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기독교선교단체가 주관한 행사에서 황당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행사의 참가자들이 전쟁기념관의 6·25전쟁 참전국 기념비를 밥상삼아 식사를 한 것입니다.
시민 A씨는 지난 21일 전쟁기념관 홈페이지 '고객의 소리'에 "전쟁기념관 관리 참담하다"는 제목의 글을 올렸습니다.
그는 "참혹한 광경을 목도하고 글을 올린다"며 "이 행사에 참석한 사람들이 위령비를 밥상삼아 밥을 먹는 광경을 사진으로 봤다"고 한탄했습니다.
이어 "이런 인간들이 존재한다는 자체도 이해 불가이며, 호국영령들을 모신 곳에서 밥을 먹는 자체도 해서는 안되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외국의 사례도 언급했습니다. 그는 "제가 이탈리아 전쟁기념관에서 실수로 계단에 앉았다. 그 기념관을 지키는 의장대에서 호되게 혼이 났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전 세계 어디서도 전쟁기념관 위령비를 밥상 삼아 밥을 먹는 시민이 있는 곳은 우리나라가 유일하지 않나 싶다"고 했습니다.
전쟁기념관 측에도 강하게 항의했습니다. "전쟁기념관이 무슨 박물관이냐. 왜 행사를 하게 하느냐. 전쟁기념관은 국가를 위해 목숨 바친 선조들의 영혼을 위로하며 기억하기 위해 만든 곳이다. 만든 이들도, 관리하는 이들도, 시민들도 잘못 생각하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전쟁기념관 시설관리팀에서는 "행사 참여자들의 전 세계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는 몰상식한 추태 행위에 대하여 행사대관 책임자가 즉시 위령비의 식음료 등을 제거하도록 조치를 취하였다"고 입장을 밝혔습니다.
이어 "전쟁기념관 경비대원 안전순찰 중 지적했으며, 행사 주최 안전 요원도 함께 배치했다. 하지만 많은 인원 참석으로 통제가 불가해 위와 같은 불미스런 사례가 발생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습니다.
전쟁기념관 측은 "대관 시 위령비 등 중요한 장소 등에 대한 충분한 교육과 주의를 철저히 하지 않고 소홀히 한데 대한 관리책임을 통감하며 다시 한번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사과했습니다.
해당 기독교 선교 단체에서도 사과문을 올렸습니다. "저희 행사 일부 참가자들이 위령비인 줄 모르고, 간식을 먹는 무례하고 비상식적인 행위로 물의로 일으킨 것에 대해 깊이 반성하며, 이 일로 저희들도 마음이 아프다. 마음의 불편함과 불쾌함을 느끼셨을 모든 분들께 충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