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경상북도 문경시 입니다.
밤새 내린 눈이 소복히 쌓여 있습니다.
문경새재 오픈 세트장 전경입니다.
수많은 사극이 이곳에서 촬영됐고,
또 촬영 중입니다.
그리고, 이날도….
사람들은 구경을 옵니다.
그들의 시선이 쏠린 그 곳에는?
'광해'가, 딱!
입김이 모락모락 피어나는 그 아침!
지난 9일, KBS-2TV 수목 드라마 '왕의 얼굴' 문경 촬영장을 찾았습니다. 배우들과 스태프는 아침부터 분주합니다. '컷'과 '오케이' 사인 속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같은 시각, 촬영장 반대편도 분주합니다. 추운 날씨를 녹여줄 무언가(?)가 준비되고 있었습니다. '왕의 얼굴' 팀 몸과 마음까지 훈훈하게 만들 그것은 바로…?
"밥차가 떴다"
촬영도 식후경입니다. 감독님의 컷 사인과 함께 점심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왕의 얼굴' 팀이 줄을 섰습니다. 광해 왕자 서인국도, 심복 영신도 예외는 없습니다. 서열요? 밥에서 무슨 상관!
"밥 먹을 사람, 줄을 ~서시오."
그런데 말입니다. 서인국이 유독 신난 모습입니다. 줄을 서있는 내내, 흥을 참지 못하고 몸을 들썩이며 박수를 칩니다. 좋은 건, 움짤로 보는 게 진리죠?
"지금은 즐겁소~" (광해 ver.)
서인국이 들뜬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비밀은 바로, 밥차에 있는데요. 이날 마련된 150인분의 밥차는 '서인국 서포터즈'가 준비한 선물이라고 합니다. 팬들의 배려에, 왕자의 기분도 UP.
서.서(서인국 서포터즈) 상궁들이 준비한 밥차는, 그야말로 화려합니다. 스태프들의 입맛을 고려한 다양한 반찬, 몸을 녹여줄 따뜻한 설렁탕. 각종 과일과 음료까지 풀세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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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면 서인국이 으쓱~할 만 한대요. 여기서 잠깐, 그들의 대화를 살짝 엿들어 보겠습니다.
"다들 마음에 드시오~?" (서인국)
"광해를 왕으로 추대하겠소!!" (동료배우·스태프 일동)
광해는 왕이 될 관상의 소유자 입니다. 그래서 극중 왕이 될 수 없는 관상을 가진 선조(이성재 분)와 갈등을 빚습니다. 급기야 폐서인까지 됐는데요. 그런 그가 하는 대사가 있습니다.
"정녕, 소손은 왕이 될 수 없는 얼굴이옵니까?"
하지만 이날은 달랐습니다. 광해는 밥차로 민심을 확실히 사로 잡았습니다.
"왕의 밥차가 떴소이다~"
제 아무리 광해라 해도, 부페 앞에서는 별 수 없습니다. 무조건 셀프입니다. 접시 안에 다양한 반찬을 담으며 감동 또 감동. 입가에 미소가 떠나지 않습니다.
"어험! 나도 셀프~"
"고기가 좋구나~"
"밥도 내가 푸겠다"
"영신아, 너도 먹거라"
조윤희도 밥차 앞에 섰습니다. 여배우도 줄서기에는 예외가 없네요. 반찬을 대하는 표정이 사뭇 진지합니다. 무엇부터 먹을지 고심하는모습입니다.
"왕자님, 성은이~ 망극"
"다들 먹방을 하라~"
역시나, 점심은 가장 즐거운 시간입니다. 광해와 가희, 영신이 한 곳이 자리잡았는데요. 시원하게 먹방에 돌입합니다. 한 겨울 촬영에는 밥심 밖에 없죠. 그래서 더 귀한 식사시간입니다.
"한 뚝배기 하실거냐?"
"고기야, 미안해~"
광해와 가희는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의 주인공들 입니다. 가희는 광해를 원수로 오해합니다. 광해는 자신을 죽이려 한 가희가 야속하죠. 하지만, 현실 속 두 사람은 화기애애합니다.
