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칸(프랑스)ㅣ특별취재팀] 영화 '마이웨이'와 '설화와 비밀의 부채'. 장동건과 전지현을 중심에 놓은 두 영화가 제 64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프로모션을 진행했다. '마이웨이'는 개별 인터뷰 및 제작발표회를 열었고, '설화'는 레드카펫과 인터뷰, 이브닝 파티 등을 개최했다.
최근 칸 프로모션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칸 영화제는 전 세계 영화인들이 한데 모이는 자리. 그 만큼 홍보 효과가 만점이다. 게다가 스타가 출연하는 영화라면? 그 효과는 상상, 그 이상이다.
그렇다면 국내 톱스타가 출연한 '마이웨이'와 '설화'의 칸 프로모션은 어땠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반쪽 성공이었다. 국내에서는 반응이 뜨거웠다. 하지만 현지 반응은 그에 미치지 못했다. 그들만의 축제에 머물러 아쉬움을 남겼다.
칸 프로모션의 두 얼굴을 짚어봤다.
◆ 신작, 칸 프로모션 하는 이유
칸에서 신작 프로모션을 하는 첫 번째 이유. 화제를 모으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이기 때문이다. 전세계 영화인들이 한데 모이는 만큼 주목도가 높다는 것. 할리우드 영화가 매년 칸에서 깜짝 홍보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해외 세일즈를 위한 선택이기도 했다. 특히 한국 영화의 경우 해외 프로모션이 세일즈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화제의 규모가 세일즈 성적과 비례한다는 것. 한국 영화가 세계 영화제 중에서 유독 칸을 선호하는 것도 그 때문이었다.
'마이웨이' 배급사인 CJ E&M 측은 "칸 영화제는 단기간에 글로벌한 영화 인사가 모이는 자리다. 마케팅 시장이 가장 크다"며 "배급사 입장에서는 영화제가 이뤄지는 동안 세일즈도 많이 이뤄내야 한다. 세일즈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프로모션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 외곽 승부 vs 내부 공략, 효과는?
'마이웨이'와 '설화와 비밀의 부채'. 신작 칸 프로모션 전략은 180도 달랐다. 먼저 '마이웨이'는 외곽 승부에 집중했다. 프로모션 자체가 영화 관계자, 필름 마케터 맞춤형이었다. 세일즈 성적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었다. 이례적으로 영화 완성 전에 프로모션을 진행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였다.
'설화'는 그 반대였다. 칸의 중심을 공략한 것. 배우 알리기에 나섰다. 주연배우 전지현과 리빙빙은 전세계 언론을 대상으로 한 인터뷰, 레드카펫 등으로 노출 빈도를 높인 게 그 예. 또 영화 파티를 개최하고 그웬 스테파니 등 할리우드 스타를 초청하는 등 꾸준히 이슈거리를 만들었다.
효과도 달랐다. '마이웨이'는 외곽 승부로 세일즈에 호조를 띄었다. 배급사에 따르면 '마이웨이'는 프로모션 이후 바이어들의 문의가 3배 이상 증가했다.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본 셈이다. '설화'의 경우 영화와 출연 배우에 대한 관심이 급증했다. 특히 전지현과 리빙빙은 3박 4일 간의 프로모션 기간 동안 꾸준히 외신에 소개되는 등 화제의 인물로 떠올랐다.
◆ 글로벌 프로모션 혹은 그들만의 잔치
칸 프로모션. 규모 만큼은 화려했다. 하지만 그들만의 잔치라는 아쉬움도 남긴다. 특히 '마이웨이'가 그랬다. '마이웨이'는 장동건, 오다기리 조, 판빙빙 등 한중일 대표 배우가 출연한 작품. 거기에 강제규 감독이 7년 만에 복귀한 영화다.
하지만 칸의 중심을 파고들지 못했다. 칸에서 열린 한중일 프로모션에 더 가까웠다는 것. 실제로 첫날 한 호텔에서 열린 개별 인터뷰에 참석한 외신은 중국과 일본 3,4매체에 불과했다. 다음날 외곽 성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 로이터 등 해외언론이 참석했지만 체감온도는 낮았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칸 프로모션은 한중일 팬을 위한 전시효과다. 칸에서 진행했다는 앰부쉬 마케팅,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며 "장소가 칸일 뿐, 외신의 관심과는 거리가 멀다. 그 비용으로 한국에서 진행했다면 실질적 효과, 즉 더 많은 한중일 외신이 몰려들어 더 많은 기사를 생산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