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이 5.18 민주화운동 희생자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그러나, 그는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출석을 거부하고 있는데요.

17일 한 매체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골프 스코어를 암산할 정도로 인지 능력이 충분하다는 증언이 나왔다고 보도했습니다.

내막은 이렇습니다. 지난해 11월까지 강원도 A 골프장에서 근무했던 캐디 B씨는 "전두환을 직접 수행한 캐디로부터 '스코어를 틀릴 뻔했는데, 전두환이 직접 세서 편했다'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습니다.

그와 비슷한 시기에 A 골프장에서 근무했던 캐디 C씨 역시 동의했습니다. C씨는 "골프장 직원이 전두환은 '아주 정신력도 좋으시다'고 말했다. 타수도 자기가 다 센다고 하더라"며 "2~3분이 지나면 까먹는다? 그건 전혀 말도 안 되는 얘기다"라고 전했습니다.

이어 "하다못해 캐디도 스코어를 정확히 센다고 노력해서 세는데 헷갈릴 때가 있다. 그런데 골프를 치면서 본인 스코어를 계산할 수 있다는 건 기억력이 굉장히 좋은 것"이라며 "클럽을 다 기억한다는 얘기도 골프장 직원으로부터 들었다. 그것부터가 일단 알츠하이머일 수가 없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앞서 지난해 8월 전 씨는 알츠하이머를 이유로 첫 형사재판 출석을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그 무렵, 강원도 A 골프장에서 골프를 친 사실이 밝혀졌는데요. 지난달에도 전 씨와 부인 이순자 씨가 A 골프장에 있었다는 목격자가 있었습니다.

이제까지 전 씨 측은 형사재판 불출석 의사를 밝혔습니다. 그 이유로 "거기(법정)에 왜 나가는지를 설명해도 상황 파악을 못 하고 정상적인 진술을 할 수 없다"며 "알아들어도 2~3분이 지나면 까먹어서 기억을 못 하는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또 "전 씨는 방금 한 일도 기억이 안 되는 상태로 하루에 열 번도 넘게 이를 닦고 그런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실상은 달랐습니다. 캐디 B씨는 "입사 교육 때 우리 골프장은 전두환 단골 업장이라고 들었다. 그런 거로 유명 인사들에게 홍보하기도 했다"며 "또 '여긴 광주 사람 없지?'라고 묻기도 했다"고 말했습니다.

캐디 C씨는 "지난해 8~9월쯤 골프장 직원이 전두환에게 '어떻게 그렇게 비거리가 많이 나가세요?'라고 물었더니, 전두환이 자기가 아침에 일어나서 침대에서 손목 운동부터 시작해서 전신 운동을 2시간 한다고 얘기했다고 들었다"고 전했습니다.

한편 전 씨는 지난 2017년 4월에 낸 '전두환 회고록'에서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이라고 표현해 지난해 5월 3일 불구속 기소됐습니다. 광주지법은 지난해 8월 27일 첫 재판을 열었으나, 전 씨는 알츠하이머 증상 악화를 이유로 법정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사진 출처=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