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은 새끼를 버려둘 수 없어 16일 간 시체를 업고 다닌 범고래의 모성애가 사람들의 눈시울을 붉히고 있습니다. 지난달 24일(현지시각) 캐나다 벤쿠버섬 해안가에선 한 범고래의 안타까운 사연이 화제가 됐는데요.

공개된 사진 속에는 어미 범고래가 새끼 범고래와 함께 헤엄치고 있는 모습입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새끼 범고래는 스스로 헤엄치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숨이 멎은 상태였죠.

하지만 어미 범고래는 숨이 끊어진 새끼를 계속해서 등에 업고 다녔습니다. 지역 연구원들은 "지난 수요일까지도 범고래가 죽은 새끼를 업고 있었다"며 "이전에도 죽은 새끼를 데리고 다니는 범고래를 본 적은 있지만, 일주일 이상 데리고 다니는 경우는 처음"이라고 말했습니다.

이토록 범고래가 새끼를 데리고 다니는 이유는, 바로 상실감을 극복하기 위해서였습니다. 고래 연구소 수석 연구원 캔 발콤은 "자신만의 상실 극복 방법이다. 지난 10년 동안 아마 두 번 이상 상실을 경험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실제로 미국과 캐나다 남부에선 범고래를 멸종위기로 분류해놓고 있습니다. 범고래의 주식인 치누크 연어가 최근 눈에 띄게 줄어들어 범고래 사망 또한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죠.

현재 밴쿠버섬 남쪽 끝과 미국 워싱턴주 내륙 해역에는 J35라고 불리는 범고래를 포함해 75마리의 고래들이 세 영역을 나눠 살고 있습니다. 센터는 "지난 20년 동안 남부 범고래의 3분의1만이 생존했다"며 "지난 3년간 이들 누구도 출산과 육아에 성공하지 못했다"고 덧붙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