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spatch=김지호·박혜진기자] "어.남.류"

2016년 1월 16일. 드디어 남편이 정해졌다. 덕선(혜리 분)의 최종 선택은 최택(박보검 분). '어남택'의 승리였다.

'어남택' 파는 환호했다. 그들의 촉(?)을 자랑했다. '어남류' 파는 실망했다. 드라마일 뿐이라고 애써 위로했다.

그랬다. 드라마는 드라마일 뿐이다. '응답하라 1988'의 결론은 박보검이다. 하지만 '응답했다 2017'의 주인공은 류준열이다.

'걸스데이' 혜리가 사랑에 빠졌다. 어차피, 남친은 류준열이었다. 드라마에서 실패한 사랑, 현실에서 완성했다. 끝내 이루었다.

'디스패치'는 류준열과 혜리의 현실 데이트를 목격했다.

지난 3월, 송파구 잠실동 석촌호수. 둘은 완전 무장을 했다. 롱패딩으로 몸을 감쌌다. 여기에 마스크까지 착용했다.

하지만, 혜리는 혜리였다. 화려한 리액션은 덕선의 것. 온몸으로 웃었다. 마스크 위로 보이는 코도 혜리였다.

류준열은 눈으로 자신을 증명했다. 한 밤의 데이트, 어둠 속에서도 눈은 빛났다. 그 눈은 그 자체로 류준열이었다.

두 사람은 자주 볼 수 없었다. 혜리는 영화 '물괴'(허종호 감독)로 바빴다. 류준열은 영화 '돈'(박누리 감독)을 찍고 있었다.

그래도 틈이 나면 봤다. 틈을 내서 만났다. 단, 주변 시선을 경계했다. 주로 혜리가 움직였다. 목적지는 옥수동 아파트.

혜리는 직접 차를 몰았다. (류준열) 아파트 건너편 상가에 주차했다. 시선을 피하기 위한 방법. 그리고 걸어서 들어갔다.

특별한 날에도 만났다. 예를 들어, 해외에서 돌아온 날. 혜리는 지난 11일 유럽에서 오자마자 류준열 집을 찾았다.

혜리는 이날 택시로 이동했다. 옥수동 아파트 안에서 내렸다. 손에는 빨간색 쇼핑백이 들려 있었다. 선물이었다.

류준열(30)과 혜리(23)는 7살 차이다. 지난 2015년, 드라마에서 인연을 맺었다. '응팔' 이후 동료 이상의 감정을 키웠다. 연인으로 발전한 건, 지난 해 말이다.

석촌호수입니다.

혜리가 웃으니,

류준열이 배를 잡습니다.

혜리가 하늘을 보면,

류준열도 따라 봅니다.

혜리는

류준열을 바라보고

류준열은

혜리만 쳐다봤습니다.

혜리의 남친은,

 

어차피, 류준열.

<사진=이승훈·이호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