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한 여성이 당시 아이스하기 국가대표 선수 2명에게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하지만 가해자들은 아무런 형사처벌을 받지 않았는데요.


19일 'KBS 뉴스'에 따르면, 지난 2009년 3월 21일 새벽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거리에서 27살 유 모 씨는 술을 마시고 콜택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한 남성과 마주쳤는데요.


피해 여성은 "집을 데려다주겠다고 했는데 거부했다. 건너편에 편의점이 있었는데, 음료를 사 와서 저한테 건네줬다. 그러고 나서 기억이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몇 시간 뒤 유 씨가 눈을 떠보니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모텔 방 안 이었는데요. 전혀 모르는 남성이 자신을 성폭행하고 있었다고 했습니다.


피해 여성은 "성행위를 하고 있었다. 그때 어두운데도 윤곽이 보였다. 눈을 같이 마주쳤다"라고 했습니다.


유 씨는 화장실 안으로 몸을 피했는데요. 이 남성은 급하게 모텔을 빠져나갔습니다.


그런데 유 씨 지갑에 있던 수표와 현금 등 수십만 원도 사라졌는데요.


얼마 뒤 유 씨의 수표를 쓰던 한 남성이 붙잡혔습니다. 바로 성폭행이 있던 날 새벽 거리에서 마주친 남성이었는데요.


이 남성은 다름 아닌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 이 모 씨였습니다.


조사 결과 이 씨가 모텔로 데려가 먼저 유 씨를 성폭행했는데요. 이후 친구인 또 다른 국가대표 김 모 씨를 불러 유 씨를 성폭행하게 했습니다.


하지만 검찰의 최종 판단은 2명 모두 '기소유예'였는데요. 재판에 넘기지 않았습니다.


가해자들이 '초범'이고 '우발적' 범행이라는 판단과 이었는데요. 피해자가 '선처'를 호소하며 제출한 '탄원서' 등이 기소하지 않은 사유였습니다.


하지만 유 씨는 합의서를 써주면 단지 처벌 수준이 낮아지는 정도로만 알았다고 했습니다. 아예 처벌조차 받지 않을 줄은 몰랐다고 하는데요.


피해 여성은 "(상대 변호사가) '합의를 봐도 죄를 받는다니까?' 이렇게 했다. 처벌받을 줄 알았다. 억장이 무너졌다"라고 말했습니다.


유 씨는 뒤늦게 이런 사실을 깨닫고 다시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기 시작했다고 호소했는데요.


피해 여성은 "끊임없이 자살을 시도했다. 왜냐면 정체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살고 싶은 의욕이 없었다"라고 했습니다.


이 씨와 김 씨는 지금도 아이스하키 국가대표인데요. 가해자 측은 10년 전 사건을 다시 꺼내는 것에 반발했습니다. 하지만 할 말은 없다고 밝혔습니다.



<사진, 영상 출처 = 'K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