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사한 지 2년 만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22살 여성의 안타까운 사연이 전해졌습니다.
지난 3일 방송된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는 타지에서 직장 생활하던 지현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을 조명했는데요.
그가 생활했던 방에서는 두 장의 유서가 발견됐습니다. 회사에서 본인을 괴롭혔다는 두 사람의 이름이 적혀있었죠.
이렇듯 유서에는 직장생활에 대한 이야기가 반복적으로 언급됐지만, 관계자들은 전혀 문제가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지인들의 의견은 달랐는데요. 평소 회사에서 지현 씨를 둘러싼 이야기가 퍼지며 괴로움을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죠.
특히 사내 연애를 하던 지현 씨는 남자친구와 관련된 소문에 스트레스를 받았다는데요. 전 직장동료는 "어떤 언니(A씨) 한 명이 약간 무리를 만드나 봐요 '되게 물타기를 한다' 그래가지고 마음에 안 들면 약간 소문 같은 걸 내서 이렇게 한다고 제가 지현이한테 들었거든요"라고 증언했습니다. 이어 "퇴근하고 오면 거의 매일 울었던 거 같다"고 덧붙였죠.
입사 동기는 "이모들이 말만 하면 쟤 그런 거 같아' 이런 식으로 얘기하면 타고 타고 탈의실 이런 데서.."라며 소문이 돌았던 것이 사실임을 전했는데요.
이러한 분위기에서 회사생활을 이어가던 중 지현 씨를 힘들게 한 사건은 또 일어났습니다.
그의 작업 라인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문제가 생겼고, 팀장 B씨에게 문책을 당한 건데요. 공정에 관련된 직원은 여러 명이 있었지만 불려가 시말서를 쓴 사람은 지현 씨 한 명이었던 것.
동료들이 회사를 떠날 때도 책임감으로 버텨왔던 지현 씨는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마는데요.
"강 팀장(가명), 김소리(가명). 이 두 명이 정말 다니기 싫게 만든다.. 김소리 제발 나에 대해서 뭘 안다고 떠들고 다녀. 진짜 애지간히 괴롭혀라…. 한 마디도 못하는 내가 진짜 너무 싫네" (유서 중)
이후 장례식장에 온 회사 관계자들의 태도는 심상치 않았습니다. 본부장과 기숙사 사감이 지현 씨의 유서를 다 찍어갔다는 겁니다.
회사 사람들은 지현 씨의 남자친구도 따로 불러냈는데요. 그를 차에 태운 공장장은 녹음기를 꺼내 들었습니다. 녹음을 시작한 뒤 꺼낸 첫마디는 '그날 지현이랑 싸웠어?'였는데요. 직원들과 사이가 안 좋았던 사실을 덮으려 남자친구에게 이 같은 질문을 한 것으로 보였죠.
지현씨 가족들은 장례를 치르고 10일이 지나서야 회사의 입장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자체 조사를 한 결과 (유서에 이름이 나온) A 씨가 지현 씨를 괴롭힌 적이 없다고 말했는데요.
이에 가족들은 A 씨뿐만 아니라 B 팀장과의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B 팀장 역시 제품에 문제가 있어 지현 씨를 2번 정도 교육한 게 전부라고 말했는데요.
특히 가족들은 시말서를 쓰게 한 적이 없다는 B 팀장의 주장에 지현 씨 유품에 있었던 시말서를 보여줬습니다.
그러자 B 팀장은 "아무리 찾아봐도 못 찾았다"며 "저도 안 썼나 보다고 생각을 했는데 정말이다. 서로 잘해보자는 개념에서 지현이가 안 써도 상관없고 '본인이 어떤 부분을 잘못했는지 그것만 생각해 봐라' 그렇게 하고 제가 끝냈다"라고 말했는데요. B 팀장은 지현 씨 유서에 왜 자신의 이름이 적혀 있는지 이해하지 못한 반응을 보였습니다.
변명하기 바쁜 이들에게 가족들은 지현 씨 영정사진을 들어 보였는데요. 그러면서 "지현이 여기 있다"며 "사죄할 거 사과해라"라고 말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습니다.
꽃다운 나이에 자살을 선택하고 만 지현씨. 그의 죽음은 누구에게 보상받아야 할까요.
<사진출처= SBS '궁금한 이야기 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