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SBS-TV '그것이 알고싶다'에선 국정원의 여러가지 의혹에 대해 다뤘습니다. 특히 국정원이 5년 전, 18대 대통령 선거에 개입한 과정을 상세히 방송했는데요.

2012년 12월, 야당 정치인들과 기자들은 한 오피스텔을 찾습니다. 국정원 여직원 김 모씨가 있는 곳입니다.

이들은 "국정원 직원이 온라인을 통해 선거에 개입했단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여직원은 3일 이후에야 문을 열어줬습니다.

이후 김 씨는 "나는 결백하다"고 항변했죠. "문재인 후보님에 대한 비난 댓글을 단 적 없다. 지금까지 국정원과 나는 정치적 중립을 지켰다"고 반박했습니다.

심지어, 2012년 12월 16일 밤 11시. 대선 후보 마지막 토론이 끝나자 경찰이 갑자기 수사 중간 결과를 브리핑합니다.

국정원 여직원은 야당후보에 대한 비난성 게시글과 댓글을 단 적이 없다고 밝힌 것입니다. 그녀의 확인된 포털 아이디만 무려 40개인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하지만 경찰의 발표, 그리고 국정원 여직원의 이야기는 모두 거짓이었습니다.

온라인 커뮤니티 '오늘의 유머' 운영자가 백업본을 가지고 있었던 거죠. 거기에는 문재인 후보에 대한 비방 댓글이 분명 있었습니다.

김씨 외 국정원 직원들이 73개 아이디를 돌려가며 선거 개입 게시글, 댓글 등을 썼습니다. 박근혜에겐 긍정적으로, 문재인에겐 부정적으로...

여기서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습니다.

'오늘의유머' 운영자의 변호인은 "국정원이 심리전 활동을 한다며 무슨 요리에 관련된 글을 쓴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이유는, 다른 야당후보를 지지하는 글이나, 야당후보를 칭찬하는 글을 내려가게 하는 것"이라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습니다.

일반 네티즌인 척 가장한 국정원 직원들이, 야당 후보 지지글을 묻어버리려는 수법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추가로, 서울경찰청 사이버분석실에선 김 씨의 혐의를 은폐하려 했다는 사실도 알려집니다. 김 씨의 컴퓨터를 입수한 바로 그날부터 이미 게시글과 댓글을 확인한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 대선은 그대로 치러졌습니다. 그렇게 박근혜 후보는 18대 대한민국 대통령이 됐습니다. 국가 기관인 국정원의 불법 서포트를 받아서 말입니다.

<사진출처=SBS 캡처>