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이 전 세계 취재진을 향해 스포일러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20일 영화 '기생충' 보도자료집이 공개됐는데요. 그는 "부탁드립니다"라며 직접 간절하게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먼저 "요즘 관객들은 영화 사이트도 멀리하고, 사람 많은 극장에선 일부러 헤드셋을 쓴다고 한다"고 했습니다.

이어 "물론 '기생충'이 오로지 반전에 매달리는 그런 영화는 아니다"라고 했는데요. 영화 '식스센스'를 언급했죠.

봉준호 감독은 "그럼에도, 관객들이 매 순간 영화로 빠져들기를 만든 이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했는데요.

그는 "실례를 무릅쓰고 간곡히 부탁드린다. 스토리 전개를 최대한 감춰주신다면 큰 선물이 될 것 같다"고 했습니다.

'CJ엔터테인먼트' 측은 "프랑스 프레스킷에는 불어로, 미국 버전엔 영어 등으로 똑같이 게재될 예정"이라고 했는데요.

영화 '기생충'은 두 가족을 그렸습니다. 기택(송강호 분) 가족은 모두 백수인데요. 생계는 막막하지만, 사이는 좋죠.

장남 기우(최우식 분)는 과외 면접을 위해 박사장(이선균 분) 집에 갑니다. 이후 걷잡을 수 없는 사건이 벌어지는데요.

한편 영화 '기생충'은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 진출했습니다. 오는 21일 뤼미에르 극장에서 최초로 공개됩니다.

-다음은 봉준호 감독의 글-

부탁드립니다.

요즘의 관객들은 기대작 개봉을 기다릴 때, 평소 즐겨찾던 영화 사이트도 멀리하고 사람 많은 극장 로비에서는 일부러 헤드셋을 쓰고 음악 볼륨을 높인다고 합니다.

물론 '기생충'이 오로지 반전에 매달리는 그런 영화는 아닙니다.

어느 고교생이 '브루스 윌리스가 귀신이다'라고 외치는 바람에 극장 로비의 관객들이 좌절과 분노로(?) 치를 떨었던, 오래전 어느 헐리웃 영화와는 분명히 다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의 크고 작은 고비들마다 관객들이 때론 숨죽이고, 때론 놀라며, 매 순간의 생생한 감정들과 함께 영화 속으로 빠져들기를, 만든 이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래서 실례를 무릅쓰고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여러분들께서 이 영화에 대한 기사를 쓰실 때, 그간 예고편 등을 통해 노출된 두 남매의 과외 알바 진입 이후의 스토리 전개에 대해서 최대한 감춰주신다면 저희 제작진에게 큰 선물이 될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고개 숙여, 부탁의 말씀을 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영화감독 봉준호

<사진출처=기생충 스틸컷, 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