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를 10일간 감금폭행하고, 구강성교까지 강요한 고등학생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7일 SBS-TV '궁금한이야기Y'에서 이 사건을 다뤘다.

제보자 김형건(가명) 군의 어머니는 제작진에게 수십여 통의 편지를 보여줬다.  편지를 보낸 이는 아들의 친구. 그런데, 그녀는 이 편지들을 도저히 보고싶지 않았다고 한다.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달 전, 고3 아들 형건이가 쪽지 한 장을 남기고 가출했다. 아들은 10일 만에 집에 돌아왔고, 엄마한테 돈을 달라고 소동을 부렸다.

엄마가 집요하게 아들을 추궁하자, 아들은 간신히 "경찰서로 가자"고 말했다.

아들을 조사한 경찰이 들려준 얘기는 충격적이었다. 모든 것이 강요에 의해 일어났던 것. 알고보니 지난 10일 동안 아들은 감금과 폭행을 당하고 있었다.

형건이가 제작진에게 직접 만남을 요청해왔다.

이젠 모든 걸 털어놓고 싶다는 말로 입을 연 형건이. 어머니 앞에서 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꺼냈다.

형견이는 4개월 간 3명의 가해자로부터 끌려다니며 폭행당했다. 장소는 사람들 눈에 띄지 않는 주차장 곳곳.

심지어 가해자들은 세입자가 나간 빈방을 찾아냈다. 이 방에 형건이를 가둬놓고 무차별적으로 구타를 가했다.

사람 한 명이 겨우 지나갈 만한 좁은 통로의 끝. 이 외진 곳에 형건이는 10일간 갇혀 있었다.

형건이는 왜 이 지경에 이르도록 주변에 도움을 청하지 못했을까. 가해자들이 "여동생을 납치해 강간하겠다"고 했다는 것.

주동자 훈(가명)이는 초등학교 때부터 친구였다. 중학교 때 동아리 활동도 함께 했다. 때문에 훈이는 형건이의 가장 친한 친구로 알려져 있었다.

어머니가 형건이 부재에 가장 먼저 전화를 건 것도 훈이였다. 이 때 훈이는 뻔뻔하게도 "제가 찾아볼까요?"라며 태연하게 연기를 했다.

지난 겨울, 아들이 다쳐 들어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부모님은 훈이에게 전화를 걸어 "아이가 왜 다쳤냐"고 걱정스레 물었다.

이 때도 훈이는 거짓말을 하며 "모른다"고 둘러댔다. 알고보니 이 역시 훈이의 주도로 이뤄졌던 것이다.

3명의 가해 학생은 구치소에 수감됐다. 그렇게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 했는데….

갑자기 형건이 집으로 수상한 편지가 배달되기 시작했다. 등기로 보내와 받을수밖에 없었던 것. 수신인은 가해학생과 부모들이었다.

피고인이 보냈다고는 볼 수 없을 만큼 묘하게 당당한 편지들. "죽이든 살리든 알아서 하라".. 이게 정말 용서를 구하는 사람들의 편지일까.

형건이와 가족은 또 다시 고통받고 있다.

가해자들은 지난 4월 15일~5월 27일까지 무려 90여 통의 편지를 보냈다. 이 중 대다수가 훈이가 보낸 편지다.

아무렇지 않게 자신의 꿈인 파일럿을 말하는 가해자. 그런 가벼운 말로 용서를 구하기엔, 훈이가 남긴 상처가 너무나 크다.

알고보니 형건이는 박훈에게 유사강간까지 당했다고 한다. 악질적인 성폭력에 못이겨, 구강성교까지 해야 했다는 형건이. 이는 지옥 같은 시간이었다.

가해자는 어떤 마음으로 이런 편지를 썼을까.

전문가는 "이런 이야기는 가해 학생 본인이 할 수 있는 이야기가 아니다. 아직도 반성이 뭔지 깨닫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협박에 가깝다"고 분석했다.

훈이 친구들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훈이가 어느날 부터 갑자기 많은 돈을 가져왔다는 것. 그의 주머니를 채워준 것도, 형건이었다.

가해자 3명이 빼앗아간 돈만 200만 원 가까이 된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가해자 부모들은, 합의를 당당히 요구하는 편지를 썼다. 전문가는 이 역시 "반성문이 아니고 합의 강요문"이라 비판했다.

더 이상 보내지 말라는 형건이 가족의 이야기도 소용이 없었다.

도대체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 제작진이 가해자 집을 찾았다. 그러나 가해자 부모로부턴 어떤 말도 들을 수 없었다.

그렇게까지 집요하게 보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변호사는 "오로지 재판부에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을 어필하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형건이를 괴롭힌 또 다른 가해 학생의 할머니. 더욱 황당한 논리를 펼친다. 어린 아이들이니 넓게 이해하고 합의하라고 한다.

가해자들의 재판은 현재 진행 중이다. 이미 피해자 및 가족들은 너무나 큰 상처를 입은 상태. 재판부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출처=SBS '궁금한이야기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