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밖은 반전의 무대였습니다. 영화 속의 카리스마는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소탈한 모습이 눈길을 끌었습니다. 배우들의 꾸밈없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 다름아닌 뒤풀이 현장입니다.
 
지난 17일 밤. 서울 강남 한복판에 '배우는 배우다' 팀이 떴습니다. 압구정동에 있는 한 호프집에서 뒤풀이를 가졌는데요. 이날 진행된 VIP 시사회를 축하하는 자리였습니다. 김기덕, 신연식 감독을 비롯해 이준, 양동근, 오광록, 강신효 등이 함께 했습니다.

  


이준은 역시나, 음식을 먹고 있었습니다. 김볶, 뚝불, 대구탕에 이어 이번엔 튀김 안주였습니다. 이준에게 회식은 '계'를 탄 기분아닐까요. 빠른 손동작으로 안주를 섭렵했습니다. 그중 가장 좋아하는 새우 튀김을 손으로 잡고 터프하게 먹더군요.
 
영화 관계자들과는 잔을 맞대어 '화이팅'을 외치기도 했습니다. '배우는 배우다'에 대한 호평이 쏟아져서였을까요. 이준은 시종일관 기분이 좋아보였습니다. 영화 스태프, 관계자들과 폭풍수다가 끊이지 않더군요.   
 

"안주는 역시 새우튀김"
 

"영화 잘 됐으면 좋겠어요"
 
   

"베드신말고 감정연기를 봐주세요"
 

 

"설마, 또 날 찍는 건 아니겠지?" 

 그렇게 1시간 뒤….  
 


이준이 밖으로 나왔습니다. 몇몇 지인들이 장난삼아 발레 동작 중 하나인 '턴'을 하고 있었는데요. 한국예술종합학교 '그냥' 입학에 빛나는 이준이 가만히 있을 수 없었겠죠. 지인들 앞으로 당당히 다가갔습니다.
 
명불허전 '블랙스완'이었습니다. 이준은 지인에게 모자를 맡긴 뒤 '턴'을 선보였습니다. 한 쪽 발 끝을 살짝 세운 뒤 우아하게 손을 뻗었습니다. 자세는 곧았습니다. 이준의 진지한 턴에 지인들은 웃음을 참지 못하더군요.   
 

"턴은 그게 아니에요"
 

"제가할게요. 느낌 아니까~"
 

 

"SNL 블랙스완~"
 

 "꺅~~꺅~~"
 

 

"착지도 완벽해~"   
 


뒤풀이 패션도 눈길을 끌었습니다. 이준은 모노톤으로 남다른 패션 감각을 과시했는데요. 회색 라운드 티셔츠에 블랙 팬츠로 멋을 냈습니다. '엠블랙' 활동때와는 다른 시크한 모습이었습니다.
 
포인트는 페도라 모자였습니다. 이준은 평소 페도라를 애장품으로 꼽을 만큼 자주 착용하는데요. 이날 모노톤룩 덕분에 페도라 패션이 한결 스타일리시해보였습니다. 여기에 앞머리를 살짝 내려 귀여운 외모를 과시했습니다.  
 

 

사실, 카메라가 꺼지는 순간 180도로 변하는 스타들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준은 카메라가 있건 없건, 한결같았습니다. 블랙스완 놀이를 마친 이준은 대선배들을 직접 배웅했습니다. 특유의 밝은 미소로 인사하더군요.
 
오광록은 이준에게 사인을 부탁했습니다. 자녀들에게 줄 선물인가 봅니다. 이준의 사인에 오광록은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습니다. 다른 선배들에게도 깍듯했습니다. 대화를 나누는 순간에도 예의를 잊지 않았습니다. 경청, 또 경청하더군요.

 

"주니야~ 싸인 부탁한다"

 

 

"아~! 싸인 고마워"
 

 "모두 살펴가세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날 김기덕 감독도 뒷풀이에 함께했는데요. 하지만 또 다른 약속이 있는지 오래 머물지 않았습니다. 떠나기 전 조용히 밖으로 나오더군요. 배우와 스태프들에게 문자를 돌렸습니다. 한창 뒷풀이를 즐기고 있는 식구들을 배려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양동근도 기억에 남았습니다. 이날 양동근은 '힙합'을 외치는 자유로운 영혼이 아니었습니다. 아이를 품은 안은 아버지였는데요. 7개월된 아들을 직접 안고 '배우는 배우다' 뒷풀이 현장에 등장했습니다.
 
양동근은 아들이 추울까봐 초록색 포대기로 감쌌습니다. 모자를 씌워 머리를 따뜻하게 했습니다. 지인들에게 자신의 아이를 소개한 뒤에는, 주로 밖에 있었습니다. 혹시나 아들이 깰까봐 조심하는 모습이더군요.    
 

"아이 안고 골목길~"
 

 "오늘은 구리파파"
 

한편 영화 '배우는 배우다'는 지난 2008년 개봉한 영화 '영화는 영화다'의 후속작인데요. 톱배우 탄생의 뒷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합니다. 제작과 시나리오는 김기덕 감독이, 연출은 신연식 감독이 맡았습니다. 이준, 양동근, 서영희, 오광록, 강신효가 출연했습니다.
 
무엇보다 이준의 첫 스크린 주연작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데요. 이번 영화를 통해 이준은 벼락스타가 된 '오영' 역할을 연기했습니다. 섬세한 감정 연기부터 파격적인 베드신까지 소화했다고 합니다. 

 
글=김수지기자(Dispatch)
사진=이호준기자(Dispa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