이보다 더 환상적인 케미도 있습니다. 바로 광해와 영신입니다. 서인국과 윤봉길은 후식을 먹을 때 조차, 달달했습니다. 서로를 챙겨주는 모습, 이것은 '사극 브로맨스'인가요?
"왕자님, 먼저~"
식후에는 커피 한 잔이 진리입니다. 광해가 종이컵을 들었습니다. 그가 고른 커피는 카페모카. 대충 호르륵~ 했을 뿐인데, 커피 CF 현장으로 보인다면? 당신은 '서·서'.
"커피는 말이오~"
"원샷이오~"
여유로운 티타임, 아줌마 팬들이 서인국을 부릅니다.
"아이고! 인국이 실물이 잘 생겼다"
서인국은 팬들을 향해 엄지 손가락을 치켜 들었습니다. 그리고 "왕의 얼굴 많이 봐주세요"라며 셀프 홍보에 나섭니다.
이제 다시 촬영입니다. 광해 왕자도 옷을 갖춰 입습니다. 현재 광해는 아버지 선조(이성재 분)에 의해 폐서인이 된 상황이죠. 극 초반 입었던 화려한 한복은 없었습니다.
"오.마.이.갓"
"이제 촬영이요~"
촬영장 분위기는 화기애애합니다. 뭐가 그리 즐거운지, 미소가 끊이지 않습니다.
광해와 가희는 쿠션에서 손을 떼지 않습니다. 알고보니 보온용 쿠션 인형이라네요.
"정말 따뜻하지 않소?"
이번에는 신나는 춤판이 벌어졌습니다. 영신이 가져온 선글라스 하나에 분위기가 확~ 달라졌습니다. 서인국은 맞장구를 치며 즐거워 합니다. 연기면 연기, 가수면 가수. 끼면 끼까지.
"나도 주게나~"
"멋지지 아니한가?"
"아이고, 귀엽사옵니다."
"깨방정이 필요하겠구나~"
"너도 추우냐?"
"입김을 불어주랴?"
휴식도 잠깐, 본격적인 촬영 시작이랍니다. 스태프들이 분주해졌는데요. 배우들도 덩달아 바빠졌습니다. 조금 전까지 장난을 치던 '깨방정' 인국은 어디갔나요?
"대본에 몰입하오"
사실, 서인국은 '왕의 얼굴'을 통해 사극에 처음 도전했습니다. 어렵지는 않을까요?
"장르보다, 광해를 연기하는 게 쉽지 않네요. 극 중 광해가 우는 신이 많아요. 사랑하는 사람 때문에 울고, 가족 때문에 울죠. 그래서 여운이 오래 가는 편이에요. 감정을 잡는 것도, 또 벗어나는 것도 어려워요. 그게 가장 큰 고민입니다." (서인국)
하나 더 물었습니다. 광해라는 인물은 많은 연기자들이 탐내는 배역입니다. 실제로 많은 배우들이 도전하기도 했고요. 서인국이 그리는 광해는 어떤 인물일까요?
"왕의 얼굴 속에는 2가지 모습이 있어요. 궐 안에서는 진중한 인물입니다. 그런데 궐 밖으로 나서면 호기심이 많은 활기찬 캐릭터죠. 궁 안, 궁 밖에서 보여지는 광해의 다른 모습을 표현하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
"연기에 몰입 中"
광해와 가희는 왜 이리 다급할까요? 비밀~입니다. '디스패치'는 스포를 지양하거든요. 내용이 궁금하면 다음주 수요일 10시. '왕의 얼굴' 본방사수 하세요. 꼬옥~
☞ 끝으로 광해 왕자의 개인컷을 대방출합니다. 서서 상궁들~어서어서 모이시오.
"담요와 혼연일체"
"대본과 혼연일체"
체통을지키시오.gif
"옆선이 감동이냐?"
"또.마.이.갓"
"내가 바로 광해요~"
마지막으로 서인국이 하고 싶은 말이 있답니다.
"왕의 얼굴"
"드라마는 말이요~"
"무조건 본방사수요!"
글=나지연기자(Dispatch)
사진=송효진기자(Dispa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