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앉을 자리도 없어서 화장실에서 서서 밥을 먹어요. 이거야 말로 현대판 노예 아닌가요?" (경비원)

경비원들이 부당한 대우에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성인 남성이 간신히 들어갈 만한 경비실에서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었는데요.

24일 'YTN'는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단지에서 부당한 근무환경에서 힘들게 근무하는 경비원들의 생활에 대해 보도했습니다.

경비원 김씨는 60살을 훌쩍 넘긴 노인입니다. 하지만 생활을 위해 지금의 경비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그는 경비원에서 식사를 할 때마다 화장실로 들어갑니다. 앉을 곳도 마땅치 않아 서서 끼니를 떼워야 하죠.

김씨는 "재래식 화장실에서 용변을 다 보니까 냄새가 올라온다. 하지만 여기서 밥 해먹고 잠을 잔다. 이거야말로 현대판 노예다"라며 설움을 토로했습니다.

화장실과 맞닿아있는 경비실은 아예 다리조차 펼 수 없는데요. 이때는 머리맡에 변기를 두고 누워야 합니다.

김씨가 일하는 곳은 지어진 지 30년이 넘은 서울 강남의 주공아파트 단지입니다. 서울시의 재건축 심의를 기다리고 있을 정도로 시설이 낡았는데요. 경비실의 상황은 아파트보다 심각합니다.

하지만 문제는 경비실 뿐만이 아닙니다. 지난 7월 관리사무소 측은 제헌절을 앞두고 경비원들에게 "아파트에 태극기를 달라"고 지시한 뒤, 업무 처리가 늦었다며 경위서를 작성하라고 했는데요.

그러자 경비원들은 "원래 태극기 계양은 공무원들이 해야하는 것"이라며 관리사무소에 항의했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건 모욕적인 언사였죠.

김씨는 "나에게 '나이 먹고 노망들었다', '업무 지시인데 거역하냐'고 하더라. 인격적인 모멸감을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이후 김씨는 인권위와 청와대에 진정을 넣었습니다. 그러자 업무 환경은 더 힘들어졌는데요.

아파트와 계약을 맺은 용역업체가 김씨를 출근만 2시간이 걸리는 서울 강북구의 아파트로 인사 이동을 시킨 것이었습니다. 또 "지각이 잦다"는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까지 했습니다.

이에 대해 아파트와 용역업체 측은 "김씨가 분란을 조성하고 업무에 지장을 끼쳐 어쩔 수 없는 조치였다"고 해명했습니다.

<사진출처=YT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