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TV '서프라이즈' 630회(2014년 9월 21일). '신의 저항군'에 맞서 아이들을 지키려 총을 든 목사 샘 칠더스의 이야기.
지난 2000년 남수단. 간절히 기도하고 있는 한 목사. 이 남자는 하느님을 향해 "진정 이 방법밖에 없는 것이냐"고 물었다.
그리고 그는 성경책 대신, 총을 들었다. 어떻게 된 일일까.
이 남자의 이름은 샘 칠더스. 남수단에서 고아원을 운영하는 미국인 목사다.
남수단은 정부군과 반군의 내전으로 많은 아이들이 죽어가고 있었다. 특히 반군단체는 아이들을 납치해 자살 폭탄 테러범이나 살인 병기로 만들고 있었다.
2년 전 수단에 선교 활동을 왔던 샘. 그는 무고한 아이들의 희생을 막고자 전 재산을 털어 고아원을 지었다.
그러나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지었던 고아원은, 오히려 반군의 타깃이 되어 버렸다.
반군 입장에선 뿔뿔이 흩어진 아이들을 납치하는 것보다, 한 곳에 모여있는 샘의 고아원 아이들을 납치하는 것이 더 편리했기 때문.
아이들을 자신처럼 만들고 싶지 않다고 생각했던 그.
실은 샘의 과거도 험난했다. 10대 때 이미 마약에 찌들었고, 도둑질과 폭력이 그의 인생에선 전부였다.
그랬기에 그는 누구보다 수단 아이들을 걱정했다. 이 아이들을 구하지 않으면, 또 다른 자신을 만드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들을 지키는 일은 쉽지 않았다. 우선 마을 사람들에게 함께 고아원을 지켜달라 읍소했지만, 마을 사람들은 이를 외면했다.
아이들은 매일 매일 납치와 테러의 위험에 두려워해야 했다.
샘은 수단 정부에게도 구조 요청 편지를 썼다. 그러나 수단 정부는 샘의 요청을 들어줄 여력이 없었다.
그래서 샘은 수단 주재 미국 대사관을 찾아가, 수단 아이들을 반군으로부터 구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의 도움도 받을 수 없었다. 이는 내정 간섭의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던 것. 샘이 미국까지 날아가 요청했지만 소용 없었다.
그런데 샘이 도움을 요청하러 미국에 간 사이, 또 다시 반군들이 습격했다. 남은 어른들과 아이들을 죽이고, 소년들을 납치해갔다.
이 끔찍한 참상을 보고 오열하는 샘. 그래서 샘은 십자가와 성경책을 내려놓았다. 대신 그가 손에 든 것은, 기관총이었다.
그를 도운 건 동료 단 몇 명. 그와 반군의 전쟁은 무려 10년이 넘게 지속됐다.
그가 나서자 마을 사람들도 돕기 시작했다. 심지어 샘과 마을 사람들은 반군의 아지트를 습격해 잡혀간 아이들을 구해냈다.
그렇게 샘이 구해낸 아이들만 1,000여 명. 그들의 끈질긴 투쟁으로 반군은 샘의 고아원에서 아이들을 납치하는 것을 포기하게 됐다.
그 후 샘의 고아원은 수단에서 가장 안전한 곳이 됐고, 샘은 '기관총 목사'라는 애칭으로 300여 명의 아이들과 행복하게 살고 있다.
"아이들을 위해 총을 든 내 행위가 죄악이라면 나는 죽어서 당당히 지옥에 가겠다" (샘 칠더스)
이 감동적인 실화는 2011년 미국에서 영화화됐다. 제목은 '머신건 프리처'. 제라드 버틀러와 미셸 모나한 등이 열연했다.
<사진출처=MBC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