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모든 진료소는 신천지와 관련 있는 사람만 먼저 무료로 검사해주고 일반 2차 감염 의심 환자들은 집에 자가격리하라고 하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대구 시민입니다 지금 너무나 분하고 슬프고 아픕니다'라는 제목의 국민 청원이 올라왔습니다.

같은 날 코로나 선별진료소를 방문해 폐렴 확정을 받았다는 46세 남성 A씨의 청원글인데요. A씨는 "신천지와 해외여행하고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2주 동안 인근 마트를 제외하고는 집에서 (4살 쌍둥이, 6살 큰 딸) 애들과 함께 지냈다"라고 운을 뗐습니다.

지난주 수요일부터 기침과 미열이 있었던 그는 지역 보건소에 문의했다는데요. 이에 직원의 말에 따라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며 감기약을 복용했다고 전했습니다.

선별진료소는 열이 38도가 넘어야 갈 수 있었는데요. 결국 동네 내과에 가서 감기몸살 주사를 맞고 집으로 돌아왔다는 A씨. 그는 " 대구 지역 선별진료소를 검색해 전화해봤지만 5군데 다 통화중이었다"며 "질병관리국은 더욱더 통화가 되질 않았다"라고 전했습니다.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던 A씨는 26일 아침에 열이 39도까지 올라 갑자기 의식을 잃었고, 119를 통해 대구의료원 선별진료소에서 검사를 받았는데요.

왼쪽에 폐렴이 있다는 진단을 받은 A씨는 평소 앓고 있는 당뇨와 혈압으로 호흡이 힘들다고 호소했습니다. 하지만 병원 진료를 받을 수 없다는 대답만 돌아왔는데요.

코로나19는 기저질환이 있는 이들에게 특히 치명적입니다. 당혹감을 감추지 못한 A씨는 지역 보건소에 다시 전화를 걸었는데요. 폐렴소견을 받은 사실과 함께 치료를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해 따졌습니다.

A씨는 "'아픈 거는 본인 잘못이 아닌가요' 하는 말에 정말 화가 나서 내가 신천지 교인과 교류도 없고 해외에서 옮긴 것도 아닌데 국가가 방역을 잘못해서 일어난 인재 아닌가 하면서 항의했다"며 당시 상황을 전했는데요.

이어 "'양성 반응이 나오면 내 인생과 우리 가족의 생명은 누가 지켜주냐' 울면서 얘기를 하니까 보건소 직원도 울면서 미안하다고 최대한 빨리 응급조치를 취해 볼테니까 집에서 혼자 방에 격리해서 기다리라고 얘기만 했다"고 덧붙였습니다.

A씨는 "지금 대구는 정말 지옥"이라며 "특히 선별진료소에 가도 신천지와 관련이 없으면 175,000원을 본인 부담하고 검사를 받아야한다"고 말했는데요. 양성이 나오면 급여로 바꿔 환불해준다는 것.

이어 "돈 없는 노인들은 진료비 내라고 하니 거의 대다수가 집으로 돌아가는 거 확인했다"며 "대구 모든 진료소는 신천지와 관련 있는 사람만 먼저 무료로 검사해주고 일반 2차 감염 의심 환자들은 자가격리 하라고 하고 있다"고 전했는데요.

마지막으로 A씨는 "보건소에서 알려준 매뉴얼로 5일을 행동하다 이지경까지 왔다"며 "대구가 특별재난지역이라고 선포해놓고 마스크 하나 못 싸는 이런 상태에서 지역주민들은 정말 힘들게 버티고 있다는 걸 알아달라"고 호소해 안타까움을 자아냈습니다.

해당 청원글은 현재 관리자가 검토 중인 청원으로 나타났는데요. 검토 기간에도 청원에는 참여할 수 있어 27일 오전 11시 기준 현재 44,857명의 동의를 얻은 상태입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