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강내리기자] 첫 방송 시청률 14.9%(AGB 닐슨미디어리서치 전국기준). 전작인 '이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남자' 기운을 받아 동시간대 1위로 스타트를 끊었다. 하지만 이 성적이 계속 지속될 수 있을지는 의문. 기대에 못미치는 완성도 때문이다.

 

KBS-2TV '전우치'가 지난 21일 첫 선을 보였다. 차태현의 안방극장 복귀와 코믹 무협 사극이라는 장르로 기대를 모았던 작품이다. 하지만 예상 밖이었다. 자신만만했던 컴퓨터 그래픽(CG)이 문제였다. 엉성한 CG로 안하니만 못한 결과를 냈다.

 

1회에서 너무 많은 이야기를 쏟아낸 것도 아쉬웠다. 각각의 에피소드가 자연스럽게 연결되지 않았다. 그나마 차태현이 코믹 연기로 고군분투했지만 아쉬움을 극복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전우치'가 수목 정상 자리를 지켜낼 수 있을까. 1회에서 드러난 아쉬움과 가능성을 함께 짚어봤다. 

 


◆ "허술한 특수영상…시청자도 민망"

 

'전우치'는 퓨전 판타지 무협사극이다. 장르 특성상 CG가 중요할 수 밖에 없다. 제작진이 중점을 둔 부분도 CG였다. 강일수 PD는 제작발표회에서 "CG 작업이 먼저 필요한 신 위주로 찍었다. 완성도 있게 만들테니 기대해달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허술했다. 강림(이희준 분)이 착호갑사(김명수 분)과 도술 대결을 펼치는 장면, 화살이 나무에 박히는 장면, 이치가 축지법으로 날아다니는 장면 등은 부자연스러웠다. 방송 후 시청자 사이에서는 어린이 드라마 수준이라는 혹평이 나올 정도였다.

 

엉성한 CG는 드라마 완성도도 떨어트렸다. 박진감이 넘쳐야 할 장면에는 허술한 CG로 김이 샜고, 진지한 무술 대결신에서도 엉성한 CG로 실소를 일으켰다. 판타지 장르를 살리지 못한 아쉬운 대목이었다.

 

 

◆ "산만한 스토리 전개…몰입도 저하"

 

스토리도 산만했다. 1회에서는 주요 인물 소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문제는 캐릭터별로 각각의 이야기만 쏟아 냈다는 점. 캐릭터별 연결 고리는 거의 없었다. 서로 다른 에피소드가 나온 탓에 스토리 연결이 자연스럽지 않았다.

 

스토리 안배도 아쉬웠다. 특히 회상신의 경우, 순서가 뜬금없거나 지나치게 길었다. 일례로 극 후반 이치가 율도국을 회상하는 장면은 약 10분 정도 계속됐다. 극 후반 긴장감을 키워야 하는 시점에 등장하기에는 밋밋한 장면들이었다.

 

어수선한 전개로 결국 집중력을 잃었다. 시청자의 흥미를 유발하지도, 몰입도를 높여주지도 못했다. 게다가 스토리 방향도 잃었다. 방송 후 1회 내용을 이해하기 힘들었다는 시청자 반응이 이를 반증했다. 

 

 

◆"명불허전 코믹연기…1인2역 완벽소화"

 

이날 '전우치'를 살린건 차태현이었다. 특유의 코믹 연기로 종횡무진했다. 특히 1인 2역의 반전 매력이 눈에 띄었다. 이치 역을 소화할 때는 개구쟁이같았다. 능청스러운 표정과 대사 처리로 이치 캐릭터를 완벽하게 표현했다.

 

반대로 전우치 역을 맡았을 때는 카리스마도 내비쳤다. 율도국에서 강림과 대결할 때 능숙한 액션 연기로 눈길을 끌었다. 극 후반부에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본격적인 복수극을 예고, 궁금증을 키웠다.

 

한 마디로 차태현의 고군분투였다. 문제는 앞으로다. 남은 23회를 차태현의 코믹 연기에만 기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연기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스토리와 연출력이 시급한 상황이다. 1회를 마친 지금, 주인공 차태현의 어깨가 더 무겁게 됐다.

 
<사진출처='전우치' 영상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