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미겸기자] "이.중.계.약"
탤런트 조여정이 이중계약을 맺었다. 현 소속사와 계약 기간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다른 소속사와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문제는 이중계약을 유도한 소속사가 강지환과 마찰을 일으킨 봄엔터테인먼트(구 에스플러스)라는 것. 조여정의 경솔한 행동과 봄엔터의 무리한 영입이 동시에 구설에 오르고 있다.
조여정이 유례없는 이중계약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현 소속사와의 계약이 남아 있는 상태에서 '봄엔터'와 도장을 찍었다. '디스패치' 확인 결과, '디딤531'과의 계약 만료일은 12월 16일. 하지만 조여정은 4개월 전인 8월 중순, '봄엔터'와 소속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이하 연매협)의 한 관계자는 22일 오전 "사실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조여정의 이중계약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디딤531'과의 계약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봄엔터'와 이중으로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연매협'은 FA 연예인에 대한 '사전접촉'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협회 규정에 따르면, 계약 만료 3개월 전까진 다른 기획사와 접촉 하거나 계약을 맺어서는 안된다. 이는 스포츠의 '템퍼링 금지조항'과 비슷하다. 프로야구의 경우 전 소속구단과의 교섭이 끝나기 전에 타구단과 접촉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디딤531' 계약서에 따르면, 조여정의 만료일은 2013년 12월 16일이다. 즉, 조여정은 9월 16일 이전에는 다른 기획사와 접촉을 해선 안된다. 하지만 계약을 7개월 앞둔 지난 5월, '봄엔터'와 사전접촉을 가졌다. 심지어 만료 4개월 전인 8월에는 전속계약까지 체결했다.
조여정 뿐 아니라 그를 부추긴 '봄엔터'도 비난의 화살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그도 그럴 것이 봄엔터의 이중계약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2008년 12월 강지환을 영입할 때도 조여정과 비슷한 문제를 일으켰다.
실제로 강지환은 잠보엔터테인먼트와의 계약이 8개월이나 남은 시점에서 '에스플러스'(현 봄엔터)와 전속을 맺었다. 이에 강지환은 2010년 1월부터 8개월 간의 활동 정지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에스플러스는 이 결정을 따르지 않고, 드라마 '커피하우스'에 강지환을 출연시켰다.
강지환과의 계약 해지 과정에서도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강지환은 계약서에 적시된 2012년 12월 31일을 계약 만료 시점으로 봤다. 에스플러스는 활동 정지 기간을 제외, 계약 연장을 주장했다. 결국 이 문제는 법원까지 갔고, 강지환의 승소로 마무리됐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수많은 신인이 있다. 그를 스타로 만들기 위한 기획사의 노력은 엄청나다"면서 "프로야구와 마찬가지로 템퍼링 금지는 가장 기본적인 상도의다. '연매협' 역시 이를 방지하기 위해 룰을 만들었다.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필요하다"고 질타했다.
하지만 '연매협'의 징계 수위를 불신하는 분위기도 팽배하다. 논란의 중심에 선 '봄엔터' 한공진 대표가 바로 '연매협' 부회장을 역임하고 있기 때문. 물론 '상벌위'는 연매협 내에서도 독립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아픈 살을 도려내기엔 진통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사진=디스패치DB>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