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인피니트(INFINITE)다.
이름 그대로 한계가 없는 그룹이다.
화보 촬영도 마찬가지다.
우리에게 일방통행은 없다.
모두가 정주행 할 때
거꾸로 걷을 수 있는 것?
그게 바로 우리다.
샤X? 구X? NO~NO~
캐나다 패딩과 롤업 청바지면,
그것 만으로 충분하다.
왜냐고? 우린 인피니트니까.
왜 화보를 찍을 때,
스모키 메이크업을 해야하지?
우린 인피니트인데.
포즈도 무.한.대.다.
그냥 이 길 위에서 내가 움직이는
대로 셔터를 눌러주길...
그 즉시, 화보가 될테니까.
화보의 고정관념을 깬….
모든 것이 역.주.행.
그러고 보니….
그들의 음악 인생도 그렇다. 남들과 똑같은 길을 걷지는 않는다. 조금 다른 길이라도 괜찮다. 인피니트가 가는 길이 무한대니까. '인피니트'의 사전적 의미처럼….
인피니트가 서울 마포구 성산동 '울림엔터테인먼트' 사옥 앞 거리를 거꾸로 걸었다. 그들의 과거를 떠올리며…. 함께 2014년을 회고했고, 신년 각오를 전했다.
지금까지 한 번도 본 적 없는, 인피니트의 역주행 화보다.
- STARCAST by Dispatch
① 성종(21세) : 성종은 그룹 막내다. 21살답게 패기가 넘친다. 마냥 즐겁고, 행복하다. 그래서 멤버들, 팬들 사이에서의 별명이 '깝성종' 하지만 2014년은 그런 해가 아니었다. 한층 생각이 많아졌다. 자신이 가장 잘 하는 것은 무엇일까 고민하게 됐다.
그럼에도 이날만큼은 밝았다. 멤버 중 가장 적극적으로 촬영에 임했다. 길을 걸을 땐, 자청해서 아웃터를 벗고 포즈를 취했다. 매서운 칼바람이 불자, 춥다며 소속사 직원에게 깜찍한 애교를 부리기도 했다.
신년 소감도 성종다웠다. 2015년은 도전하는 한 해로 삼겠다며 웃어 보였다.
"정말 해 보고 싶은 것이 많아요. 음악방송 MC가 하고 싶고요. 몸으로 하는 예능 프로그램도 좋아요. 이를테면 SBS-TV '정글의 법칙' 같은 거요. 기회가 되면 연기도 해 보고 싶어요. 연습 많이 해서 '레몬사탕' 연기를 덮어 버릴 거예요. 으하하"
② 엘(22세) : 엘에게 2014년은 연기돌로 한 걸음 성장할 수 있던 해였다. MBC-TV '앙큼한 돌싱녀'에서 주상욱의 운전비서 역을 맡았고, SBS-TV '내겐 너무 사랑스러운 그녀'에서는 그룹 '무한동력' 멤버 시우 역으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엘은 자만하지 않았다. 자신의 부족한 점을 알고 있다며 수줍어했다. 주어진 기회 자체에 감사하고, 앞으로 더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의례적인 말로 들리지는 않았다. 멤버들이 엘의 이야기를 '아빠미소'로 듣는 것을 보면….
"연기는 어려우면서도 매력적인 일이에요. 내가 다른 사람이 되면서, 다양한 것들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앞으로 또 기회가 온다면, 지금까지 했던 것보다 훨씬 더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엘)
③ 우현(23세) : 우현에게 2014년은 특별한 해였다. 월드투어 앵콜 콘서트, 정규앨범, KBS-2TV 드라마 '하이스쿨-러브온' 주인공 등을 잇달아 소화했다. 하지만, 마냥 기쁜 일만 가득하진 않았다. 예능 출연 중 부상을 당하기도 했고, 저조한 드라마 시청률로 속상할 때도 있었다.
그럼에도 우현은 밝았다. 누구보다 값진 한 해를 보냈다고 자평했다. 아이돌 그룹 '인피니트'를 벗어나, 개개인의 매력을 좀더 널리 알릴 수 있었다는 것. 덧붙여, 쉼없이 달릴 수 있었던 원동력도 전했다. 바로 팬들이었다.
실제로 올해 우현에게 가장 인상깊었던 순간은, 지난 2월이라고 했다. 한국에서 진행했던 월드투어 앵콜 콘서트를 꼽았다. 팬들이 자신의 이름을 불렀을 때, 가장 행복했다고 미소지었다. 우리가 아는 '팬바보' 그대로였다.
"공연 중 팬분들을 만날 때가 가장 좋아요. 특히 올해 앵콜 콘서트 때는, 너무 좋아서 막 울었어요. 눈물이 안 멈추더라고요. 하하. 진짜 저 '팬바보' 맞나봐요." (우현)
④ 성열 (23세) : 성열에게도 2014년은 귀중하다. 지난 해에 비해 개인 활동이 늘었다. 우선 우현과 함께 '하이스쿨-러브온'의 주인공으로 맹활약했다. 차도남 황성열 캐릭터를 맡아 소녀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첫 유닛에도 도전했다. 엘, 성종과 함께하는 '인피니트F'다. 지난 2월 콘서트 무대에서 결성을 선언했고, 약 10개월 이상 준비 과정을 거쳤다. 지난 11월에는 일본에서, 이달 초에는 한국에서 첫 싱글 '정'(情)을 발표했다.
