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에 보통 어떤 음식을 드시나요? 아마도 많은 남녀들이 분위기 좋은 식당을 생각할 것 같습니다. 이탈리안 혹은 경양식 레스토랑 정도를 선택하면 실패할 확률이 적죠.
그런데 여기 한 남성이 소개팅 음식으로 '감자탕'과 '짜장면', 그리고 '국밥'을 선정했다 낭패를 봤습니다. 이 남성과 소개팅을 했던 여성이 9일 포털 사이트에 사연을 올렸는데요.
여성 A씨는 최근 연상의 남성과 카페에서 소개팅을 했습니다. 소개팅남은 "저녁 어떤 걸 드시고 싶냐"고 물었죠. A씨는 "다 잘 먹는다"고 대답했습니다. 이후 "카페 근처에 저렴하고 분위기 괜찮은 양식당이 있으니 가자"고 권유했습니다.
그런데 소개팅남은 "다 잘 드신다고 하지 않았냐"며 A씨를 감자탕 집으로 데려갔습니다.
A씨는 난처했죠. "소개팅인데 평소처럼 손으로 뜯어 쪽쪽 발라 먹을 수도 없지 않느냐"는 입장. 때문에 평소와 달리 깨작거리며 먹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반면, 소개팅남은 소매까지 걷어 올린 채 쪽쪽 뼈를 빨아 먹었습니다. A씨는 "배가 많이 고프셨나 보다 하고 이해했다"고 했습니다.
이날 계산은, 첫 날이라 더치페이를 했다고 합니다. A씨는 애프터 신청을 할 생각까지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소개팅남이 A씨에게 "너무 이상형이다. 다시 한 번 보고 싶다"고 장문의 메시지를 보냈죠. 이에 A씨는 한 번 더 만나 보기로 결정했습니다.
두 번째 만남, A씨는 새로 구입한 흰 원피스에 오트밀 색상의 울 코트를 애프터 룩으로 결정했습니다. 소개팅남은 "맛집 데려가 주겠다"며, 이번에는 중국집으로 A씨를 인도했습니다. 짜장면, 군만두 등을 주문해 먹게 됐죠.
A씨는 흰 옷을 입었기에 짜장면이 튈까봐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했습니다. A씨는 "평소에도 짜장면 잘 먹지 않는다"고 했습니다. 중국집 식사 계산은 소개팅남이, 그리고 A씨는 카페에 가서 디저트와 커피를 계산했습니다. 즉 이번에도 더치페이였죠.
A씨는 소개팅남과 인연이 아니라고 생각했고, 자신의 의사를 정중히 전했습니다. 하지만 소개팅남은 A씨를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습니다. A씨는 "퇴근 후 집에 가려는데, 대뜸 '회사 근처니 얼굴만 잠깐 보자'고 하더라. 거절했는데 회사 입구에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회사 동료들의 눈이 신경쓰여 동행하게 됐고요. 소개팅남은 "저녁을 안 먹었다"며 A씨를 국밥집으로 이끌었습니다. 이번에도 소개팅남은 혼자 구슬땀을 흘려가며 국밥을 열심히 먹었습니다.
A씨는 소개팅남의 식사를 보다 다시 말을 꺼냈죠. "정말 인연이 아닌 거 같고, 앞으로 뵐 일이 없었으면 한다. 잘 지내셨으면 한다"고 말했습니다.
A씨는 사연을 적으며 "거칠게 쳐내자니 세상이 너무 험해 웬만하면 좋게 끝내고 싶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소개팅남은 굴하지 않았습니다. "왜 내가 아닌 거 같냐, 어떤 부분이 별로냐" 며 집요하게 물었습니다.
결국 A씨는 소개팅 첫 날부터 감자탕 먹은 것이 미스였다고 말했습니다. 소개팅남은 "감자탕이 싫으냐"고 되물었죠.
A씨는 "소개팅 첫 날 음식으론 적합하지 않은 것 같다"고 돌려 말했습니다. 하지만 소개팅남은 얼굴이 새빨개져 "감자탕이 어때서 그러냐. 그럼 한우 스테이크라도 썰아야하느냐"고 흥분했습니다.
A씨는 기분이 나빠졌습니다. 어차피 더치페이로 계산했는데, 한우 스테이크를 먹고 싶어해도 상관 없지 않냐는 생각. A씨가 추천한 양식당도 저렴한 편이었다고 합니다.
A씨는 소개팅남에게 "첫 날에 소매 걷어가며 쪽쪽 발라 먹어야하는 감자탕이 적합한 거냐. 두 번째 만남에서도 짜장면집 데려갈 줄 몰랐다. 흰 옷을 입었는데, 그게 예의 아니지 않느냐. 어디 가는지 말도 안 해주고 데려간 거라 거절도 못했다"고 결국 직구를 던졌습니다.
이어 "이렇게 안 친한 사이에 다짜고짜 찾아와 국밥을 먹는 것도 이상하다"고 지적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소개팅남은 황당하다는 반응. A씨에게 계속해서 "감자탕, 짜장면, 국밥이 어때서 그러냐"고 반복할 뿐이었습니다.
A씨는 "꼭 비싼 음식을 먹어야 한다는 게 아니다. 6,000원 짜리 돈까스라도 문제 없이 먹었을 거다. 그런데 같은 가격대 국밥, 짜장면은 이해하기 힘들었다. 이걸 불편해 하는 제가 이상한거냐"고 물었습니다.
네티즌들은 "소개팅남이 센스가 없는 것 같다", "지금 아무리 말해줘도 이해 못할 거다", "나도 감자탕 너무 좋아하지만, 소개팅날 먹고 싶진 않다. 센스와 예의의 문제인 듯" 등 반응을 보였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 컨텐츠 속 사진은 실제 사연과 관계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