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치러진 서울시장 선거에서 깜짝 이변이 연출됐다. 신지예 녹색당 후보가 김종민 정의당 후보를 앞서는 득표율로 4위를 기록하며 페미니즘 열기를 증명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신 후보는 이번 선거에서 8만2874표, 1.7%의 득표율로 김종민 정의당 후보(8만1664표, 1.6%)를 제쳤다. 원내 진보정당 정의당을 앞지르면서 파란을 일으켰다.
신 후보는 1990년생으로 광역단체장 후보 중 최연소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예비후보 1호로 가장 먼저 등록했다.
'페미니즘 정치'를 전면에 내세운 신 후보는 육아와 보육에 초점을 맞춘 여성정책의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고, 낙태죄 폐지와 행정을 통한 불법촬영물 근절 등 공약으로 여성들의 갈증을 해소시켰다.
미투(Metoo·나도 당했다)운동을 시발점으로 '홍익대 누드모델 몰카(몰래카메라) 사건'에 대한 경찰의 성(性)차별 편파수사 등 성차별 철폐를 위한 여성들의 뜨거운 요구가 투표에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더불어민주당의 박원순 서울시장 당선이 유력해지는 상황 속에 페미니스트 신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자는 유권자들의 성원이 '절반의 성공'을 거둔 셈이다.
선거운동 기간 신 후보의 벽보가 강남권 6곳에서 유실된 것을 시작으로 총 27건이나 사라지거나 칼로 찢겨져 훼손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신 후보 측은 '여성혐오 범죄'라며 강력 수사를 촉구했다.
신 후보는 이번 선거 결과에 낙심하지 않고, '1.7%'를 한국 페미니스트 정치의 시작점으로 삼을 계획이다.
신 후보는 뉴스1과의 통화에서 "8만3000명이 저에게 표를 던져준 것은 제가 내세웠던 페미니즘에 대한 가치와 한국 사회의 평등을 위해 정치가 바뀌어야 한다는 열망이 반영된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이어 "페미니즘 정치가 소수정치가 아닌 주류화되는 과정으로 크게 한 발 내딛었다"며 "가야 할 길이 멀지만 첫 발은 잘 뗀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녹색당 서울시당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신 후보는 '페미니즘 정치'를 위해 계속 나아가겠다는 각오다. 신 후보는 "불법 촬영물이나 낙태죄 폐지 등 내세운 공약이 설득력있고, 성평등을 위해 해결해야 할 과업들"이라며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정치적 압박을 지속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전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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