그래서였을까. 이날 성열은 시종일관 밝았다. 트레이드 마크인 천사표 미소로 홍대 거리를 밝혔다. 해맑은 미소로 '초딩성열' 포스를 풍겼다. 거리를 걷다가 '너무 예능처럼 걸었다'며 웃음을 터뜨리고, 장난치기도 했다.
"2014년요? 아쉽기도 했지만 좋았어요. 내년에도 그럴 거 같아요. 2015년에는 양띠 해잖아요. 양하면 따뜻하니까…. 따뜻한 마음으로 건강하고, 행복하게 지낼래요~." (성열)
⑤ 호야 (23세) : 호야에게 2014년은 아쉬움과 설렘이 공존한 한 해였다. 우선 컨디션이 아쉬웠다. 음악 방송 녹화 중 다리 연골이 상하는 부상을 입었다. 덕분에 한동안 목발 신세를 져야 했다. 전매특허 파워풀 칼군무도 한동안은 볼 수 없었다. 다행히 지금은 완치된 상태라고.
"여름 콘서트 때는 앉아서 공연을 했어요.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그때 정말 속상했었던 것 같아요. 무엇보다 팬분들이 많이 걱정하셔서 죄송스러웠어요. 이젠 괜찮으니 걱정 마세요." (호야)
반면 '설렘'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 가족영화 '히야'(감독 김지연) 개봉을 앞두고 있는 것. 주연으로 스크린 데뷔 신고식을 치를 계획이다. 처음으로 영화 촬영장에 갔고, 베테랑 연기자들과 함께 호흡했다.
다행히 걱정은 덜었다. 특유의 인사성과 친화력으로 박철민, 최필립 등 연기 선배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이날도 마찬가지였다. 기자 및 관계자들에게 90도로 인사하고, 춥지 않냐며 살뜰하게 챙겼다. '호인배'(호야+대인배) 다웠다.
⑥ 동우(24세) : 동우는 2014년을 '경험'이라고 말했다. 많은 일을 보고, 겪고, 배운 한 해였다는 것. 그룹 활동은 물론, 신인그룹 '러블리즈'의 앨범 수록곡 피처링을 맡았다. 단독 예능 출연에도 도전했다. '정글의 법칙'에서 코스타리카 오지를 탐험하며 예능의 맛을 봤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순간 역시 '정법'에서 나왔다.
"촬영 중 카메라가 꺼진 줄 알고 바지를 내렸어요. 모닥불에 속옷을 말리려고요. 근데 알고 보니 카메라가 돌아가고 있었던 거예요. 세상에…. 방송에 그대로 나갔어요. 어찌나 당황하고, 웃겼던지…." (동우)
동우의 2015년은 어떨까. 그는 역시 '경험'을 통해 성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 예상했다. 그 시작점은 내년 2월 일본 아레나 투어다. 또한, 호야와 함께 '인피니트H' 활동도 구상 중이다. 가수로서 또 한 걸음 성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⑦ 성규 (25세) : 성규에게 2014년은 중요한 해였다. 음악적으로 한층 성숙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룹 메인보컬로서 월드투어 및 정규앨범 '시즌2' 활동에 참여했다. 뮤지컬 '뱀파이어'에 발탁됐고, 존경하던 선배 윤상의 신보를 함께 작업했다.
두드러진 활약에 들뜰 법도 하다. 하지만 성규는 그러지 않았다. 2014년의 활약상을 묻자, 씨익 웃는 것으로 기분을 대신했다. 그러면서도 아쉬운 점이 많았노라고 털어놓았다. 최선을 다했지만, 돌이켜보면 그렇지 못했던 순간들이 분명 있었다며 자신을 반성했다.
"2014년이라…. 항상, 늘, 많이 아쉽죠. 분명 더 잘 할 수 있지 않았나 하는 마음이 들어요. 내년 2월부터는 일본 아레나 투어 콘서트가 있는데요. 그걸 시작으로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어요." (성규)
그러고보면, 성규는 반전 매력을 가졌다. 겉으로는 순해 보이지만, 실은 누구보다도 음악에 대한 열정이 강한 멤버다. 이날도 그랬다. 특유의 장난기 넘치는 미소를 짓고, 여유롭게 거리를 걸었다. 하지만 촬영 중간중간에는 진지했다. 꼼꼼히 컷을 체크하고, 의견을 구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고 했던가. 인피니트가 그랬다. 데뷔 5년차 아이돌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지만, 마인드만은 그대로였다. 오히려 '초심'으로 거슬러 올라갔다. 올해도, 내년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인피니트는, 역주행이다.
평범함은 거부한다.
남들과 같은 길은 걷지 않아
일방통행을 역주행하지
고정관념을 파.괴.한.다.
모든 것이 셀프다
포즈도 자유분방하게
꾸미지 않은….
그야말로, 진짜 리얼웨이
그게 바로….
인.피.니.트.
다음 주에도,
"I Want U~"
"Back, Back, Back to me"
"비하인드도 기대해주세요~"
글=박인영기자(Dispatch)
사진=송효진기자(Dispa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