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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영화 <사냥의 시간>으로 오랜만에 영화로 컴백한 이제훈과 영화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를 본 소감과 넷플릭스를 통해 이 영화가 공개되어서 어떤 느낌인가?

<사냥의 시간>은 꽤 직선적인 영화다. 이 영화는 치기 어린 젊은이들이 엄청난 킬러에게 쫓기면서 도망을 가게 되고 그로 인한 위기 상황을 타개해 가는 과정을 담은게 묘미라고 본다. 영화의 마지막 내가 어떤 선택을 하는 부분에 있어서 '도망할 것인가? 아니면 다시 위기를 마주할 것인가?'를 놓고 보자면 이 영화는 그러한 운명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선택해야하는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나는 이 영화를 본 다양한 사람들이 여러 해석을 내세운 것에 기분이 더 좋았다. 시나리오로 읽었지만 생각지도 못한 부분을 해석해 주거나 나와 같은 비슷한 공감을 해줘서 좋았다. 게다가 넷플릭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해외 190개국의 사람들이 함께 관람해서 그런지 다양한 해외 관객들의 반응을 보는 재미도 쏠쏠했다.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헬조선 시대를 살아가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다고 했는데 동의하는지? 달리 보면 이 영화는 친구를 위험에 빠뜨린 주인공의 이야기나 혹은 친구들 끼리 위기를 극복해 나가는 영화로 볼 수 있다. 본인은 이 영화를 어떤 영화로 정의하고 싶으신가?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선택의 순간을 해야할 때가 있다. 그때마다 결과를 받아들일지 아니면 순응해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나는 이 영화가 그에 따른 선택의 결과에 대해 이야기하는 영화라고 본다. 나 역시 지금의 인생을 그런 선택을 통해 살아왔고 앞으로도 거기에 대해서 생각해야 한다. 내가 원하지 않은 결과에 있어서 맞서 싸우거나 준석이 처럼 대응하고 혹은 그 이상의 무언가를 얻기 위한 과정을 몸소 다 받아들이고 돌아갈 수 있는 시기가 과정이라고 본다.


-긴 시간 동안 이 영화를 준비했다. 어떤 점에서 이 영화 작업에 오랫동안 매달렸나?

윤성현 감독과는 과거 <파수꾼>을 하면서 친분이 생겼는데, 이 사람이 영화를 대하는 태도와 자세에 있어서 많은 영향을 받았던 것 같다. <파수꾼> 촬영 당시에도 서로 열의를 보이면 만든 적이 있었기에 그 이후 작품 활동에 있어서 큰 뿌리가 되어준 고마운 사람이다. 무엇이 되었든 간에 함께하고 싶었고 그와 함께라면 배우로서 성장할 기회가 있을거라 생각했다.

촬영 기간도 길었던 만큼 후시 녹음 같은 후반 작업도 여러 번 해야 했다. 윤성현 감독이 욕심과 세계관을 채우는 데 있어서 많은 것을 시도하다 보니 길어진 게 많았다. 그럴수록 '이 영화에 대한 집념이 엄청난 사람이었구나' '내가 그와 함께하는것은 틀리지 않았구나'라고 생각했다. <사냥의 시간>은 윤성현 감독의 재능을 보여준 작품이었다. 

-아이디어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는데, 본인 아이디어가 더해진 장면은? 어떤 식으로 연기외 작업에도 참여했나?

아마도 이번 작품이 그동안 내가 연기 한 것중 20배는 더 힘들었던것 같다. 한 장면 찍을때마다 감독님과 함께 '이게 맞는 걸까?'서로 의논할 정도였고, 무엇보다 이번 영화에서는 내가 경험한 적 없었던 두려움, 공포를 느끼는 사람의 감정을 연기해야 했는데, 그런 경험이 없다보니 철저히 상상력을 기반으로 연기해야 했다. 악역인 한이 나를 총으로 위협하고 죽이기 일보직전까지 가는 상황을 상상하고 느껴야만 했다.

특히 후반부 총기 난사와 감정이 극대화된 부분은 나조차도 상상하지 못한 부분이었다. 아마도 그 대목에서 내 아이디어와 의견, 특히 상상력이 많이 반영 되었던 것 같다. 생각해보니 의상에 우리 배우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되었던것 같다. 극 중 내가 연기한 준석이 돌아가신 어머니와 함께 하와이에서 사는것을 꿈꿔왔는데, 그 점을 반영하기 위해 팔 문신에 하와이 야자수 문신을 새기는 게 좋겠다고 의견을 드렸다.


-<파수꾼> 때와 지금의 <사냥의 시간>을 돌아 봤을 때 본인의 변화는?

