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박혜진기자] 결론부터 말하면, 표절은 애매하다. 하행이 비슷하다고, 코드가 유사하다고, 표절이라 단정 지을 수 없다. ‘문광부’ 표절 방지 가이드에 따르면, 그렇다.

하지만, 닮아있다. ‘도-시-라’ 모티브가 전체에 깔려있다. 브릿지 코드는 동일하다. 멜로디는 비슷하다. 예를 들어 ‘도도도도시라시'(주인공), ‘도도도시라시'(파이트). 박자만 (살짝) 다르다.

귀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들리는 대로, 들을 뿐이다. ‘주인공'(선미)과 ‘파이트 포 디스 러브'(셰릴 콜). 두 곡은 분명 닮아있다.

영감이 떠올랐을까.

“자고 있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띠리띠 띠리띠 띠리띠 띠~’하고 들려왔다. ‘둥두두둥 둥두둥둥’ 킥 소리가 생각나 10분 만에 만들었다.” (2011년, 테디)

아니면 우연의 일치일까.

‘디스패치’가 테디의 ‘주인공’을 분석했다. 귀로 듣고, 손으로 옮겼다. 눈으로 대조했고, 입으로 비교했다. 테디는 YG엔터테인먼트의 대표 프로듀서다.

◊ 인트로 : ‘도-시-라’의 모티브

표절 논란은 ‘인트로’와 ‘브릿지’에서 일어났다. 우선 인트로 부분을 살펴보자. 해당 부분 음을 오선지에 기보(記譜)했다.

악보만 보면 상당히 달라 보인다.

실제로 리듬이 다르다. ‘주인공’은 전체적으로 싱코페이션(음을 원래 박자보다 당겨 치는 것)을 사용했다. ‘파이트’는 정박으로 흐른다.

악기도 다르다. ‘주인공’은 비트 없이 피아노 선율로 이어진다. 반면 ‘파이트’는 드럼 16비트로 박을 쪼갰다.

하지만 우리 귀에는 비슷하게 들린다. 비밀(?)은 무엇일까. 도.시.라.에 있다. 음의 진행 방향이 ‘도->시->라’로 떨어진다. 하행한다.

‘도->시->라’는 모티브 역할을 하고 있다. 두 곡 모두 ‘도->시->라’를 백그라운드에 깔고, 그 위에 다른 멜로디를 입혔다.

예를 들어, ‘주인공’은 도시라. ‘파이트’는 도도도도도도도 시시시시시시시 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라. ‘주인공’은 싱코페이션을 사용했고, ‘파이트’는 16비트로 쪼갰다.

분명, 멜로디와 리듬은 다르다. 그러나 비슷하게 들린다. 두 곡을 지배하는 ‘도시라’ 때문이다.

‘도->시->라’로 이어지는 하행 구조. 테디가 고의로 탐냈을까. 아니면 우연히 겹쳤을까. 여기까지는, 그럴 수도 있다.

◊ 브릿지 : 코드+멜로디의 유사성

다시, 귀를 열어보자. 브릿지를 들어보자. 비슷하다.

그래서, 코드를 정리했다. 진행 패턴을 파악했다. 역시, 비슷했다.

‘주인공’은 Am-G-D/F# G-D/F#-Em Am-G-D/F# G-D/F#-Em로 진행된다.  ‘파이트’는 Am-G-D/F# G-D/F#-Em Am-G-D G-Bm7-Em 패턴으로 진행된다.

브릿지에 사용된 코드는 12개. 11개의 코드가 일치한다. 진행 패턴이 똑같다. 11번째 코드만 ‘살짝’ 다르다. ‘주인공’은 ‘D/F#’을, ‘파이트’는 ‘Bm7’ 코드를 썼다.

하지만, 11번 코드는 다르지만 같다. ‘D/F#’과 ‘Bm7’은 ‘대리코드’ (구성음 중에 하나의 음만 다른 코드) 관계다. Bm7은 ‘시,레,파#,라’, D는 ‘레,파#,라’. 즉, ‘시’만 빼고 동일하다.

물론 코드 진행만으로 표절을 논할 수 없다. 한 가지 코드로 무한대의 곡을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중요한 게 멜로디다. 코드 위에 얹힌 멜로디.

‘주인공’과 ‘파이트’의 멜로디는 어떨까. ‘주인공’의 경우 브릿지 첫 마디에 ‘도도도도시(솔)라’를 사용한다. ‘파이트’는 ‘도도도시(라)라’다. ‘솔’과 ‘라’, 단 한 음 차이다.

또, 있을까?

솔라시(솔)시라-라시라솔 (주인공/2·3·4마디)
솔라시 – 시 – 시라시라솔 (파이트/2·3·4마디)

도도도도시라시 (주인공/5·6마디)
도도도시라시 (파이트/5·6마디)

◊ 테디의 작곡법 : 무의미한 표절 논란

표절 논란이 불거졌다. 베꼈을까. 테디는 100% 창작물임을 강조했다.

“주인공’은 100% 창작물이다. 해당 곡을 참고한 일이 전혀 없음을 분명하게 밝힙니다.” (테디)

그런데 두 곡은, 왜 비슷하게 들릴까.

‘도→시→라’ 모티브가 곡의 전반을 지배한다. 브릿지의 코드 진행은 유사하다. 일부 멜로디는 한 두 음 차이다. 템포도 영향을 끼쳤다. 두 곡의 템포는 대략 122 정도다. 

차효송 실용음악과 교수는 “멜로디가 비슷하다. 코드 진행도 거의 같다”고 말했다. 대리코드를 사용했기에 ‘거의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리듬도 비슷하고 루프도 유사하다. ‘스타일 모방’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법적으로는 표절이라 보기 힘들다”고도 덧붙였다.

‘문광부’의 <음악 분야의 표절방지 가이드 라인>에 따르면, 가락·리듬·화음을 기본으로 전체의 분위기, 일반 청중의 의견 등을 종합해 표절 여부를 판단한다.

한 대중음악 작곡가는 “(문광부의) 가이드 라인은 표절을 피하는 지침서”라며 “가락·리듬·화음에 살짝 변형을 주면 시비를 피할 수 있다고 알려주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하루에도 수많은 곡이 쏟아진다. 세상 없던 새로운 곡, 어려운 일이다. 결국, 정답은 테디만 알고 있다. 그가 참고한 적 없다면, 그런…거다. 이것은, 테디의 작곡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