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객들 "어이없다" 비판…부여군 "도시락 먹는 줄 알고 입장 허용"

(부여=연합뉴스) 이은중 기자 = 충남 부여군 한 종교단체가 문화재보호구역 내에서 예배를 하고 음식을 조리해 먹어 관광객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문화재보호구역서 조리하는 종교인들지난 14일 충남 부여군 한 종교단체 회원들이 문화재보호구역인 능산리 고분군 앞에서 음식을 조리하고 있다. [독자 제공=연합뉴스]

15일 충남 부여군 주민과 관광객에 따르면 지역의 한 종교단체 회원 100여명이 전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1시 사이 부여읍 능산리 고분군(사적 제14호) 앞에서 야외예배를 한 뒤 음식을 만들어 먹었다.

능산리 고분군은 백제시대 왕릉 7기가 모여 있는 곳으로, 2015년 7월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당일 예배와 조리는 왕릉 앞에서 50여m 떨어진 나무 아래에서 이뤄졌다.

이들은 마이크 등 방송장비를 동원해 1시간여 동안 찬송가를 부르고 기도와 설교 등 예배를 했다.

예배가 진행되는 가운데 일부 회원들은 한쪽에 가스통을 설치, 불을 피우고 솥 등 조리기구를 이용해 음식을 만들었다.

평소 이곳은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사야 들어올 수 있는 곳이다. 그러나 이날은 유적지 일부가 공사 중이어서 관람객에 대해 무료입장이 허용됐다.

부산에서 자녀를 데리고 역사탐방을 왔다는 주부 이모(46)씨는 "문화재보호구역 안에서 많은 관람객이 찾는 휴일에 카세트를 틀어놓고 노래를 부르고 가스통까지 차량에 싣고 들어와 음식을 만들어 먹는 모습을 보니 어이가 없었다. 해도 너무했다"고 비판했다.

부여군 관계자는 "예배 후 도시락을 먹는 줄 알고 단체 입장을 허락했다"며 "이후 연락을 받고 가보니 음식을 만들어 먹고 있어 경고 후 돌려보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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