그 당시 나는 단편영화를 여러 번 찍고 있었는데 첫 주연을 맡은 작품이 <파수꾼>이었다. 그 당시에는 연기를 잘해야겠다는 포커스에만 집중을 했다. 마치 경주마가 달릴 때 시야만 가리고 앞으로만 달리는 것과 같다고 해야 할까? 하지만 시간이 흘러가면서 내가 연기하는 캐릭터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연기외에도 동료,스태프와 어우러져서 현장 분위기를 이해하고 높여줘야 하는 분위기 메이크업을 주연 배우가 해줘야 한다는 책임감이 생기게 되었다. 그래서 현장에 있으면서 여러 제작진과 소통하고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고, 귀를 열고 포용하려는 자세로 바뀌게 되었다.


-이들이 떠나고자 한 유토피아 같은 장소를 대만 컨딩으로 선정한 특별한 이유는?

윤성현 감독과 하와이 화보 촬영 작업이 있어서 같이 간 적이 있었다. 그때 한 호텔을 갔는데 영화 <펀치 드렁크 러브>의 배경이 된 호텔로 온 것이다. 그곳을 보면서 하와이 같은 해변을 꿈꾸며 이런곳에서 영화를 찍으며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준석이 지옥을 벗어나 유토피아로 가자는 생각이 들었고, 장소를 선택하는 과정에서 컨딩이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훈만의 유토피아는 무엇인가?

지극히 내 개인적인 이야기다. 나는 극장 하나 차리는게 꿈이다.(웃음) 극장에서 넷플릭스로 스트리밍을 보는 것도 너무 좋은데, 개인적으로 필름 영화를 상영하고 싶은 로망이 있다. 과거에 필름으로 틀어주는 독립영화를 보며 씨네 키드가 되고 싶은 꿈이 있었다.

<사냥의 시간>이 끝나고 뉴욕으로 도망간 적이 있었는데 그때 뉴욕에서 여러 독립영화와 추억의 영화들을 보며 힐링을 많이했다. <티파니에서의 아침>,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직접 보니 너무 환상적이었다. 그 순간을 오랫동안 계속 느끼고 싶어서 나만의 극장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따.


-동년배 배우들과 함께한 소감은?

참 좋았다. 특히 <파수꾼>에서 함께 한 감독과 배우가 함께해서 더욱 좋았다. 박정민 배우를 위협하는 장면에서 문득 <파수꾼>의 어떤 장면이 오버랩 된 것 같아 묘한 기분이 느껴졌다.(웃음) 정민이와도 이 대목과 관련해 많이 이야기를 나눴다.(웃음) 또래 배우들과 하면서 왜 평소에 이런 작업을 안했을까 생각했고, 앞으로도 젊은 친구들과 함께하는 작업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에서 한을 보고 식은땀을 흘리는 모습이 마치 귀신을 본 것 같은 장면 같아 인상적이었다. 그 장면에서 땀을 너무 많이 흘리셔서 셔츠를 여러 번 갈아입지 않았나 생각될 정도였다.(웃음) 현장 분위기와 박해수 배우의 연기도 한몫했을 테지만 단순히 감정 이입으로 만들어진 장면이 아니었을것 같다. 이 장면에서 어떤 감정과 생각을 갖고 연기를 하셨는지? 혹시 사시면서 가장 무서운 순간을 떠올리시지 않았나 생각되는데 그런 것인지? 궁금하다.

어렸을 적 경험을 토대로 연기했다. 등교를 하다가 불량배와 마주하게 되었는데, 그 순간은 정말 심장이 '쿵'하던 순간이었다. 마치 신체에 영혼이 빠지던 순간이라고 해야할까? 하필 그 때 우윳값이 담긴 노란 봉투를 들고 갔던 때였는데, 이 돈을 뺏기면 부모님한테 크게 야단맞을것 같아서 불량배가 부르는데도 냅다 도망가게 되었다. 다음날 학교를 가야 하는데 그 불량배가 동네 어디선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것 같아서 학교 가기가 너무 무서웠다.

바에서 한을 마주한 연기는 학창시절 불량배를 만나 협박을 당했던 그 순간을 떠올리며 완성한 장면이었다. 그러고보니 내가 예전 물에 빠졌을때의 기억도 생각했던것 같다. 내가 수영을 못해서 정말 죽을것 같다는 생각을 했는데, 나도 연기하면서 이 감정이 그때 내 감정이 만나 생각이 들더라. 돌이켜 보면 살면서 느꼈던 무서운 순간을 떠올리며 연기를 해야 했던 작업이어서 촬영하면서 이제 그만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극한의 감정을 연기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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