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전민 기자 = 페이스북에서 여성인 척하며 지적장애인을 속여 돈을 뜯어낸 20대 남성이 구속됐다.

서울 도봉경찰서는 김모씨(23)를 컴퓨터 등 사용사기·사기 혐의로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고 8일 밝혔다.

김씨는 지난해 10월8일부터 12월22일까지 지적장애인 3급인 A씨에게 4000만원 가량을 뜯은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는 여성의 이름으로 페이스북 계정을 개설하고 여성 프로필 사진을 올려 가장한 뒤 A씨에게 메신저를 보내 호감이 있는 것처럼 행세했다. 김씨는 A씨와 대화하면서 지적장애가 있다는 점을 알고 이를 범행에 이용하기로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에게 여성 행세를 하며 호감을 산 김씨는 '방세가 없으니 소액결제를 해 달라, 서울에서 함께 살려면 방을 얻어야 하는데 대출을 알아보자'고 A씨를 속여 주민등록증 사진을 전송받아 소액결제 등에 이용했다.

김씨는 이같은 방법으로 A씨를 속여 대부업체에 대출을 받고, 아는 업자들을 통해 신용카드 현금화(카드깡) 수법으로 두달 동안 3천938만원을 뜯어냈다.

범행 이후 김씨가 연락이 뜸해지자 A씨는 자신이 속았다는 사실을 깨닫고 부모에게 피해 사실을 알리고 경찰에 신고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페이스북 계정의 IP 등을 추적해 피의자를 김씨로 특정하고 붙잡았다.

경찰조사 결과, 특별한 직업이 없었던 김씨는 생활비·여행경비 등의 명목으로 범행했으며 피해 금액을 대부분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안전이 확보되지 않은 인터넷상에 노출되어 있는 사회적 약자를 대상으로 한 범죄사례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면서 "정신지적장애인의 약점을 이용하여 재산적 피해, 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에 대해선 구속 수사를 원칙으로 엄정하게 대응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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