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식간에 당한 일이라 치료를 제지할 방도가 없었습니다"

19일 '오마이뉴스'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주교동에 위치한 한 치과에서 엽기적 수준의 과잉진료가 이루어졌다고 보도했습니다.

해당 치과에서 진료를 받은 다수의 환자들은 원장 A씨(여, 39세)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2017년 말 개원한 후 지난 5월까지 A씨에게 진료를 받은 환자는 약 200여 명. 피해자들이 털어놓은 실상은 가히 충격적이었습니다.

'오마이뉴스'에 따르면, 이모(여, 30대)씨는 충치치료를 위해 문제의 치과를 찾았다는데요. 그녀는 "(의사가) 마취를 한 상태에서 치아를 10개 넘게 갈아버렸다"라며 "현재는 앞니에 내 치아가 하나도 안 남았다"고 호소했습니다.

다른 환자들 역시 이모씨와 같은 일을 당했는데요. 치료 과정이나 치료비에 대한 충분한 설명도 없었으며 동의도 구하지 않았다는 게 피해자들의 주장입니다.

장모(여, 50대)씨는 "입을 벌린 상태에서 '이가 아프면 치료를 해야겠지요?'라고 묻는 게 전부였다"라고 당시 상황을 털어놨는데요. 방치할 경우 충치 전파속도가 빨라 위험하다는 식으로 판단력을 흐리게 했다는 것. 이후 환자에게 "치료에 동의하지 않았느냐"라고 책임을 뒤집어씌웠다는데요.

피해자들이 밝힌 진료비 총액은 일반적 상식을 뛰어넘었습니다. 대부분 10개가 넘는 치아를 치료하다 보니 한 명당 청구된 진료비는 400만 원이 넘었다는데요. 많게는2200만 원에 이르기도 했죠.

또 A씨는 치료비 대부분을 선납으로 결제할 것을 요구했다는데요. 치아를 10개 넘게 갈아놓은 상황에서 빨리 결제를 해야 후속 치료가 진행될 수 있다고 재촉했다는 겁니다. 이에 어쩔 수 없이 선납으로 결제한 이들이 많았다고.

사태의 전모는 A씨가 치과를 하루아침에 다른 의사에게 양도한 뒤 사라지면서 표면화됐는데요.

병원을 양도받은 현 원장은 "상황이 심각해 피해 입증에 발 벗고 나서기로 마음먹었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6세 이상 어린이의 영구치까지 손을 대 버렸다. 상식을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사태의 심각성을 전했습니다.

해당 사건은 지난 12일 SBS 시사프로그램 '궁금한 이야기 Y'를 통해 공개돼 눈길을 모이기도 했는데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대한치과의사협회 관계자는 "윤리위원회를 열어 진위 관계를 파악한 후 면허·징계권을 가지고 있는 보건복지부에 의견을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출처=SBS '궁금한 이야기 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