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서보현기자] 2013년, 연예계는 '브랜드 뉴(Brand New)' 시대다. 새로움을 쫓고 신선한 매력을 높이 사고 있다. 배우를 평가하는 잣대가 되기도 한다. 연기 변신과 도전을 미덕으로 삼고 있다. 배우의 숙명은 변신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9월, 또 한 명의 배우가 변신을 꾀하고 있다. 최지우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19년 동안 고수해 오던 청순가련 타이틀을 과감히 내려 놓았다. 익숙한 멜로 장르도 피했다. 한 번도 해보지 않았던 미스터리한 캐릭터로 안방극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금까지 했던 캐릭터와는 전혀 달라요. 그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고 도전하게 됐습니다. 기대와 우려가 있다는 것, 알고 있어요. 제가 만들어가고 있는 캐릭터에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16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SBS-TV '수상한 가정부' 제작발표회. 최지우의 변신에 주목했고, 그의 답을 들을 수 있었다.
◆ "지우히메의 변신"
최지우의 타이틀은 지우히메(공주)다. 별명처럼 여성스러운 매력이 돋보이는 대표적인 배우다. 그동안 맡은 캐릭터 역시 그랬다. 대표작 '아름다운 그대에게', '겨울연가', '천국의 계단', '스타의 연인' 등에서 여성미가 강조된 캐릭터를 주로 소화했다.
그런 최지우가 반전을 꾀했다. '수상한 가정부'에서 미스터리한 박복녀 역을 맡았다. 시키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다 하는, 일명 로봇 가정부다. 딱딱하고 인간미가 없다. 여성성도 제로에 가깝다. 기존에 즐겨 했던 사랑스러운 캐릭터와는 180도 다르다.
최지우는 "기존에 했던 캐릭터와 상반된 역할이라 욕심이 갔다"며 "많은 분들이 기대와 우려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원작 캐릭터와는 다른 박복녀의 모습을 보여 드리도록 하겠다. 새로운 캐릭터를 보는 재미도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 "포인트는 눈빛 연기"
캐릭터 만큼 연기 패턴도 바뀌었다. 일단 냉정한 카리스마를 장착했다. 무표정과 무미건조한 말투가 기본이다. 상대방과 눈을 마주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타인에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지 않는 캐릭터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방식이다.
특히 눈빛 연기에 중점을 뒀다. 그는 "우선 눈으로 말을 하려는 습관을 갖게 됐다. 자기 감정을 숨기는 캐릭터이지 않나. 무표정이지만 눈빛으로 여러가지 말을 전달해야 했다"면서 "딱딱한 말투도 중요하게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19년차 배우에게도 낯선 연기였다. "박복녀를 연기하면 할 수록 외로움을 느꼈다"며 "감정 표현이 없는 캐릭터이지 않나. 상대방의 리액션을 아무 감정없이 받아 내야 하는 점이 참 외롭더라. 굉장히 힘들었다"고 떠올렸다.
◆ "차별화 매력으로 승부"
최지우가 넘어야 할 산은 또 있다. 식상하다는 평가를 극복하는 일이다. 사실 '수상한 가정부'는 일드(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했다는 점에서 '여왕의 교실', '직장의 신' 등과 익숙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외강내유형 캐릭터가 주위를 치유하는 과정이 비슷하다는 것.
하지만 최지우 생각은 달랐다. 배경과 상황 자체가 기존 드라마와 다르다는 것. "상황 자체가 다르다"면서 "'수상한 가정부'는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을 담고 있다. '여왕의 교실', '직장의 신' 등과는 스토리와 연기 모두 별개로 봐달라.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원작에 한국 정서를 담은 것도 그 때문이었다. '수상한 가정부' 만의 매력을 갖고 싶었다는 입장이다. 김형식 PD는 "원작의 재미를 유지하면서 한국의 정서를 담으려고 했다"며 "기러기 아빠가 불륜을 하는 설정 등으로 한국 사회의 단면을 담았다.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송효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