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 아이를 여행 가방에 가둬 숨지게 한 계모에 대해 법원이 살인죄를 인정했습니다.

비좁은 여행용 가방 2개에 7시간 넘게 연달아 갇힌 9살 아이는 몸무게는 불과 23kg. 피해 아동은 자신의 아버지와 혼인신고 없이 함께 살던 동거녀 A씨를, 엄마라고 불렀습니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1부(재판장 채대원)는 16일 살인과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A(여·41)씨에게 징역 22년을 선고했습니다. A씨와 변호인이 "살인에 고의가 없었다"고 주장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살인죄를 적용했는데요.

A씨의 범행 수법은 굉장히 잔인했습니다.

A씨는 지난 6월 1일 충남 천안의 한 아파트에서 피해 아동 B군이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여행용 가방에 3시간 동안 가뒀습니다.

여행용가방의 크기는 불과 가로 50㎝, 세로 70㎝ 정도. B군 가방 안에 용변을 보자, 그마저도 가로 44㎝, 세로 60㎝ 크기의 더 작은 가방에 감금합니다.

검찰이 밝힌 마네킹 현장 검증 결과는 충격적이었는데요. B군 가슴과 배, 허벅지가 밀착된 상태였을 거라는 것. 심지어 제2 가방은 몸보다 더 작아 아이는 90도로 목을 더 꺾었을 거라고.

그럼에도 몸무게가 70㎏대인 A씨는 이 가방 위에 올라가서 뛰었습니다. 자신의 친자녀들에게도 가방에 올라오도록 했다고 하는데요. B군의 몸무게는 불과 23kg. 아이는 총 160kg가량의 무게를 견뎌야 했습니다.

A씨는 B군이 숨을 쉬기 위해 지퍼를 떼어내 가방에 틈이 생기자 테이프로 막고 가방을 여기저기 끌고 다녔습니다. 또 헤어드라이어로 가방 안에 뜨거운 바람을 30초간 불어넣은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A씨는 B군이 가방에 갇혀 "숨이 안 쉬어진다"고 호소했으나 학대는 계속 이어졌는데요. 울음소리와 움직임이 줄었음에도 그대로 방치했습니다.

B군은 결국 심정지 상태로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이틀 뒤인 3일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사망했습니다.

A씨는 훈계 일환으로 피해자를 가방에 가뒀고, 자신의 행위로 피해자가 죽을 수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했는데요.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A씨가 숨진 아동의 사망에 대한 인식을 충분히 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판시했습니다.

이어 A씨는 (숨진 아동이 감금됐던) '가방 위에 올라간 적은 있지만 뛰지는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목격자들이 명확하게 진술하고 있어 뛴 사실이 없다는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 

A씨가 진정으로 반성하는지 의문"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피고의 친자녀들이 'B군이 제1가방에서 나왔을때 상태가 힘들어보였고, 제2가방에서 A씨가 뛰었을때 (B군이) 비명까지 질렀다'고 진술한 것. 

그러면서 "친부가 피해자의 몸에 난 상처를 보고 따로 살겠다고 하자 흔적을 남기지 않는 방법을 찾아 폭행하다 살인까지 이어졌다"며 "수차례 반성문을 제출했지만 아이에 대한 동정조차 찾아볼 수 없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며 양형이유를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검찰이 함께 구형한 A씨에 대한 20년간 위치추적 장치 부착 명령에는 '재범 사유 가능성이 없다'며 기각 했습니다.

<사진 출처=연합뉴스,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