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수지기자] 신예 아이돌에게 음원 발매 시기는 중요하다. 대진운만 좋다면 시쳇말로 '빈집털이'가 가능하다. 하지만 '레이디스 코드'는 정공법을 택했다. 고래 싸움에 당당히 도전했다. 등이 터질까 걱정하지 않았다.
"사실 음원 발표 시기가 걱정됐어요. 지디, 카라 선배님과 함께 활동한다는 것 자체가 무서웠죠. 발매 시기를 미룬다면 더 관심을 받겠다는 생각도 했어요. 하지만 피하지 않았어요. 언제나와도 음원대전이잖아요." (소정)
소정의 말이 맞았다. 현재 가요계는 1년, 12달 내내 음원 대전이 펼쳐지고 있다. 매월 초, 대형 가수들의 컴백이 이어지고 있다. 9월 역시 지드래곤, 카라, 드렁큰 타이거 등의 컴백으로 치열한 음원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레이디스 코드'를 만났다. 무모한 도전이 아니냐는 질문에, 아직 해야할 것들이 5가지가 넘는다고 말했다. 그들의 미션 코드는 ▶ 선배 무대 감상하기, ▶ 색다른 이미지 선보이기, ▶ 인지도 올리기, 그리고 ▶ 권리세 잊기(?) 등이었다.
도전1. 지디·카라 감상하기 ㅣ레이디스 코드는 지드래곤과 지난 5일 새 음원을 공개했다. 지디, 카라 등 걸출한 아이돌과 맞대결도 펼쳤다. 음원과 음악 방송 성적에서 당연히 밀릴 수 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이런 기회도 흔치 않다.
"지드래곤, 카라 등의 선배님과 같은 시기에 활동해서 영광이에요. 역시, 그분들의 무대를 보니 배울 점이 많더라고요. 일단 지드래곤은 자기 강점을 확실하게 알고 있어요. 그걸 자유롭게 표현하더군요. 카라는 오랜 그룹 활동에서 나오는 호흡, 여유가 존경스러웠어요." (리세)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지드래곤, 카라의 컴백으로 정말 많은 팬들이 방송국을 찾았더라고요. 그들 앞에서 우리의 노래와 춤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했어요. 선배들과 한 무대에 오르면서 오히려 얻은 점이 많았던 것 같아요." (애슐리)
도전2. 다크 아닌 큐티 ㅣ걸그룹에게 변신은 숙명이다. 레이디스 코드도 마찬가지. 먼저 장르 변화다. '나쁜여자'에서 재즈스윙에 도전했다면, 신곡 '예뻐예뻐'는 디스코다. 댄스도 달라졌다. 눈물을 흘리는 듯한 동작에서 골반 찌르기 댄스로 포인트를 줬다. 가사 역시 마찬가지. '나쁜 여자야~' 했던 레이디스 코드가 이제는 스스로 '예뻐예뻐'를 외친다.
"확실히 1집 때와 분위기가 달라요. '예뻐예뻐'는 디스코곡이에요. 듣기만 해도 신나요. 여기에 고음 애드립을 추가해서 듣는 재미를 살렸어요. 펑키한 리듬에 어울리는 댄스도 시도했죠. 디스코를 칼군무로 추는데, 일제히 골반을 튕기고, 손을 뻗어요. 표정 연기도 처음 시도해요. 노래가 끝날 때까지 예쁜척을 합니다~" (소정)
"전 가사가 재밌어요. 작곡가 '슈퍼 창따이'가 제 콤플렉스를 가사에 넣었더라고요. 예를 들면 '말 시켜놓고 발음 이상하다 놀려대지 마'라는 부분이 있어요. 막상 부르고 보니 속이 시원했어요. 막내 주니도 '얼굴론 어디든 알아 주니'라는 가사를 불러요. '나쁜여자' 때 보다 우리가 노래 주인공이라는 느낌이 더 들었죠." (리세)
도전3. 권리세 그룹 잊기 ㅣ또 다른 과제는 인지도 올리기다. 사실 레이디스 코드는 '나쁜여자'로 가능성은 보였지만,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했다. 그래서 이번 '예뻐예뻐' 활동을 통해 대중들과 친숙해지겠다는 각오다. 더이상 '권리세 걸그룹', '이소정 걸그룹'이 아닌 레이디스 코드로 불리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것.
"레이디스 코드가 노래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것은 사실이에요. '나쁜여자' 노래는 아시는데 저희가 불렀다고 하면 다들 놀라더라고요. 우리보다 노래가 더 강렬했나봐요. 노래를 모르시는 분들은 그저 '권리세가 있는 팀', '이소정이 있는 팀'이라고 부르시죠." (주니)
"인지도를 올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닌 것 같아요. 이번 '예뻐예뻐' 활동을 하면서 대중들과 즐겁게 어울리고 싶어요. 컴백 후 방송국에서 마주친 팬들이 '예뻐예뻐' 후렴구를 불러 주시더라고요. 뿌듯하고, 행복했어요. 앞으로 레이디스 코드를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어요." (애슐리)
도전4. 5色 매력 연습 ㅣ인지도를 쌓기 위해서는 매력 어필이 필수다. 이번 '예뻐예뻐'는 레이디스 코드의 매력선물 세트다. 멤버별로 러블리, 큐트, 섹시 등 다양한 콘셉트를 담았다. 리세는 당당하게, 애슐리와 소정은 거만하게, 은비는 톡톡튀는, 주니는 유혹하는 듯 노래를 불렀다.
"사실 '나쁜여자' 때는 썩소 아니면 무표정이었어요. 그래서 후렴구 '예뻐예뻐' 하는 부분이 너무 어렵더라고요. 멤버 별로 예쁜 표정 연습에 들어갔어요. 눈을 살짝 찡그린다거나, 입술을 동그랗게 벌리고 웃는 법을 연구했죠. 표정 연습 덕분에 라이브 할 때 어색하지 않았어요." (은비)
"표정 연기가 좋았던 건 멤버들이 실력이 늘어서죠. 연습실을 운동장처럼 뛰어다니며 노래 연습을 했거든요. 우리 앨범 뿐 아니라 다양한 노래를 불렀어요. 마치 연습생 때로 돌아간 것 처럼요. 멤버들이 실력이 늘다보니 '예뻐예뻐' 파트가 다양하게 나눠졌어요. 보컬 부담도 덜게 됐죠." (소정)
도전5. 도전은 계속된다ㅣ조금 더 욕심을 부리자면 연말 가요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타는 것이다. 이후 목표는 여자들을 대변하는 걸그룹이 되는 것이 꿈이다. 여자들의 특별한 사랑에 대해 노래하고 싶다는 것. 지금 레이디스 코드가 무리를 해서라도 달리는 건 이 때문이다.
"전 연령대가 사랑하는 걸그룹이 되고 싶어요. 원더걸스 '텔미' 처럼요. 연말 신인상도 꼭 받고 싶어요. 신인상을 통해 대중성있는 걸그룹으로 인정 받고 싶어요. 꿈이 너무 크다고요? 큰 목표를 가지고 도전하면 더 빨리 성장할 수 있을거라 믿습니다." (소정)
"신인상 수상한 이후 최종 꿈은 또 있어요. '예뻐예뻐' 뮤직비디오를 보면 못난이 콘셉트거든요. 그런데도 예쁜척을 하죠. 자신을 사랑하면 충분히 예뻐보일 수 있다는 메시지를 주고 싶었어요. 여자의 실연을 노래한 '나쁜여자' 연장선이기도 하죠. 계속 여자들의 마음을 노래하는 걸그룹이 되고 싶어요." (레이디스 코드)
<사진=이호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