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압적 자세로 "광주시민 학살에 책임 없다"

5월 단체 "전씨, 국민과 재판부 우롱…즉각 구속해야"

알츠하이머병 등 건강상의 이유로 5·18민주화운동 관련 재판 출석을 거부해온 전두환씨(88)가 버젓이 골프를 즐기는 모습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임한솔 정의당 부대표는 7일 전씨가 이날 오전 강원도 홍천의 한 골프장에서 골프를 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영상 속에서 전씨는 임 부대표에게 "광주하고 나하고 무슨 상관이 있어? 나는 학살에 대해 모른다", "나는 광주 시민 학살하고 관계 없다"거나 "발포명령을 내릴 위치에 있지도 않은데 군에서 명령권 없는 사람이 명령을 하느냐"고 말한다.

'1030억원에 이르는 미납 추징금을 내지 않느냐'는 임 부대표 질문에 "자네가 좀 납부해 주라"고도 한다.

전씨와 함께 라운드하던 이들이 임 부대표 일행에게 욕설을 퍼부으면서 골프채를 휘두르거나 촬영을 방해하는 모습도 포착됐다.

임 부대표는 <뉴스1>과 통화에서 "전씨가 가까운 거리는 카트를 타지 않고 걸어서 이동했다"며 "스윙하는 모습이나 대화하는 모습을 봤을 때 88살이라는 고령이 무색할 정도로 기력이 넘치고 건강해 보였다"고 전했다.

또 "아주 맑은 정신에서 저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면서 정신건강에도 문제가 없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며 "알츠하이머 환자가 절대 보일 수 없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서대문구 의원이기도 한 임 부대표는 "구의원으로 활동하면서 지난 1월부터 지속적으로 전씨가 골프 치는 모습을 추적해 왔다"면서 "여러 차례 허탕 치기도 했지만 그동안 파악해 둔 정황과 정보를 바탕으로 (골프를 치는) 전씨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전씨는 2017년 자신의 자서전에서 고(故) 조비오 신부를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라고 표현해 고인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됐다.

전씨는 사자명예훼손 재판의 첫 공판기일이 열린 지난해 8월, 같은 해 11월에도 강원도 모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27일 열린 첫 공판기일에 전씨는 알츠하이머병을 이유로 불출석했고, 지난 1월7일 재개된 공판기일에는 독감과 고열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이에 법원은 전씨에 대한 구인영장을 발부했고, 전씨는 3월11일 마침내 법정에 모습을 드러냈다.

대통령 퇴임 후 32년 만에 광주를 찾은 전씨는 법정에 들어서기 직전 '발포명령자'를 묻는 질문에 "이거 왜 이래"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고 재판 중에도 꾸벅꾸벅 조는 모습을 보여 공분을 사기도 했다.

5월 단체들은 전씨의 구속을 촉구했다.

조진태 5·18기념재단 상임이사는 "전두환 측이 건강을 핑계로 댄 것이 얼마나 국민과 재판부를 우롱한 것인지 다시 한 번 드러난 것"이라며 "비록 사자명예훼손 재판이지만 뻔뻔함을 넘어선 전씨를 구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후식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 회장도 "기가 막혀서 말이 나오지 않는다"며 "도저히 용서할 수 없는 모습을 다시 한 번 보였다"고 말했다.

(광주=뉴스1) 한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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