회 홈페이지, S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