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살 의붓아들을 여행 가방에 7시간 감금한 천안 계모의 행적이 공개됐습니다.
24일 방송된 KBS2 '제보자들'에서는 사건이 일어난 지난 1일, 천안 계모의 행적을 추적했는데요.
7시간 동안 좁은 여행 가방에 갇혀있었던 아들은 집에 있던 계모의 신고로 병원에 긴급 이송됐지만 이틀을 넘기지 못하고 숨지고 말았습니다. 거짓말을 했다는 이유로 아이를 여행 가방에 가둔 계모는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송치됐는데요.
한 주민은 "계속 보고 있었는데 아이가 실려 나오더라. 원래 그런 상황이면 엄마가 제정신이 아니지 않냐. 그런데 (계모는) 뒤에서 그냥 가방 들고 서 있더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습니다. 또 다른 주민은 "캐리어에 가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인 살인 행위 아닌가 싶다. 캐리어만 보면 너무 화가 치밀어 오르고 울컥울컥한다"며 분노했는데요.
아이가 가방에 갇혀 숨도 제대로 쉬지 못하는 동안 계모는 어디서 무얼 하고 있었을까요. 당시 계모는 다른 자녀들에게 아들을 잘 감시하라고 말한 뒤 지인들과 함께 고깃집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반주를 하며 시간을 보냈는데요.
식당 관계자는 "2주 동안 세 번 정도 왔다"며 "한 번은 여자 네 명, 또 한 번은 아이들, 맨 마지막으로 노란 원피스를 입고 왔었다"고 기억했습니다.
식당 CCTV에 담긴 계모의 모습은 너무나도 즐거워 보였는데요. 그는 한 시간가량 갈비와 냉면을 먹은 후 계산까지 직접하겠다며 지인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근처 카페로 이동했는데요.
카페 직원은 "그날 바람이 많이 불어서 제가 앞문을 닫아놨다. 그런데 계속 담배 피우러 나가니까 문을 확 열고 닫았는데 바람에 아이스크림 컵이 다 날라갔다"며 "그분(계모)이 밖에서 그걸 분명히 본 것 같다. 그것 때문에 기억에 많이 남는다"라고 회상했습니다.
그렇게 계모는 카페에서 2시간가량 시간을 보낸 뒤 집으로 돌아왔고, 아들을 4시간 더 방치했는데요. 계모가 지인들과 즐겁게 웃고 떠드는 사이 아이는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특히 계모는 과거에도 의붓아들을 학대한 정황으로 신고당한 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천안서북경찰서 관계자는 "현재성이나 즉시성이 있을 때 현장을 가지 않나. 그게 부족했다"며 "아이의 상태가 위중하고 학대가 지속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정황이 있어야 경찰력이 개입할 수 있는 동력을 받는데 그게 부족했다"고 말했는데요.
이어 "이 상황에서는 아동보호전문기관 현장조사원들이 가정에 가서 면밀하게 가정환경을 조사하는 게 더 낫겠다는 판단을 내려서 실무적으로 의로를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신고 후 5일 만에 아동보호기관에서 집을 방문했지만 몸에 학대 흔적이 미비하고, 부모가 반성한다는 이유로 아이는 그대로 집에 남겨지게 된 것.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종속관계, 소유물이란 이야기를 하는데 이미 자녀와 부모의 관계에서 '부모는 너의 위에 있다' 그리고 내가 너의 생존권까지도 쥐고 있다. 아이에게 생종권은 먹고, 자고 이런 문제들"이라며 "'그것에 대한 권한은 내가 가지고 있다'라고 생각하면 '너 나한테 잘해야지'라고 하는데. 그걸 어겼다면 나의 존재, 가치, 위치를 무시하고 깔아뭉갰다는 생각까지 한다. 어떻게 보면 왜곡된 해석인데 부모 입장에서는 스스로 화를 더 돋우는 격이 되는 거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사진·영상출처=KBS2 '제보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