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맛 하나 때문에 결혼이 파탄날 지경에 이른 사연이 화제입니다.

지난 19일 글쓴이 A씨는 3년간 교제한 남자친구가 있었습니다. A씨는 대구 출신, 남자친구는 부산 토박이였는데요.

두 사람은 서울에서 만나 연애를 하고, 내년 3월 결혼을 목표로 지난달 상견례까지 마친 상태였습니다. 그리고 최근 시아버지와 만나 식사를 가졌는데요.

참고로 A씨는 입이 짧고 비위가 약한 남자친구보다는 입맛이 무난한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딱 하나 못 먹는 게 있었죠. 바로 국밥류였습니다.

A씨는 "돼지국밥이나 순대국밥에서 나는 냄새, 국물 안 고기도 못 견디고, 다대기를 넣어 흰 국물을 흐리게 먹는 것도 이해가 안 간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A씨의 예비시아버지는 서울에 올라와 "돼지국밥을 먹으러 가자"며 두 사람을 불렀는데요. A씨는 "전 남자친구도 돼지국밥을 좋아하지만 저 때문에 한 번도 같이 간 적 없었는데 먹게 됐다"고 말했죠.

A씨는 국밥을 잘 먹지 않지만, 설령 먹게 될 경우 순대국밥을 시켜 순대 몇 개를 건져먹는 편이었다고 합니다. 당시에도 '순대국밥을 먹으면 되겠지'라고 생각했는데요.

하지만 예비시아버지는 "왜 돼지국밥집에서 순대국밥을 먹냐"며 타박과 신경질을 냈다고 합니다. A씨의 의견과 상관없이 메뉴는 순대국밥으로 전부 통일됐죠.

A씨는 솔직하게 말했습니다. "사실 돼지국밥을 못 먹는다"고요. 그녀는 "돼지국밥에 대한 찬양이라고 해야하나, 무슨 '수요미식회'에 나오는 황교X 선생에 빙의된 줄 알았다"고 말했습니다.

예비시아버지는 그녀에게 "이건 무조건 맛있는 것", "부산사람의 소울푸드 같은 거다", "부산으로 시집오려면 당연히 먹을 줄 알아야 한다", "나중엔 남편에게 끓여다 바칠 줄 알아야 한다"며 음식이 나올 때까지 국밥에 대한 이야기를 멈추지 않았다고 합니다.

예비시아버지의 막무가내 성향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A씨의 그릇에 막무가내로 밥을 넣었고요. 다대기와 부추를 동의없이 넣었습니다. A씨는 "할 말을 잃었지만 어른 앞에서 예의차리겠다고 한 입 넣었는데 냄새 때문에 속은 매슥거리고 앞에서 소주반주하면서 고함치듯 얘기하는데 귀는 먹먹했다"며 당시를 회상했습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요? 전혀 말리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괴로워하는 A씨 옆에서 '후루룩' 소리를 내며 국밥을 맛있게 먹었을 뿐이었죠.

A씨는 결국 두 사람이 다 먹을 때까지 눈치를 보며 억지로 먹는 척 해야 했습니다. 예비시아버지는 이런 A씨를 보고 "돼지국밥 못 먹어서 너네 이 결혼 못 시키겠다", "부산며느리가 될 애가 돼지국밥을 못 먹는 건 죄고, 부끄러운 일이다", "내일부터라도 연습해서 먹어 버릇해라"는 말을 했다고 하는데요.

여차저차 예비시아버지를 보내고, A씨는 남자친구와 함께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이때 남자친구는 오히려 "여기 맛있지 않냐"며 오히려 "네가 더 깨작거리고 먹어서 기분이 나빴다", "아빠 말처럼 너 국밥 먹는 거 연습시켜서 결혼 좀 생각해보자"라고 웃으며 말했다고 합니다.

A씨의 인내심은, 거기서 끊겼습니다. A씨는 "그 말에서 그냥 뭐가 툭 끊어지는 것 같아서 '알겠다. 그럼 파혼하자는 소리인 줄 알겠다. 잘가라'고 올라왔는데 연락이 없다. 이대로 파혼 맞는 거냐"며 허탈한 마음을 전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